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또 하나 해냈다. 자오나눔 첫번째 문집 <부모, 그 아름다운 이름>이 그것이다. 자오가족 36명이 부모님에 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정성 들여 글로 옮겼다. 아마 글을 쓰면서 모든 작가들은 나름대로 가슴앓이를 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부모님의 사랑을 말로 다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과연 부모님에게 얼마나 효도를 했는가? 그것을 이 책은 말해 주고 있다. 시 28편, 수필 34편, 편지 1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우리 모두가 전문적인 작가는 아닐지라도,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자오문집을 만드는데 가장 애를 많이 쓴 사람은 아무래도 양미동 집사(나눔)일 것이다. 며칠씩 밤을 새워 가며 편집을 하고, 원고를 검토했다. 그의 열정과 집념은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이겨낼 수가 있었다. 처음에 문집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설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눔님은 하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밀어 부쳤다. 결국은 해낸 것이다. 그리고 정승훈 목사님(풋내기)은 묵묵히 우리의 작업을 도와 주셨다. 이전에 <건들면 더 매워>라는 수필집을 내신 바 있고, 여러 문집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으셨기 때문에 우리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셨다. 네 명의 편집위원(고정범, 안미용, 오세연, 박미양)은 수시로 자오나눔 사무실에 모여 원고 교정을 보고, 허드렛일까지도 도맡았다. 우리는 서로 격려하며 편집작업에 몰두했던 것이다. 드디어 5월 말경에 책이 나왔다. 감격, 감격 그 자체였다. 우리는 6월 2일(토) 오후 6시에 자오문집 출판기념회를 갖기로 했다. 장소는 부천역 근처 한식집으로 결정했다. 이제는 초대장 발송 작업니다. 자오 가족들 뿐만 아니라 자오를 사랑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초대장을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 준비에 들어갔다. 현수막은 안미용님(미룡)이 봉사해 주기로 했다. 시인이면서 3년전에 우연히 자오나눔선교회와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항상 조용하면서도 꾸준하게 활동을 해오고 있는 분이다. 이번에 접수와 회계를 맡았다. 그리고 항상 우리에게 힘을 주는 박미양 집사(에미)와 백승희 집사(쌈지)는 이번에도 희생을 감수하면서 많은 일을 해주었다. 익산에 사는 신명자님(수수꽃다리)은 통신 상으로 우리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우리는 하루 전날에 개최 장소에 가서 음식과 마이크 시설 등 모든 것을 점검했다. 사회자는 용모가 단정하고 재치있는 안세진님(진달래)이 맡기로 했고, 작품 낭송은 미룡님, 최건웅님(갈색눈), 최은정님(사랑한잔), 김혜정님(은빛날개), 권하나님, 고정범님(제이비) 등이 맡기로 했다. 그리고 풋내기 목사님은 축사와 축하송을 해주시기로 하셨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모든 준비를 다마쳤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도와 주실 것이다. 이제는 기도하는 일만 남았다. 6시 반경에 나눔님이 자오문집 출판기념회의 개회를 알리면서 우리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풋내기 목사님의 멋들어진 축사와 아름다운 축하송에 이어 케잌 자르기 순서가 이어졌다. 풋내기 목사님과 나눔님, 그리고 오세연 집사(큰샘물)와 편집위원들은 앞으로 나와 케잌을 자를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아니 이럴수가! 막상 중요한 나이프가 없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우리는 자르기를 생략하고 포도주잔을 함께 들고 건배를 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죽들은 우리에게 불꽃 같은 희망과 열정을 상기시켜 주는 듯했다. 우리가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기도했던가? 처음에 시작할 때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것이 자오 가족들의 일심 노력으로 성취된 것이다. 이어 작품 낭송회 시간이 되었다. 분위기는 아무래도 다소 차분해지는 듯 보였다. 낭송자들은 각자 자기가 맡은 시, 수필, 편지를 정성 들여 읽어 나갔다. 우리는 하나의 작품이 낭송될 때마다 우리 모두에게 감동의 물결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낭송하는 분들의 태도는 진지하다 못해 슬픔을 담고 있을 때도 있었다. 자신의 부모님에 관한 가슴 아픈 글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마 우리 모두가 작품 낭송에 귀를 기울이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부모님을 연상했을 것이다. 부모, 그 아름다운 이름! 그렇다 우리의 부모님은 아름답다. 단지 우리가 세상 속에 파묻혀 살면서 그것을 잊고 있는 것 뿐이다.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간략한 작가 소개도 있었다. 여기서 그동안 통신 상으로 글로써만 알고 지냈지, 얼굴을 몰랐던 사람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정말 뜻깊은 만남이다. 이것으로써 1부는 끝났다. 우리는 다소 긴장을 풀고 만찬회를 가졌다. 이제 부모님에 관한 우리의 마음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이로써 확인한 것이다. '부모'라는 말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음식을 함께 하면서 서로 싸인해 주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는 이렇게 부모님이라는 주제에 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지만, 술은 일체 주문하지 않았다. 큰샘물님의 단호한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늘 같은 모임에서 술을 흥청대고 마신다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는데 공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풋내기 목사님은 9시경 갑자기 급한 전화를 받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갔다. 10시가 가까워지면서 우리는 모두 끝마무리를 짓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제1회 자오문집 출판기념회는 막을 내렸다. 우리는 내년을 기약하면서 헤어졌다. 내년에는 좀더 훌륭한 자오문집을 만들 것을 약속하면서... 그동안 우리는 인터넷 통신 등을 통해 계속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