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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태수암벽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강장철
2013.9.28(토) 설악산 천화대 범봉 등반후기
본 설악산 천화대 범봉 등반후기는 전태수암벽클럽에서 2012년 9월 설악산 천화대 비박 종주등반을 목표로 목표로 천화대 종주의 마침표를 찍고자 하였으나 석주길, 합장봉등반에 이어 범봉전봉 등반 후 어쩔 수 없이 범봉 앞에서 돌아서야만 했던 통한의 등반후기를 남김으로서 천화대 비박 종주등반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차후에 설악 천화대 종주등반에 임하고자 하는 클라이머 들에게 참고자료가 되고자 한다.
공룡능선 1275봉에서 바라다본 천화대의 위용
-> 13:30분 범봉 하강완료(범봉안부) -> 점심식사 -> 14:00분 하산시작 -> 16:40분 비선산장 도착 헤드렌턴(필수), 행동식, 식수
내가 전암클럽과 인연을 맺은지 정확히 1년 하고도 9일이 지났다.
설악 천화대를 처음 들어본 것은 2002년도로 기억되는데 릿지산행 후 어느 연배동료로 부터 그때부터 인터넷과 산악지를 뒤져서 천화대가 어떤곳인지 조금씩 정보를 얻었고 석주길이라는 슬픈 전설같은
그 전설같은 이야기가 사실이던 아니던 너무도 아름답고 슬픈, 장엄한 설악에 가장 어울리지 않은가..
2012.9.22일 배낭을 짊어진 덕분으로 체력과 식수의 고갈로 인하여 범봉을 눈앞에 두고 돌아서야만했던 아픈기억이 있다.
대장님의 말씀과 내스스로에 대한 마인드컨트럴이겠지만 비박 종주등반에 실패했지만 산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니, 이번기회로 경험과 준비를 더해가지고 다시오르면 되는거지...
욕심은 사고를 부르게된다는 진리가 그때 이후로부터 마음속에 각인되어있다.
- 천화대 종주등반시 반드시 지켜야 될 사항들
1. 천화대는 7,8,9월(하절기)에만 등반이 가능하므로 종주등반시 개인당 최소 2리터 이상의 식수를 가지고 가야만 여유롭게 비박 종주등반을 할 수 있다. 왕관봉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고들하는데 기대를 안하는 것이 좋다. 왕관봉 비박지에 도착하게되면 이미 해는 뉘엇 넘어가버렸을 것이고 몸은 등반으로 인해 천근 만근해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를 쓰면 아래와 같이 시도하여 아침까지 약 1리터 정도의 식수를 구할 수 있다.
2. 천화대 비박 종주등반은 등반의 난이도보다는 체력과의 싸움이다. 배낭의 무게는 아무리 줄여도 20kg 이상이 될 것이고 팀전체가 한몸이 되어야만 무사히 등반이 가능하게된다. 예를 들자면 자일의 유통 이다. 등반 후 후등자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만 전진하게되면 마지막 남게되는(그 앞 대원포함) 대원이 고생을 하게되고 결국은 자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가 않아서 등반시간이 느려지게된다.
따라서 선등대장은 이점을 간파하여 체력이 강한대원을 뒷쪽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고 뒷쪽의 대원이 지쳐있다는 것을 간파했다면 등반위치를 바꾸어 전체적으로 체력을 균일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 절대 무리는 금물. 설악산만큼 기상이 변화무쌍한 산도 없는 것 같다. 를 빼면 16도가된다. 바람이 불면 체력이 급감하고 나이프릿지에 붙어있었다면 판단력이 떨어져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기상의 변화가 심하다면 과감히 등반을 포기하고 탈출을 감행하여야 한다. 이것이 전태수대장님의 등반 39년의 무사고 비결이라고 들어왔다.
9.28일 01:00 며칠전 비가 내렸는지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내일의 등반을 위한 산악인들이 곤히 잠들어있는 비선산장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입구쪽 자리가 비어있다. 그냥 잠들기가 너무 아까워서 소주한잔하고 자자고 대장님이 말씀하신다. 우렁찬 계곡소리를 안주삼아 미진누나와 대장님과 함께 소주한잔을 마셨다.
"건배~ (조용히)" 내일, 아니 오늘의 기상시간은 04:30분, 두시간정도 밖에 잘 시간이 없다.
조금이라도 잠을 청하러 들어가려는 찰라 비선산장의 문이 열리면서 하네스를 찬 산악인들이 너댓명이 나온다. 이정도면 등반이 아니라 노동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도 괜히 바쁘다. 넣어본다.
05:40
하늘은 어느덧 밝아왔고 우리는 어느덧 석주길 초입까지 단숨에 도착하였다.
범봉을 가려면 왼쪽 오르막 석주길로 가면 안된다. 계곡쪽으로 계속 올라쳐야 범봉이 나온다. 지켜보고있다.
09:20 우리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착착 범봉을 향하여 올라갔다. 트레킹으로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간다음 장비착용, 등반시작이 되었다. 오랜만에 협곡등반을 해본다. 그곳의 느낌은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북한산 노적봉 즐거운 편지길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홀드는 생각보다 양호했고 등반에 큰 어려움이 없는 듯했다.
그러나..
바위 너덜지대를 60여미터 등반하고나니 드디어 범봉등반 초입이 나타났다.
대략 이곳이 해발 1천미터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곳에 먹을 것이 있나? 뭘먹고 사는거지?
10:40
설악은 조금 흐렸지만 완벽하게 어둠에서 벗어났고 수만년간 지켜왔던 자태와 위용, 아름다움을 발산하고있다.
첫피치는 어렵지않게 오를 수있다. 범봉의 바위는 아랫쪽 바위와 틀리게 바위눈이 모두 살아있고
범봉을 조금오르니 등반길처럼 보여지지만 볼트가 전혀없는 바위가 위로 쭉 펼처져있다.
갑자기 넓은 테라스가 나온다. 점심먹고 오후 1시쯤 출발해도 6시면 도착할 수가 있을 것 같다.
범봉 마지막구간이다.
12:30
드디어 정상! 범봉 정상에 도착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천화대 비박종주! 식수가 떨어져 고생했던 일들, 또다시 도전했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했던 9월7일의 천화대 등반,
나는 천화대라고 명명했던 어떤 산꾼이 왜 천화대라고 명명했는지를 모르다가 바로 이곳 범봉의 정상에서
등반의 대상지로만 알고있었던 바위군락들이 바위꽃처럼 눈앞에 펼쳐저있는 모습들이 마치 거대한 꽃밭을 클라이머가 보인다.
대장님은 "해준아~ 옥준아~~" 를 외치니 전봉에서 반응이 온다. "깔깔깔.."
13:00 그런 즐거움은 잠시 기다리고 기다리던 긴장의 시간이 다가왔다. 설악산 통털어 가장 위험하고 난이도 있는 하강으로 손꼽아주는 범봉하강! 범봉하강에 관하여 리서치를 하고온 상황이라 그리 걱정은 안했지만 인터넷에 올려져있는 하강정보는
어떤인간이 그 개념도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개념도는 사고를 불러 일으키기 딱 알맞는 개념도다. 50여미터를 하강해야하는데 25미터 하강이라니.. 만약 선등자가 잘못된 정보를 믿고 C에서 D로 하강하는데 60자 반자로 하강했다면 완전 '오마이 갓' 이다. 어센더마져도 없었다면 사고 당하기 딱이지 않은가..
비가 온다. 아름다운 비가온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그날밤의 비선산장은 밤이새도록 비를 맞았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비선산장에서 만났던 부산클라이머님들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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