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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릉도원도_명상, 천에먹,아크릴_135x135cm_2014
선화랑 1,2F SUN GALLERY
2014. 12. 3(수) ▶ 2014. 12. 9(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84 | T.02-734-0458
신무릉도원도_천에 먹, 아크릴_117x73cm_2014
작가 왕열은 <겨울나기> 연작과 같은 초기의 작업에서부터 최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새’를 중심적인 소재로 등장시킨다. 이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새들은 복잡한 인간사(人間事)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의인화된 존재라고 한다. 그로인해 작품은 ‘새’들을 통해 우리네 삶의 다양한 형태를 거울처럼 들여다보도록 만들고 있다. 그런데 작가는 이러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유토피아’로 일컬으며 작품에서 중층적인 장소로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주지하였듯이 그의 근작들은 꾸준히 <유토피아>를 주제로 나타내는데 그 의미에 대한 이해는 어원을 통해 극명히 드러난다. ‘유토피아’란 16세기에 토마스 모어(Thomas More)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없는(ou-)'과 '장소(toppos)'라는 단어를 합쳐서 만든 용어이다. 어찌되었든 이것은 현실 속에서 물리적으로는 없는 장소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차원으로 생각해보면, 유토피아는 끝없이 현실을 비추어가며 그와는 다른 이상향의 공간을 상상을 통해 구축해나간다. 그렇게 유토피아는 우리의 상상과 염원을 통해 사고(思考)의 공간으로 이어지며 현재화되어 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유토피아는 생각을 통해서라면 실존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사유적 공간으로 완성되었던 동양화의 전통은 이러한 유토피아적 공간과 상통하는 지점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실존하지 않는 유토피아의 공간 속에, ‘새’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등장시킨 것일까? 우선 새라는 소재에 주목해보면, 『장자』의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오는 ‘대붕(大鵬)’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새는 흔히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장자의 이야기에서 거대한 새로 묘사된 ‘대붕’은 바람의 기운을 타야만 날아갈 수 있는 얽매인 존재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도가에서는 이 ‘대붕’이라는 상상의 존재를 통해 절대적인 자유란 삶의 구속(혹은 조건적인 자유) 속에서 거듭나는 것임을 피력해 나간다. 몇 년 전부터 작가는 마음수련의 방법으로 명상을 접 하게 된다. 그로부터 말이 변형되어 작가 스스로를 대변하여 그림 속에 등장하게 된다. 말의 속성은 빠르고 일 해야 하며 현대인들의 삶의 고통과 연계 지을 수 있다. 아러 한 말을 화면에 끌어 들림으로 말의 속성을 바꾸어 쉬면서 명상하는 작가 본인으로 의인화 하였다. 평화롭게 또는 깊은 사색에 빠진 말이 화면의 중앙에서 관람자의 힐링을 위하여 기다린다. 아마도 왕열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새’와 말,이 역시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작품에서 새들은 우리의 현실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모습들을 반추하고 있다. 그렇게 작가는 끝없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우리들 속에서, 그 유토피아를 ‘없는’ 세계가 아닌, 실존하는 모습 속에서 정신적인 유희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의 이치를 엿보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작품은 우리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희노애락의 에피소드를 ‘새’를 통해 제시하였다. 그리고 고뇌와 즐거움이 교차하는 모습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통해 초월적 의미의 유토피아를 일깨운다. 실상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힐링(healing)’의 문화가 열풍이다. 너도나도 마음의 안식과 유토피아를 갈구하는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작가는 진정한 전통적 태도를 기반으로 현대적 명상하는 말을 통하여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그것으로 작품은 평범한 현실 속에서 마음의 자유를 찾을 수 있는 휴식의 공간 자체로 기능하며, 동양미학 특유의 상승적 의미들을 되새기도록 만들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왕열의 작품들은 소소한 이야기, 화면의 구성, 표현, 기교 등 모든 관점에서 전통화단의 고유한 가치를 현시대적으로 풀어내려는 고민이 얼마나 깊이 있게 응축되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신무릉도원도_명상, 천에 먹, 아크릴_121x100cm_2014
신무릉도원도_천에 먹, 아크릴_140x140cm_2014
신무릉도원도_천에 먹, 아크릴_171x121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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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열 | 王烈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 개인전52회 (중국,일본,독일,스위스,미국,프랑스 등) |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수상(동아일보사)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한국미술작가대상 (한국미술작가대상 운영위원회) | 단체전 45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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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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