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당신이 바로 미륵불"
“낙원이란 미륵불(미래의 구세주)이 따로 있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세상에 가득해서 그들이 만드는 세상이다.”
27일 원불교의 행정수반인 김주원 교정원장이
대각개교절(28일)을 앞두고. 서울 북촌의 멋진 한옥집 은덕문화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불교가 그리는 이상향인 용화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해준다.
각자가 깨달음을 얻어 미신이나 권모술수가 통하던
어두운 시대를 밝은 시대로 변화시키는 게 용화세계라는 것이다.
피안의 이상향을 그리워하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머문 현실에서
진리를 깨달아 진리대로 살아가게 이끄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원불교다운 법문이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 최대 축제다.
불교나 기독교는 창시자가 태어난 ‘부처님 오신날’이나
‘크리스마스’가 최대의 축일이지만, 원불교는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우주의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날을 최대의 축일로 삼는 것이 다르다.
육신이 태어난 날이 아니라 정신이 깨어난 날을 더 중시하는 셈이다.
근현대 국내에서 자생한 숱한 종단 가운데 유일하게 4대 종단의 하나로 자리해
4년 뒤면 ‘탄생 100돌’을 맞는 원불교에서 올해는 중요한 해다.
소태산 대종사는 원불교가 걸음마 단계였던 1세기 전부터
한국 외에 세계 각국에 총(본)부를 두게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원불교는 미국 뉴욕주 컬럼비아 56만평에 미주총부법인 원달마센터를 열고,
오는 10월2일 봉불식을 갖는다. 20개국에 60여개의 교당을 마련한 원불교가
탄생 100년이 다되어 드디어 해외 본부의 첫깃발을 올리는 것이다.
‘한국이 원불교의 진리를 서양에서 역수입할 날이 오게 될 것’이란
선진(교단 선배)들의 말이 현실이 될 날을 고대하는
원불교인들로서는 꿈에 한발 다가선 셈이다.
김 교정원장은 “서양에서 선(禪) 수양(수행)을 하는 이들이 선방에선 고요하다가도
현실로 돌아갔을 때 제대로 적응하지못하는 것 때문에 고심하곤 한다”면서
“원불교에선 ‘옳은 것은 취하고 그른 것은 버리는’ 취사(선택)와 함께
사리판단을 잘하기 위한 연구, 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바른 마음을 갖기 위한 수양 등
세가지를 모두 공부해 선방에서뿐 아니라 어디서건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돕기 때문에 미국의 합리적인 생활방식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불교100돌 기념식을 금강산에서 열 게 될 것이란
선진들의 예언과 ‘자고 일어나면 어느날 통일이 되어있을 것’이란
소태산 대종사의 예언을 들어 남북관계를 낙관하며 이렇게 말했다.
“크게보면 이 시대는 풀리고 소통되고 골라지는 때다.
멀리보면 남북관계도 열려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도 이런 큰 틀에서 해 가야할 것이다.”
2011. 04. 27
조현 종교전문기자
한겨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