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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삼신산 산으로 가는 길이야 수백가지 아닙니까? 대상이야 그렇다치고 수단조차 여러가지 입지요. 이번달 산행 대상을 지리산 삼신산이라고 발표하자 모두 '1200여 고지를 어떻게...' 라는 표정이었다가 1200고지중 청학동에서 시작하니 절반은 '말'이 고생한다는 대장의 전언을 듣고야 얼굴에 화색이 돕디다. 그려! 수단방법을 '간편'에 모두 클맄하려니! 애고! 산꾼들도 나이 앞에는 겁나는게 있어요. 작은 25인승 버스에 오른 꾼들은 모두 14명. 28명의 산꾼회원중 딱 절반입니다. '결혼' '골프대회' '해외여행' 결석 사유도 가지가지입디다. 5. 10. 여름같은 늦봄에 지리산 토벌을 위한 버스가 낙동강 도하작전에 돌입한 시각이 AM 8:20. 창으로 강바람이 들어와 소뇌를 자극하고 전원풍경이 어지럽게 펼쳐질 즈음에 총무의 안내가 끝나니 각 가정의 근황 전달로 시끌벅쩍 사람사는 냄새를 피우는 소재중 으뜸은 "걷는다' '할배'소리를 한다 등 손자 자랑입니다. 에-효! 난 언제... 한차례 휴게소에 들려 커피로 피로를 씻고 단성나들목을 거쳐 중산리로 듭니다. 논농사는 찾아 볼 수없고 협곡사이로 강자락을 따라 비탈진 밭들들이 있던 자리는 펜션이 보기 좋게 자리 잡아 유럽의 한적한 전원 풍경화로 보이지만 옛날에는 얼마나 못 먹고 못 살았을까 저 좁은 경작지를 가지고...라는 생각이들지만 그래도 지리산 자락에서는 문인이 많이도 났습니다. 오랜 가뭄에도 계곡은 옥수를 아래로 보내고 연둣빛 새싻은 늦 봄의 태양을 애창합니다. 2.1 Km 긴 삼신봉 터널은 한국의 토목기술 수준이 세계정상임을 보여주고 한산한 도로사정으로 예정보다 30분 일찍 청학이 노닐었던 도인촌에 도착했습니다. AM 10:43. '도(道)를 논(論)하고 의(議)를 설(說)하다'의 굵은 먹물의 명분은 '목구멍이 포도청' 금언에 밀린느낌이 뒷골을 당기는 것은 왠 일일까요. 잠시 서당에 들어 훈장의 교훈을 듣고 식당으로 내려와 푸짐한 점심으로 나온 산나물과 김치, 도토리묵, 대통밥은 깔끔하고 부담없는 가격이었고 모두들 산나물이 맛난다고 칭찬 후 삼신봉으로 돕니다. PM 1:03. 들머리부터 계곡물소리를 벗삼아 산죽이 늘어선 길을 따라 오르노라니 꾀꼬리가 영역을 침범한 인간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다섯박자 노래로 계속 따르는데 아미오타 초파리가 눈가를 맵돕니다. 이 놈은 정말 귀찮습니다. 동물의 눈물 냄새를 맡고 덤비는 놈이니까요. 쉴 새없이 좌우로 손을 젓고 조릿대사이로 노란 양지꽃, 좀꽃마리, 금낭화, 붉은 병꽃이 나그네에게 인사를 건네는 좁고 긴 오솔길을 걷습니다. 땀이 한차례 등짝을 후줄구레하게 적실 PM 2:29 1284m 삼신봉에 올랐습니다. 서편으로 반야봉, 토끼봉, 형제봉이 자리하고 북으로 벽소령, 덕평봉, 세석대피소, 촛대봉, 장터목, 제석봉, 천황봉이 줄지어 누워있고 동으로 구곡산이 전망을 훤히 드러냅니다. 시계가 맑아서 너무 좋습니다. 정국장이 기왕지사 온 김에 삼신봉 영적힘이 강하니 고사를 지내자고 즉흥 제안을 하여 모두 배낭에서 재수거리를 모았고 그 중에서도 사용치 않은 과일, 소주, 떡을 용케 찾아 진설하고 간편한 산신제를 지냅니다. 제주 정국장이 큰 소리로 '산우회의 무운장구'를 외칩니다. 여편이 조카 약혼에 가면서 내게 싸준 떡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다른 산꾼팀이 없는지라 정상석을 둘러서서 기념물을 남깁니다. 하산길은 회귀코스. 꾀꼬리 노래와 계곡에 옥수가 부딪치는 소리를 친구삼아 하산하다 아랬쪽에서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그니 10초를 버티지 못합니다. 시원하다 못해 발이 아리지만 하산 길이 한결 가뿐합니다. 하산 완료 PM 4:29. 남은 시간을 아용하여 환인, 환웅, 단군의 세 성조를 모신 삼성궁에 들렸습니다. 특정 종교시설을 보기 위해 쓰는 입장료 3천원이 아깝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선국(仙國)으로 들었더니 온통 돌담과 돌탑 그리고 돌절구, 맷돌로 조성한 궁은 '배달민족의 성전'임을 자처하였으나 아직은 '궁'다운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관광대상으로 입장료수입만 올릴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 '궁'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장비와 노력 그리고 시간이 소모되었음을 느낄 수있었고 역시 입장료를 주고 특정 종교시설을 둘러본 것은 뭔가가 잘 못되었다는 것은 민족의 종교로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삼성궁을 이탈하여 청학동 식당에서 닭백숙과 도토리묵, 동동주, 닭죽으로 저녁을 마무리하고 '지리산 토벌 작전'은 전과없이 대단원의 막을 내려 버스를 돌렸지요.
청학식당. 음식이 깔끔하고 가격도 부담이 없었다.
청학강륜장.
청학서당. 개구장이 학동들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강륜장 훈장님의 지도를 한 수 받았다.
산행 시작 입구에 세워진 안내 산 비석.
좀꽃마리. 앞이나 뒤나.
산죽 사이 금낭화 군락.
삼신산 정상
형제봉, 벽소령이 아득히
촛대봉, 천황봉이 자리하고
남으로 본 그림.
동으로 본 산수화
동쪽 아래 분홍 진달래가 추위로 늦게 개화.
하얀 진달래. (철쭉이 아님)
삼성당에 들었고 돌탑이 즐비했다.
삼성궁 안내자는 징을 세번 크게 울려야 나왔고.
환인. 환웅, 단군의 세 성조를 모신 사당.
팔각정에서 ... 지나는 청년에게 촬영을 부탁했더니 나 만 빠진 사진이 나왔다.
선국(仙國)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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