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 43조원대..9월부터 40조 웃돌아
이 중 80~90%가 외국인
지난달 1조원 넘게 매도
대차거래가 43조원대를 웃돌면서 '공매도 폭탄'이 증시를 긴장시키고 있다.
주식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2009년 6월 공매도 재허용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9월 이후 40조원대를 웃돌고 있다.
특히 대차거래는 80~90%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 때문에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졌을 때 공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와 증시의 발목을 잡곤 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리고 나서 갚지 않은 대차거래 잔고 금액이 5일 현재 43조59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6조261억원)보다 168.35% 증가했다. 잔고 주수는 9억7407만주로 지난해 12월 말(4억303만주)보다 141.69% 늘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주고 받는 거래를 말한다. 대차잔고는 이렇게 해서 빌려준 주식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식을 빌려주는 쪽은 증권회사나 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이다
빌려가는 쪽은 주로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주가가 떨어질 것 같으면 주식을 빌려 시장에 내다 판다. 이게 공매도다. 그리고 일정 기간 후에 시장에서 주식을 되사 갚는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지금 100만원에 10주를 빌려 팔았다고 하자. 그리고 한 달 후 주가가 90만원이 됐을 때 되사 갚으면 주당 10만원, 곧 100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
주식을 빌리기만 하고 팔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수료만 내려고 주식을 빌릴 까닭이 없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대차잔고가 늘어나면, 앞으로 그 주식의 매도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증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외국인이 대차잔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은 더 부담이다. 외국인의 대차잔고 비중은 현재 71.49%, 내국인은 28.51%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차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한 외국인의 시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조1020억원 규모의 상장 주식을 팔아 치우며 3개월 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8월과 9월에 각각 6조6080억원, 3조680억원어치의 상장 주식을 순매수했었다.
최근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차잔고가 많았던 종목을 보면 LG전자가 4274만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하이닉스(3215만주), 한진해운(2867만주), 두산인프라코어(2774만주), 우리금융(2614만주), STX팬오션(2270만주), 한화케미칼(1868만주), LG디스플레이(1763만주), 대우조선해양(1214만주), STX조선해양(1052만주) 등이다.
그러나 지나친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2월이 다가오면 통상 투자자들이 숏커버링(매도초과 포지션 청산)과 의결권 행사 등을 이유로 청산에 나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