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이유로 인해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첫 주택구입자의 기존주택 구입 비율은 40~45%에 이르렀으나 최근 들어 첫 주택구입 비율은 29%까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융자 조건이 강화되고 캐시 바이어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첫주택구입자의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LA한인타운에서 분양중인 콘도 앞에서 첫주택구입자와 에이전트가 주택 구입과 관련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
◇더 많은 다운페이먼트
주택 구입시 5% 이하의 다운페이먼트가 여전히 가능하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율에 부과되는 보험료가 이달부터 인상된다.
이 보험료를 '모기지 인슈어런스 프리미엄(MIP)'이라고 하는데 보통 융자 금액의 2~2.25%를 차지한다. 이 모기지 보험료가 오는 18일부터 최대 1.15%까지 추가상승하게 된다. 만약 융자금액이 30만 달러라면 바이어는 모기지 보험료를 매월 30달러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도 융자 수수료를 인상한다. 패니매는 지난달 1일부터 융자 리스크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1일 프레디맥도 융자 수수료 부과를 시행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15년 이상 컨포밍 모기지 신규 신청자 가운데 신용점수가 740점에 못 미치고 주택 구입 시 다운페이먼트가 집값의 25% 이하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융자 리스크에 따른 수수료가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크레딧 점수에 따라 이자율에서만 차이를 보였지만 앞으로는 융자 리스크 수수료까지 차등 부과됨에 따라 신용점수가 낮은 바이어들의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됐다.
바뀌는 융자 수수료에 따르면 신용점수가 700점인 바이어가 20만 달러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20%를 다운페이먼트 했을 경우 종전 융자 리스크 수수료는 1200달러였지만 앞으로 16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신용점수가 680점인 바이어가 같은 가격의 주택을 20% 다운페이먼트하고 구입할 경우 2800달러의 융자 수수료를 내거나 이자율에 이 비용을 포함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부터 연방주택국(FHA)의 융자 조건도 크게 강화됐다.
FHA는 모기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하는 충당금 적립을 위해 융자보험료(MIP)를 인상했으며 신용점수가 580점 이하인 주택 바이어는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매매가격의 10%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다.
◇최소 10년을 기다려야 투자 수익
주택을 구입하면 이제 10년을 기다려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리서치 부문 부사장인 폴 비숍은 "모기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주택 구입에 따른 투자 수익을 점점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지 않는 이상 10년을 기다려야 투자대비 수익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구입은 여전히 많은 잠재 바이어들의 꿈이지만 첫 주택구입자가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첫 주택구입자의 경우 주택 업그레이드와 같은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주택 구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주택 구입에 따른 추가 비용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렌딩트리닷컴의 카메론 핀레이 수석 경제학자는 "첫 주택구입자가 새로운 부엌이나 화장실과 같은 리노베이션을 할 때 이 비용은 고스란히 주택 구입 가격에 포함된다"며 "가능하다면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집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주택 구입시 가능한 많은 다운페이먼트를 지불하는 것이 좋다. 페이먼트 부담에 쫓겨 주택을 팔아야 할 상황이 왔을 때 급하게 집을 처분하는 것은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을 준비하라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요즘 첫 주택구입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매물을 찾게 된다. 난처한 상황에 처한 주택 소유주들이 시세보다 더 싼 가격에 주택을 시장에 팔려고 한다는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수개월 간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구입자들의 경쟁력은 약하다. 현금을 보유한 외국 투자자들과 주택 규모를 줄이려는 은퇴자들이 주택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NAR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거래 가운데 32%가 전액 현금 거래였다. 전년 동기(26%) 대비 6%나 상승한 수치다. 셀러들은 모기지 융자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주택 시장에서 이러한 현금 바이어들과 첫 주택구입자 사이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금을 보유한 바이어들의 경우 셀러에게 끊임없이 무리한 주택 수리 요구 엄격한 인스펙션과 주택 감정의 잣대를 들이댄다.
첫 주택구입자들이 무리한 요구 없이 셀러가 필요로 하는 서류를 제때 준비한다면 승산은 있다.
■첫 주택 구입자 비중 낮은 이유
정부 세제 혜택 끝나고
융자조건 더욱 강화돼
캐시 바이어와 경쟁도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구입자들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낮은 주택 가격과 낮은 모기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첫 주택구입자 비중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금 혜택 종료와 까다로운 융자 조건 캐시 바이어와의 경쟁 등을 꼽았다.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연방 정부 및 각 로컬정부의 세제 혜택이 대부분 지난해 만료됐기 때문에 첫 주택구입자들이 지난해까지 몰렸다는 것이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경제학자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사이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연방정부의 세금 크레딧 혜택 제공 때 기존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구입자 비중은 48%까지 올랐다"며 "첫 주택구입자를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새로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구입에 필요한 크레딧 점수 기준 및 다운 페이먼트 비율이 높아지는 등 융자 조건이 강화된 것도 첫 주택구입자의 시장 진입 벽을 높였다. 실제로 국책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주택 융자를 위한 크레딧 점수는 5년전 720점 정도였으나 지난해엔 평균 758점까지 올랐다. 또한 융자 은행들은 주택 구입시 적어도 20% 이상의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나온 매물을 전액 현금으로 구입하고 있어 첫 주택구입자들이 주택 구입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NAR은 지난달 거래된 기존 주택 3채 가운데 1채가 전액 현금 거래로 이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