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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단국대학교 한문교육과 일반편입으로 합격한 김호동이라고 합니다.
글재주도 없고 부끄럽기도 하고 다른 분들처럼 좋은 학교를 간 것도 아니여서 수기를 쓸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제가 올해 시험 전까지 마음을 다잡았던 혼자만의 "근거없는 자신감" 에 대해서 써 보려 합니다.
제 이야기도 덧붙여서요. 두서없는 글이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에 대한 것은 저와 같이 공부했던 '전인혁 군'과 '정영훈 군'의 글을 읽어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 두 친구, 열심히 공부했고 한 만큼 결과가 따라줘서 좋은 학교에 갔구요.
그거에 비하면 저는 공부했다고 말하기도 부끄럽네요...^^;; 이 두 친구처럼 다이나믹한 적도 없었구요.
선생님께서는 이번 일반편입 모집인원이 1명인데 최초 합격한 게 다이나믹하다고 하시네요. ^^
저는 편입을 준비하는 친구의 소개로 08년 3월부터 이정남 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첫 모의고사는 100% 운으로 정확히 반타작 50점이 나왔었죠. 영어를 무지 싫어했었는데 50점이나(?) 점수가 나와서 약간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던 게 생각납니다.
하지만 수능 등급 중에서도 제일 낮았던 외국어 영역이 말해 주듯이 제 얄팍한 실력은 바닥을 드러내더군요. 그렇게 08년도는 휘리릭 지나가 버리고 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그래도 운 좋게 단국대 1차 시험은 합격을 해서 2차 면접까지는 잘 치뤘습니다. 하지만 1차 합격이 턱걸이였기 때문에 결국은 합격하지 못하고 그대로 올킬이 되어버렸죠...
08년도 10월이었나 11월에 선생님께 배치상담을 받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제 실력이 부족한 것은 그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지만 일단 시험장 들어가서는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비록 안 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다음 해에 또 도전해 보겠습니다." 그만큼 제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모든 발표가 다 끝나고 09년 2월 말에 선생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선생님께 다시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른 학원을 알아보는 게 좋지 않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선생님께 죄송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형편없었지만 올해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었죠.
일단 생활 패턴부터 싹 바꿨습니다. 체력이 떨어졌던 여름이 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첫 차 타고 자습실에 도착했구요.
잘 안 외워지던 단어를 스터디 카드에 쓰고 최대한 많이 보려 했습니다. 확실히 08년도보단 낫더군요. 수업 때에도 무조건 제일 앞자리에 앉았었구요. 그렇게 두 달인가를 단어시험 1등과 2등을 하고 나서 선생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엄청 놀랐습니다. 모의고사 점수는 좋지 않지만 성실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 스터디에 뽑아 주셨습니다. 08년도에는 그렇게 해 보려고 해도 못 했던 스터디였죠. 스터디실에서 조원들과 같이 공부하게 된다는 사실이 신기했었죠.
저는 스터디를 하면서 문법에 대한 것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본고사에서 대부분의 학교가 문법에 대한 비중을 많이 두는 편은 아니지만요. ^^; 한편으로는 부족한 실력 때문에 스터디원들에게 피해를 준 거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했구요.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생기기 때문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나름의 노력은 했습니다...^^
그러다가 6월 말부터 체력도 떨어지고 이래저래 힘든 일이 많아져서 스터디 첫 달에 같은 조였던 인혁이에게 답답한 마음도 얘기하고 그러다 보니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아지고 집중이 많이 안 됐었습니다. 공부 시간을 많이 뺏어서 인혁이에게 많이 미안했지만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인혁이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죠. 집중도 하지 못하고 자리는 자주 비우게 되고...
결국 7월 초 첫 스터디 때에 선생님께 불려가서 엄! 청! 나! 게! 야단 맞았습니다. 한창 공부해야 할 시간에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 거냐고 말씀하셨죠.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 그렇게 혼났는데도 한 번 풀어진 마음을 다잡기는 힘들었습니다. 고민과 걱정은 끊이지 않고 점수는 오르지 않고... 그렇게 또 시간은 흘러 흘러... 시험을 보게 되었죠.
제가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부터 목표로 정했던 한문교육과는 서울 수도권에 성균관대학교와 단국대학교 두 곳 뿐입니다.(여대 중에는 성신여대도 한문교육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0년도 단국대 한문교육과의 모집 인원은 3명인데 예비 3번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한 바퀴만 돌면 합격은 하겠다, 기대는 조금 하고 있었는데 제 바로 앞에서 최종등록이 끝났습니다. 이 허무함이란...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았습니다. 매우~많이~ 아쉽기만 했죠. 영어를 그렇게 싫어하던 내가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것도 나름 신기했고 수능 점수로는 갈 수도 없었던 서경대학교에도 합격을 했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경기대학교와 몇 군데 예비도 있긴 했지만 결국 안 됐구요.^^
일단 시험은 끝난 거고 서경대학교에 등록하고 학교 생활에 충실했습니다. 재학생들과도 잘 어울려 지내고 학점도 잘 받으려 나름 노력했구요.
한 학기가 지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원을 안 뽑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뽑게 된다면 한문교육과만 다시 시험을 보자!'
편입 요강이 나와서 확인해 보니 성균관대 일반편입 2명, 단국대 일반편입 1명......
솔직히 막막했습니다. 물론 실력이 없으니 그런 거겠지만 성균관대는 저와는 맞지 않는 문제 유형에 단국대는 1명 모집...
일단 급한대로 학교 기말고사까지는 다 끝내 놓고 그 이후부터 다시 "급"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단국대 시험까지 남은 날짜는 대략 25일 정도였습니다. 다시 해 보기로 했으니 포기는 할 수 없고 남은 시간은 거의 없고...
이 때에 소위 말하는 '근자감' 이라고 하죠.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저도 무슨 이유에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작년 지원인원 42명 중에 6등했으니 ...??? 올해 지원인원 24명 중에 난 1등이다 !'
1등 할 수 있어 !! 할 수 있을 거야 !! 도 아니고... 1등이다 !! ...
이 무슨... 근거없는 자신감일까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쉽게 생각을 해야 더 이상의 잡생각과 고민, 걱정을 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한 번 깊게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이 오래도록 머리에 남아서요. 그게 집중에 방해를 많이 했었구요.
그 후로는 자고 일어나자마자 냉큼 준비하고 학교 도서관으로 가서 공부했습니다.
공부 중에 잘 안 되면 또 생각했습니다.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 24명 중에 난 1등이다 !!
참 ... 제가 써놓고 봐도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남은 기간 중에서 단어는 1주일 정도 하니 웬만큼 기억이 살아 났습니다. 그 후부터는 선생님 교재 '문법 왕초보 탈출'부터 최대한 빠르게 상기시키려 노력했습니다. 괜히 다른 책을 살 필요가 없으니까요.
저는 지금도 선생님 교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08년에 공부했던 책도 있고 09년에 공부했던 책도 있구요.
버릴 생각도 없었지만 버리려니 나름 힘들게 공부했던 생각이 나서 아깝더라구요.
다시 공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구요.
본고사 가서는 제 실력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해 보았습니다.
한문교육과가 사람들이 선호하는 학과가 아니긴 하지만 사범이라서 타 과에 비해서 그리 낮은 경쟁률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마음을 가볍게, 홀가분하게 보고 나왔습니다.
통장에 15000원 입금 내역 확인하고 나서는 성대는 역시 쎄구나 !! 느꼈구요...ㅎㅎㅎ
2월 7일 합격자 발표날 영화 보고 집에 와서 합격자 조회를 했는데...
응? 이게 뭐지? 이게 웬 걸... "우리 대학교 합격을 진심으로 환영? 축하? 합니다" ... 보자마자 소리 지르고...어후...ㅋㅋㅋ
못난 모습만 보여드려서 죄송스러운 마음에 연락도 자주 안 드렸던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근거없는 자신감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모의고사 점수가 높은 적이 없었습니다. 제일 잘 나왔던 게 서강대? 단대? 유형으로 70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모의고사 풀고 나서 채점하다 보면 분명 아는 건데 틀리고 또 틀리고...
물론 틀리니까 스트레스는 받았죠. 그럴수록 더 쉽게 생각하려 했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포기하려고 생각했던 적도 없었구요.
단국대 계열기초 주관식 문제 중에 이런 문제가 나왔었습니다. 2문제 정도가 기억나네요. 서술형 문제였는데 배점도 높았구요.
'우리나라 광복 이후부터 6.25 전쟁 이전까지의 상황을 서술하라' '임진왜란 이전과 이후의 조선과 일본의 입장에 대하여 서술하라'.
문제를 보자마자 딱 드는 생각이 '이거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3~40분 정도 지나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더군요.(계열기초 시험은 30분인가 40분 경과되면 퇴장 가능합니다.)
저는 계열기초 시험 90분 끝까지 다 붙들고 지원한 인원 중에 가장 늦게 나왔습니다.
맞든 아니든 어렴풋이 기억난 김구 선생이 안두희에게 암살당했다는 내용까지 쓰면서요.
지금 공부하시는 분들 중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힘드신 분 많으실 겁니다.
저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힘들었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포기하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조금도 가진 적 없습니다.
수업 결석, 지각 한 번도 없었구요. (예비군 때에는 어쩔 수 없는 관계로...^^)
수업에 지각하고 결석하게 된다면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면서 학원도 가기 싫어지게 될 테니까요.
이 근거없는 자신감... 웃기죠... 많이 우습죠...
하지만 누가 뭐라고 말하든 그 정도의 자기최면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있으시면 선생님께 상담도 하시고 혼날 일이 있으시면 혼도 나세요 ! ^^ 그만큼 걱정해 주시고 생각해 주시는 거니까요~
절대 포기하시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글이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ㅠㅠ)
- 이정남 선생님께 -
선생님, 2008년과 2009년 2년동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2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선생님 뵙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못난 모습만 보여드렸기 때문에 죄송스러워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원했던 한문교육과에 합격한 지금은 그 죄송함을 조금은 떨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보답하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때의 못난 모습을 버리고 당당하게 선생님 찾아뵐 수 있는 김호동이 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학원 사람들에게 -
수기를 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수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많네요. 학원 사람들 모두 다 그렇지만...
특히 전인혁이와 지금은 본의 아니게 남자들만의 유학(?)을 가 있는 주현웅이, 그리고 문이슬이에게 많이 고맙네요.
인혁아 ! 시간 뺏었던 거 지금까지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고맙다 많이 챙겨줘서 !!
현웅이랑 이슬이 ! 나이 먹고도 나이값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다... ㅋㅋ 못난 모습만 많이 보였네... ㅎㅎㅎ 이제부턴 좋은 모습 많이 보일 테니 자주 보자 !! 밥 살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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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드라마틱하다. 김호동!! 집념의 사나이!! 어렸을 때 품었던 꿈을 결국 포기하는 사람도 너무 많은데, 우리 호동이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너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이루어 냈구나!! 대단하다. 축하한다. 너의 집념에 경의를 표하고 싶구나!! 특히 선생님에게 혼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합격자 수기에 썼구나!! 그래 이런 이야기가 진정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 같구나!! 선생님도 그 때 기억이 나는구나!!
첫 해 호동이는 성실하기만 했던 학생이었지. 겉으로는 성실했지만 네가 말한대로 바람직한 학생은 아니었지. 그런데 또 다시 선생님에게 강의를 듣고 싶다고 했지. 사실 선생님이 떨어뜨린 학생은 선생님은 잘못이기 때문에 다른 학원을 알아보라고 말했지. 하지만 호동이는 다시 선생님에게 왔지. 처음 선생님은 다시 공부하는 호동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고, 변화를 이끌고 싶었다. 그래서 스터디 기회를 주었지. 그러나 호동이는 선생님 기대와는 다르게 틀을 바꾸지 못했다. 특히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주변의 많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보고 받았지.
그래서 호동이를 불렀고, 네가 말한대로 엄청나게 혼을 내고 스터디에서도 퇴출을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사실 선생님은 호동이가 더 이상 선생님에게 강의를 듣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지. 하지만 호동이는 스스로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했던 남은 기간 잘못을 만회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서경대에 합격을 했지. 합격한 후에도 선생님에게 합격 소식을 알려 주고 기쁨을 함께 나누었지. 선생님도 호동이가 원하는 한문학과에 합격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편입을 마무리하는지 알았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호동이에게 연락이 왔다. 선생님!! 1명 뽑는 일반 편입 단국대 한문교육학과에 합격했다고... 선생님은 너무 기뻤다. 그리고 꿈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간직한 너의 집념에 감동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호동이가 어떤 일을 하든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드디어 선생님에 될 수 있겠구나!! 아마도 너의 소중한 경험은 너의 제자를 가르치는데 아주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아마도 네가 경험한 것을 진정성있게 제자들과 공유하면 제자들이 호동이를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기억할 거야!!
앞으로도 호동이에게 늘 이런 행복이 계속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아자 아자 화이팅!!! 합격!!! 합격!!! 합격!!!
정말 너야말로 드라마틱, 서프라이즈에다가 감동이다! 너무너무 고생했고 친구로서 매우 기쁘구나. 한문교육과에서 정말 너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거라 믿어. 생각하는 선생님이 아닌, 마음으로 대하는 선생님이 될거라 믿는다. 축하해!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대단합니다 호동이형 ㅎㅎ
축하한다 호동아~끝끝내 원하는 곳에 갔구나^^ 진짜 넌 반전캐릭터야ㅎㅎ 조만간 보고 또 한잔하자
호동아! 축하해. 정말 깜짝 합격이구나. ^^ 그렇게도 원하던 한문교육과 ... 결국 합격했네!! 정말 축하해 ^^ 멋지닼 ㅋㅋ
축하축하~^^ 이제부터 시작이네~! 멋지게 준비해서~ 날아올라!!!! 멋지다^^
형 너무 축하해요~ 명진이 형한테 들은 갑작스런 형의 합격소식은 진짜 대박이었음 ㅋㅋㅋ 형이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공부를 할수 있게되서 너무 좋아요~ 이제 우리 장학금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