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나타내는 구약성경의 대표적 용어는 ‘파샤’(pasha)와 ‘카타’(chatha)다. 전자는 반역하다, 올바른 권위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다, 후자는 그릇된 행위, 잃어버리다, 하나님의 목적으로부터 떠나다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용어들은 생각이든 말이든 행위든, 구체적인 행동과 연결된다. 구약에서 처음으로 ‘죄’라는 단어가 등장한 곳은 가인의 사건에서였다: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 4:7).
신약성경의 대표적 용어는 ‘휘브리스’(hubris)와 ‘하마르티아’(hamartia)다. 전자는 교만과 잔혹함이 뒤섞인 상태, 인간이 피조물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하나님과 동등하게 되려는 시도를 의미하며, 후자는 과녁을 빗나가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죄책을 강조하는 범죄, 특정한 행위로서 죄를 의미한다.
결국 성경에서 말하는 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른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탈선(missing the mark)은 죄가 지닌 가장 두드러진 특성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죄다. 잠언에서는 철없는 열성은 좋지 않고 발이 빠르면 헛디딘다고 했다(잠 19:2). 여기서 헛디딘다는 것은 정도(正道)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실수를 하는 것이고, 설정한 표적을 적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하나님을 거스르는 죄가 된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2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