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건강한 월동을 위해 몸을 추스려야 하는 계절. 가을보약이라는 단호박과 늙은호박은 암 예방, 노화방지, 다이어트식품으로 좋다. 산모, 당뇨병, 중풍환자에게도 권하고 싶은 음식이다.
솥귀현의 음식을 만드는 박윤심( 60)씨는 안식일교도이다. 삼대가 한집에 살면서 가족들을 위해 차렸던 상차림 그대로 손님을 맞는다. 평생을 믿어온 신앙으로 고기와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아 고기는 콩으로 조미료는 견과류로 대용한다.
쫀득쫀득한 콩불고기, 엇구수한 버섯나물, 매콤달콤한 콩고기강정, 향이 살아있는 검은깨 더덕무침, 개운한 톳된장초무침, 보들보들한 버섯가지무침. 흔한 가지나물 하나도 맛이 다르다. 땅콩을 다져 넣은 열무겉절이는 아삭거리는 신선감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감칠맛난다
대전과 울산에서 왔다는 옆 식탁의 손님들은 연신 감탄한다. “전라도 사람들은 좋겠네. 맨날 맛난 것만 먹으니…. ”
위 부분을 자른 단호박의 속살은 황금색이다. 호박을 용기 삼아 찹쌀, 흑미, 팥, 콩, 은행, 밤, 잣을 넣고 2시간 이상 푸-욱 쪄낸다. 패스트푸드가 판을 치는 세상에 불리고, 삶고, 찌고 , 뜸들이는 슬로우푸드다. 주문한 사람 수에 맞는 단호박 크기에 준비된 재료를 넣고 쪄낸 밥은 활짝 핀 꽃처럼 시선을 잡는다. 단내가 훅 나는 따뜻한 밥을 한 수저 큼직하게 떠서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다. 단호박의 달착한 맛에 큼직큼직한 밤, 은행, 잣 등 넉넉한 고명이 자근자근 씹혀 수저질이 즐겁다.
솥귀현의 또 하나 메뉴는 인삼돌솥밥. 수삼과 고명이 넉넉하게 들어있어 주인의 인심을 알 것 같다. 인삼돌솥밥은 반은 덜어서 순두부찌개에 비벼먹고, 나머지는 양념장이나 야채에 비벼먹으면 세 가지 밥을 먹는 셈. 여기에 따끈한 누룽지를 박박 긁어먹는 맛도 뺄 수 없다. 흥겨운 식욕은 만족과 행복감으로 이어진다.
상호는 양쪽에 귀가 달린 솥 모양을 뜻하는 솥귀현(鉉)이다. 예전에 큰 흉년이 나면 국가의 곳간을 열어 굶주린 백성에게 커다란 가마솥을 걸고 음식을 해서 먹였다. 사랑과 정성이 깃든 음식을 따뜻하게 대접한다는 뜻이 있다고.
광주 남구 진월동 효덕초등학교 뒤편에 있다. 영양호박밥8,000. 인삼돌솥밥6,000원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은 휴무. 솥귀현 ☎(062)672-0075. 전남과학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