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매트릭스 : 리저렉션 Resurrection>
1. 2003년 3부작으로 마무리되었던 <매트릭스>의 4부작이 개봉되었다. 기계와 인간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믿었던 순간은 결코 완전한 현실이 되지 못했다. 현실은 여전히 매트릭스가 완강하게 작동되고 있었으며 네오와 트리니티마저 그 속에서 과거를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 네오는 과거의 기억을 게임으로 만들어내는 최고의 게임 디자이너로서 살아갈 뿐이다. 우연하게 만난 트리니티에게 특별한 인상을 받지만, 그녀는 남편과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였다. 일상의 반복을 통해 살아가던 그들에게 특별한 일이 발생한다.
2. 젊은 인간 저항군들이 매트릭스에 침투하여 네오를 구출한다. 저항군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계와의 싸움 이후 여전히 매트릭스의 지배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네오는 크게 실망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무의미한 싸움이 아니었음을 강조한다. 새로운 세대에게 네오는 커다란 영감과 투쟁의식을 고취시켰으며, 희망의 상징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기계와의 싸움 때 파괴된 도시 ‘시온’ 대신, 새로운 도시 ‘이오’를 건설하여 식물들을 기르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현재에 안주하려하는 구세대와는 다르게 신세대들은 매트릭스와의 지속적인 싸움을 주장하였으며, 네오는 그러한 의지의 상징으로 필요했던 것이다.
3. 사실, 네오와 트리니티는 과거의 싸움에서 둘 다 죽었다. 하지만 기계들은 그들을 부활시켜 서로에 대한 그리움에서 파생되는 욕망을 이용하여 에너지로 활용하도록 매트릭스를 설계했다. 네오와 트리니트는 이제 매트릭스를 움직이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구성된 것이다. 네오가 매트릭스에서의 탈출하려는 욕구를 교묘한 게임개발의 형태로 막았다면, 트리니티는 가족에 대한 애정을 미끼로 매트릭스에 고착시켰다. 현재의 상황을 알게 된 네오가 트리니트를 불렀을 때에도, 다른 쪽에서는 그녀를 찾는 아이들의 울음이 들렸던 것이다.
4. 영화는 매트릭스로부터 네오와 트리니티를 탈출시키려는 위험한 시도를 그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탈출하려는 의지이다. 매트릭스의 설계자들은 대부분의 인간들은 현재의 안락한 매트릭스의 삶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진실보다도 편안함과 안락함이 그들에게는 소중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진실’은 고통 속에서만 발견하는 불편한 자각인지 모른다. 트리니티의 탈출도 그녀의 현재의 삶을 거부해야만 가능하다. 기계들은 가족이라는 허구의 끈으로 그녀를 묶었다. 하지만 결단의 순간, 그녀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거짓임을 자각하고 음모 속에서 자신을 잃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고통’ 속에서 이루어진 결단이지만, 진실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었다.
5. 영화는 네오 중심의 서사에서 트리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완전한 변화를 위해서는 하나의 위대한 존재가 아닌 남과 여, 두 사람의 합치된 에너지가 결합되어야만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변화의 중심은 젊은 세대에게 있다. 오랜 전쟁에 시달린 구세대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완전한 승리에 목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네오와 트리니티를 구출하여 그들과 함께 새로운 투쟁에 돌입하려 하는 것이다. 또한 모든 기계가 인간의 적이 아니다. 기술을 통해 창조된 ‘지적지능’이 인간의 가장 든든한 협력자로 활동한다. 이제 매트릭스와의 싸움도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면서 새롭게 전개된다. 어쩌면 모든 것은 그대로 있는 것같지만, 항상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통해서 변화되고 창조된다는 사실을 영화는 말한다. 투쟁은 혼자 할 수 없으며, 한 사람의 위대한 영웅이 아닌 수많은 의지의 총합을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은 안주하지 않은 용기만이 가능한 일인 것이다. 비록 대다수는 진실을 보려하지 않지만, 소수의 도전가들이 새로운 길을 열고 그 길을 알려줄 것이다. 변화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첫댓글 - 영화로 보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