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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청산도에 가보셨나요? 글/사진: 이종원
이상향의 섬 청산도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어느 섬이 제일 좋아요?"" 난감한 질문이다. 지리적 의미를 따진다면 마라도가 좋고, 벅찬 감동으로 따지면 독도섬을 밟는 것만한 것이 없고, 해상유람 하면 뭐니뭐니해도 홍도가 제격이다. 역사책 한 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강화섬 역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고 유배섬인 남해와 진도 역시 섬 추천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전라도에서 가장 느낌이 좋은 섬을 추천하라면 나는 단연코 청산도를 꼽는다. 에머랄드 바다 빛깔도 내 혼을 빼앗지만 봄이면 일렁이는 청보리밭이 온통 푸른 빛을 발산하여 너울너울 춤을 춘다. 풍경만 아름다우랴. 그 푸르름을 일구고 살아가고 있는 민초들의 심성도 감미롭고, 그들의 고단한 삶 역시 靑山만큼이나 숭고하다. 어쩌면 내 마음 속에 늘 꿈틀거렸던 환상의 섬 이어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단순히 감상적인 섬이기에 청산도를 좋아하는 것만은 아니다. 섬 곳곳이 여인네의 恨이 절절히 묻어 있기에 더욱 청산도가 사랑스럽다. 여인네의 영롱한 눈물이 굳어서 구슬이 되고 그것이 차곡차곡 쌓여 푸른 산이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여인네들은 허리가 휘어지도록 밭일에 시달리고, 틈만 나면 바다로 향했다. 단 하루도 발을 쭉 뻗고 편히 쉴 날이 없었던 것이다. 왜 그리 아이 욕심은 많았던지...10명 낳으면 7~8명만 살아 남는다고 생각하고 부던이도 만들어냈다. 노동력이말로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했는데...그 많은 아이들을 덕에 빈곤의 악순환은 고쳐지지 않았다.
서편제의 진한 감동 내가 청산도를 더욱 사랑한 이유는 영화 '서편제'의 애잔한 감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초겨울 보리가 막 심어진 밭둑. 유랑생활을 하며 떠돌던 유봉이 송화와 봉호를 데리고 걷다가 애잔한 진도아리랑을 흥얼거리다가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며 돌담길을 넘어 왔던 곳이다. 황톳길 꼭대기에서 어슴프레 보이는 세 사람이 언덕 아래로 천천히 내려오면서 급기야 화면 가득 채우기까지 5분 40초를 단 한번도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고 한 컷으로 처리된-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명장면이 펼쳐진 곳이 바로 이곳 당리 마을이다. 서편제 촬영팀은 이 한 컷을 위해 위해 한달간 호남 전역을 샅샅히 뒤졌다고 한다. 전봇대가 없으며 높지도 낮지도 않고 아름답고 한국적인 옛정취를 마음껏 보여주되 야단스럽지 않은 곳을 찾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판소리에서 서편제라 함은 주로 보성,곡성,해남쪽에서 불리던 서민음악으로 계면조의 운에 슬픈 감정과 기교가
있는 여성적인 느낌의 소리를 일컫는다. 때문에 우리 민족의 한을 표출하는데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한 여인과 두 남자의 운명의 실타레를 진도아리랑 가락에 실어 애절한 한을 명주 실타레를 털어낸 것 같은 그 한 많은 돌담길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러나 비가 쏟아지면 질퍽거리는 황톳길에 경운기까지 푹푹 빠지자 1994년 주민의 등쌀에 견디지 못한 관은 그 멋진 황톳길을 콘크리트로 덮어 버리게 된다. 진도아리랑 가락이 끝나고 주인공이 사라지고 난 후 횡한 바람이 머물며 일으켰던 황토 먼지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어 얼마나 서운한지 모른다. 급기야 임권택 감독과 서편제의 감동을 잊지 못한 영화팬들은 영화속 길을 다시 만나고 싶어했고 결국은 양쪽이 반반씩 양보하여 황토빛 시멘트길로 복원시켜 놓았다. 하긴 관광객은 1년에 한번 둘러보는 곳이지만 마을사람들은 매일 이 길을 이용하니...그 고생이야 오죽하며 생사가 걸린 문제니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당리의 돌담길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푸른 청보리와 노란 유채가 어우러진 4월말에서 5월초다.
2006년 청산도는 봄의 왈츠 2006년 봄에 다시 청산도를 찾았다. 황톳길을 시멘트로 깔아 놓아 가뜩이나 아쉬운판에 엉뚱한 유채꽃이 들녘에 가득 채워 있었다. 급기야 팬션형 건물까지 솟아 올라 이제는 서편제의 감흥을 영영 되찾을 수 없었다. 추억마저 망각을 요구받았을 때 인간은 비참해진다. 어디서 내 감동을 다시 찾는담 물론 자연과 걸맞는 예쁜 건물이라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서편제의 진한 느낌에 빠진 영화팬에게는 오히려 흉물덩어리인 셈이다.
드라마 봄의 왈츠 주인공인 서도영이 온갖 폼을 잡고 연기를 하고 있었다. 야외 너른 유채밭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치는 것도 우습지만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데 피아노 치는 것은 더욱 가관이다. 연기자의 피아노 치는 솜씨는 학교종이 땡땡땡...실력 정도랄까? 그래도 녹음기에서 피아노 선율이 나오자마자 감정에 몰입하는 것을 보니 역시 프로다. ^^
노란 유채꽃이 보리밭을 대신했다. 그 너머에는 푸른 보리밭이 일렁이며 바다바람을 쐬고 있었다. 활처럼 휘어진 해안 곡선을 감상하다가 에머랄드빛 바다에 시선이 머문다. 두둥실 떠있는 배와 양식장 그리고 다도해의 아늑한 섬들이 점을 이루고 있다.
그냥 멍하니 풍경만을 감상할 수 없었다. 미인을 보면 안절부절 못하듯 닥치는대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직성이 풀리고 마음이 안정이 된다. 그 중 한 장은 건지겠지.
초록과 노랑 그리고 파란 바다와 가장 잘 어울릴 때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초분. 오솔길을 걷고 있는 농부. 삶과 죽음은 별개가 아니며 함께 공존하는 존재다.
유채향보다 더 진한 향기를 가진 청산도의 한 여인네가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유채밭 사이를 뚫고 오고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초분...임시 가묘다.
교수님과 시인이 바다를 곱씹고 있다.
마을이 아낙이 보리이삭을 머리에 잔뜩이고 굽은 길을 거닐고 있었다.
저고리에 넥타이를 맨 어색한 집이지만 왠지 그 넥타이 색깔이 곱다. 조금 전만 해도 흉물덩어리라고 욕을 퍼부었지만 은근히 저 속내가 궁금한 것이다. 기생집 예찬론자가 룸싸롱 간판을 보고 들어가보고 싶겠지. 일반인에게 아직 개방 하지 않았지만 취재협조를 받고 살짝 둘러보는 행운을 얻었다.
꿈속의 별장처럼 예쁘게 꾸며졌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은 기가 막히다..
은근히 침대에도 누어보았다. 누구 나랑 러브신 할 사람?
연인들이 좋아할 만한 소품이 가득하다.
아이보리색 피아노도 있었다. 창문은 그야말로 그림이었다.
당리마을
빨간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당리마을 서편제에서 유봉이 어린 송화와 동호에게 아리랑을 가르쳤던 장면이 나온다. 당리마을 입구에 당시의 초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비록 밀랍인형이지만 영화속으로 빠져 들기게 충분했다. 마당에 파인애플 나무가 서 있어 어색했고 유봉의 밀랍인형이 너무 잘 생겨서 거부감이 앞선다. 유봉역 김명곤은 지금 문화관광부 장관을 하고 있다. 황톳길 걸어서 내려왔더니 이제는 하늘까지 올라갔네. 그려^^
"숨은 간첩 찾아내고, 자수간첩 도와주자."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지겹도록 들었던 반공구호인데 언제부터인가 온데 간데 없었다. 이념이 서슬퍼렀던 시절.청산도 동쪽 덕우도 근처에 무장공비가 침입해 마을 노인을 무참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 사건이 있고 난 다음 청산도 사람들은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거듭났다. 시대가 만든 아픔이다.
드라마 봄의 왈츠 '은영의 집'은 고향같이 포근한 집이다. 작년에 청산도 취재왔을 때 이 할머니께서 모델을 해주셨는데....그 할머니가 사는 집이 드라마 촬영지가 되었는지 오늘에서야 알았다. 작년 이 할머니를 만났을때다. "우리 집으로 가소. 섬에서는 밥도 제대로 못 찾아 먹을터인데..우리집에서 밥한술 뜨고 가소." 옷자락을 붙잡으며 먼 이방인에게 밥한끼 대접하겠다는 할머니의 정성을 애써 외면했다. 버거운 살림 축내는 것도 미안했고 다음 일정이 만만치 않아 정중히 사양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통조림이 있는데 함께 먹자고..... 그 마음 씀씀이에 목이 메인다.
집안 창문은 유리로 만들지만 창고의 창문을 유리로 만들었다가는 성난 바람에 남아 있지 못할 것이다. 유난히 남도 섬지방에는 코카콜라병 상자와 칠성사이다병 상자로 창문을 대신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지리해수욕장 청산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꼽는다면 바로 지리해수욕장일 것이다. 1.2 km의 고운 백사장이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내고 있다. 200년 이상된 노송이 힘겹게 가지를 늘어 뜨리고 있으며 그 안쪽 모래밭이 밀가루처럼 곱다.
특히 지리해수욕장은 일몰의 명소다. 장도너머로 지는 일몰은 천하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근처 갯바위에 나가 낚시대를 드리우면 돔과 능성어,우럭등 고급어종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청산도 지리 해수욕장에 있는 창고다. 혼자서 삼각대를 세우고 열심히 폼을 잡고 사진 찍고 있었는데 마을 할머니가 저를 구경하고 있었다. 미친놈이라고 생각 했을 지도 모른다. ^^
청산도에는 번듯한 간판이 별로 없다. 대충 글씨를 갈겨쓴다. 겉이 요란할 필요가 없음을 반증하듯....꾸불한 글씨가 집주인의 소박한 심성을 대변하고 있었다. 모래둥 민박..밤늦게 찾아 가서 여장을 풀고...담근 술 한잔 부탁했더니...사위주려고 숨겨둔 솔방울 술과 홍합안주를 꺼내왔다. 3리터짜리 술을 통채로 들고 와서 마음 놓고 퍼마시라고 한다. 그러나 많이 마실 수도 없었다. 우선 그 거대한 술병에 질렸고, 육지에서 애태게 장모님 술을 기다릴 사위생각에 두어 잔 이상 마실 수 없었다. 새벽 6시. 마을 이장의 카랑카랑한 스피커 목소리에 잠이 확 달아났다. 00를 반출하시오, 어디 어디길은 공사중이니까 경운기를 돌아서 가져가시오...등등..시시콜콜한 전달사항을 비몽사몽간에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아파트 스피커에서 이 시간에 이런 소리가 나오면 난리가 났을 생각을 하니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초분 청산도에서 만난 초분이다.
(초분이 꽃으로 둘러 쌓여 있으니...꽃상여를 보는 듯 하다. 진도아리랑은 구슬픈 상여소리) 막돌 위에 솔가지를 얹는데 벌레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3년 시묘살이나 다름이 없다. 매일 밭에 나가 부모의 시신을 뵙고 그 밭에서 일하고 다시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 지극 효성이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 조그만 섬에 어찌나 무덤이 많은지 모른다. 땅이 부족해 산에서 흙을 날라 구들장 논을 만들 정도로 버거운 삶의 연속이었지만 차라리 굶어 죽을지언정 조상의 무덤은 잘 모시는 것이 이들의 솔직한 심성이다. 마늘밭 한 가운데도 무덤이 있고 논 바닥 가운데도 조상이 묻여 있었다. 누가 죽었는지 누가 살아 있는지
헷갈릴 정도로 죽어있는 자나 살아있는 자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 청산도다. 죽어도 한번 죽나? 바다를 바라보며 초분에서 머물다가
3년후 정식 봉분으로 옮긴다. 그러니까 사는 것은 한 번 이지만 죽는 것은 두 번인 셈이다
진산갯돌밭 천연자연돌인 진산갯돌밭의 주인은 주먹만한 갯돌들이다. 갯돌만큼 청산도 사람들의 심성을 말해주는 것도 없다. 삶이 늘 고단해도 심성은 조약돌처럼 곱다. 깨돌밭에 앉아 눈을 감으면 파도와 갯돌의 요란한 만남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쏴쏴"
활처럼 휘어진 진산해수욕장을 지나면 노적봉 전망대가 나온다. 일출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사진작가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기도 하다. 덕우도, 형제도등 이름없는 섬들이 솟아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거문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땅 한평 얻기 위한 청산도 사람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바다 바로 옆에 돌을 쌓고 땅을 다져 이렇게 마늘밭을 만들었다. "바람이
거세
바닷물 들어오면 어떻해요?" 그걸 알면서도 땅을 파고 있는 이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무모하고도 아름다운 부부다.
섬에는 왜이리 효부와 효자가 많은지... 모든 물자를 육지에서 가져와야 할텐데....
보리밭 사잇길로 ^^양죽리 보리밭이다.
모처럼 읍내로 마실 나가는 날이다. 차부 구멍가게 주인은 온데 간데 없고 이 아줌시들이 대신 물건을 판다. 그럼 이 아줌마들이 버스 타고 훌쩍 떠나면 가게는 텅 빈다. 그래도 걱정이 없는 곳이 청산도 ...마을이다. "그 음료수 지난번에 얼마에 가져갔어요?"
흙보다 돌이 더 많은 청산도. 비탈진 경사를 돌로 다져 쌓고 산꼭데기에서 흙을 퍼다가 만든 논과 밭이 바로 구들장 논이다. 귀한 흙을 적게 쓰고 쌀 한톨이라도 더 얻기 위한 섬사람의 노고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러니까 대봉산 정상에서 20미터 바로 아래까지 구들장논 흔적이 있었다니 ..배가 고플수록 하늘로 향했나보다. "이런
논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어요?"
대충 돌을 쌓은 것이 아니라 견고하게 다져있다. 이 구멍은 물이 빠지는 배수구 역을 한다.
보리가 무르익고 있다.
^^
자운영. 아주 어감이 좋은 이름이다.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자운영을 심으면서 논의 거름을 대신하였다. 그 풀을 갈아엎으면 논에 거름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토질의 산성화도 방지하지한 천연비료지만 화학 비료에 밀려 거의 기르지 않는다. 예쁜 꽃밭이다. 꽃을 먹기도 하고 연한 순을 따서 반찬을 해 먹기도 한다. 이 예쁜 것을 어찌 갈아 엎을까?
세계여행 1년을 마치고 돌아온 채지형 작가. 여러번 강도도 만나고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오늘은 예쁜 모델이 되어 있었다.
신흥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단식 논. 멀리 소나무 숲과 리 신흥해수욕장이 보인다.
천수답이라 비가 오지 않으면 벼가 타들어가는 것을 고스란히 지켜봐야한다. 청산도 여인들의 한과 애환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오죽했으면 쌀이 귀해 "청산도에 나서 뭍으로 시집가기 전까지 쌀 서말 먹고 가면 부자집" 란 속담까지 나왔을까
청산도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감동을 주는 것이 돌이었다. 집도 돌로 올렸고, 담벼락도 온통 돌이고, 구들장 논도 돌로 다졌고, 논두렁, 밭고랑 역시 돌이었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생활방편이 된 것이다. 단단한 돌이건만 '후-' 불면 무너질 것 같은 헐렁함과 느슨함. 그런 틈과 여유야 말로 모진 섬생활을 버티게 해주었는지 모른다. 틈 한점 없는 콘크리트의 공간에서 완벽을 추구하며 경쟁하다 결국 쓰러져버린 현대인들에게 청산도 돌담은 삼베모시같은 시원한 존재다.
가장 청산도다운 모습은 마을 돌담에 있다. 모든 것을 날려 버릴 폭풍우가 불면 돌은 청산을 지켜주는 파수병이 된다. 담에도...지붕위에도...
마을 우물가는 2개로 만들어졌다. 아래는 빨래터 위는 식수. ^^
보기만 해도 정갈하다.
폐가는 소가 차지하고 았다. 벽돌을 뚫고 순박한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청산에 오면 모든 것이 청결해진다. 폐유통에도 생명이 자라고 있다.
대문 문고리인 사자. 코에 콧기름을 발랐나?
담벼락에 보리를 말리고 있었다.
읍리마을의 성황당. 섬사람들이 작은 염원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한다. 작은 마을에도 십자가는 서 있었다.
읍리에 접어들면 큼직한 고인돌과 하마비가 나타난다. 고인돌은 섬사람들에게 풍요의 신인가보다. 계단식 논을 바라 보고 있는 고인돌. 하마비 뒷면에 새겨진 불상도 유심히 봐야 한다.
읍리에서 고갯길을 넘어가면 물결처럼 부드러운 논두렁이 한없이 이어진다. 부흥리 마을이다. 밭이 아니라 물결처럼 부드러웠다. "어머니..참 좋은 곳에서 사십니다." 굳이 두 번씩이나 그 말을 강조한 이유는 뭘까? 내 눈엔 멋진 경치였다면 이들에게는 지긋지긋한 노동현장이었기 때문이다.
바다낚시의 천국 "이쁘게 찍어 주쇼" 청산도는 1980년대까지 고등어와 삼치 파시가 형성될 만큼 황금어장이다. 어족자원이 풍부하여 완도에서도 가장 맛좋은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멸치,김 전복도 유명하다. 청산도는 완도의 외해에 접해 있어 멸치, 삼치. 고등어, 도미, 농어등 어종이 풍부한 편이며 연중낚시가 가능하다. 수중에 암초와 해초대가 넓게 형성되어 있어 물이 항상 맑다. 그래서 청산도 갯바위 낚시는 섬 전체가 포인트라 할 정도로 유명하다. 배낚시 또한 봄부터 가을까지 잘 되는데 이는 청산도가 다도해의 내만과 외해를 지나는 고기들이 길목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청해낚시 011-9667-8839)
청산도는 5대의 택시가 운행한다. 3만원이면 전문가이드인 기사가 청산도 일주를 해준다. 시간과 체력이 자신있다면 도보트레킹도 권하고 싶다. 섬 일주하는데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멋진 자연풍광 때문에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다. 청산도 사람들이 워낙 친절하고 순박하기 때문에 여행의 즐거움이 더한다. 조만간 자전거 대여를 계획하고 있단다.
하루 4차례 완도-청산도 배가 운행된다. 차량까지 실을 수 있다. 풍랑이 일면 배가 출항하지 않으니 반드시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청산농협 061-552-9388)
청산도 식당의 매운탕. 자연산 생선을 넣기 때문에 매운탕 국물이 달 정도다. 딸려나온 밑반찬도 신선하고 깔끔하다. 매운탕 중 2만원(청산도식당 061-552-8600 선창가 입구)
청산도 식당의 전복죽. 도심에서 먹는 전복은 워낙 작아서 씹는 맛이 전혀 없는데 이집의 전복은 소라 넣듯이 듬뿍 넣어준다. 푸른 내장이 노란죽을 만들어 내 더욱 먹음직스럽다. 청산도의 전복은 암초가 발달해 전복 먹이가 도니ㅡㄴ 해주류가 풍부하여 특산물로 유명하다. (전복죽 1만원)
보적산장의 생선회 (061-555-5210), 멋스럽고 화려한 생선회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투박한 반찬에 싱싱한 미역줄기가 딸려 나온다. 생선회의 품질은 단연최고다. 읍리에서 권덕리 가는 길에 있다.
(참고자료) 서편제 中 진도 아리랑
사람이 살면은 몇백년 사나 개똥같은 세상이나마 둥글둥글 사세 문경 새재는 웬 고개인고 소리따라 흐르는 떠돌이 인생 첩첩히 쌓은 한을 풀어나 보세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났네
에으헤 가버렸네 정들었던 내사랑 기러기때 따라서 아주 가 버렸네 저기 가는 저 기럭아 말을 물어보자 우리네 갈 길이 어드메뇨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났네
에으헤 금자동이냐 옥자동이냐 둥둥둥 내 딸 부지런히 소래 배워 명창이 되거라 아우님 북가락에 흥을 실어, 멀고 먼 소리길을 따라 갈라요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났네
에으헤 노다 가세 노다나 가세 저달이 떴다 지도록 노다나가세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났네
에으헤 춥냐 더웁냐 내 품안으로 들어라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라리가났네
에으헤 서산에 지는해는 지고싶어서 지느냐 만경창파에 두둥둥 뜬 배 어기여차 어야뒤어라 노를 저어라
이제 청산도를 떠나야 한다. 아늑히 멀어지는 항구를 보며 아련함에 빠져본다. 청산도가 푸른 것은 바다와 보리밭 때문만은 아니다. 민초들 마음속 구석구석에 파란 마음들을 간직했기에 영롱한 푸른 빛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마음의 고향 청산도를 떠나며....
모놀과 정수 .....여행작가 이종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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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산도 가고 싶어요 대장님!!!!!!!!!!!!!! 가게 해줘요-- 언제가 내가 갈 수 있다는 것 아시죠? ㅎㅎㅎㅎ 봄의 왈츠 보면서 청산도를 그리워 한답니다
두번을 다녀왔지만 그래도 또 가고싶은 섬이지요....
정말 그림이네요. 아리랑도... 얼~쑤~
대장님!!.완도청산에서.여장을풀려고하였쓰면연락이나해주제..내마음이징하게.아프고찢어져버릴라고하구만이라...대장님품에서쐐주라도한잔할려고했는데....담에오면꼭.기별하고오시세요..
아직 때묻지 않은 그곳에 가고 싶어라~~
가보고 싶은 섬 입니다.꼭 한번----
정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