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교회의 창립20주년을 준비하면서 사료를 살피다가 초대목사인 정찬우목사 유고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후 내내 이 책을 단번에 읽어 버렸습니다.
20년 전 신학교를 갓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고 일본유학을 왔을 때 저희는 그분을 담임목사로 모셨습니다.
교회도 개척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기에 재정적인 문제가 넉넉지 않아서 사례비를 많이 못 드리면서 모셔왔습니다. 그리고 평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미사카크리스챤센터 관리직을 유지하면서 숙소를 해결하였습니다.
문제는 갓난 아기였는데 목사님과 사모님은 목욕탕에서 씻는다고 하지만 목욕탕시설이 따로 없는 센터 관리실에서 날마다 갓난애를 목욕시키며 살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둘째 애까지 태어났고 2년을 섬기다가 월요일 새벽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분의 유고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어느 분에게 한사랑교회를 소개할 기회가 있었는데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교회>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 말을 들으며 목사님은 껄껄 웃으시며 <참 옳은 말이다>라고 생각하셨다는 겁니다.
그분이 남긴 <목사의 기도1>을 소개합니다.
주님!
한사랑교회에 불러 주심은, 경륜과 계획이셨습니다.
말씀을 준비토록 하시어, 먼저 제게 배불리 먹이시고
또 교우들과 함께 나누어 믿음을 확신하게 하신
그 은혜와 사랑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주님,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교우들을 정성껏 섬겨야 함에도 오히려
주님의 이름으로 분의 넘치는 섬김과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 외로이 돌아가셨는데
저는 이렇게 섬김을 받습니다.
주님! 주님을 팔아 은화 20냥 챙기고
그것으로 번민하는 가롯유다의 심정을 아십니까?
분에 넘치는 섬김을 다만 감사하는 것에서 끝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이 죄인의 심정을 아십니까?
살고 있는 것 하나로도 감사한 제게
너무 많은 것을 주신 것이 아닙니까?
제게 주신만큼 다른 이에게 주셨다면
그는 훨씬 더 훌륭한 주의 종이 되었을 것입니다.
주님! 간절히 원하옵건데
무엇보다도 겸손을 허락하옵소서.
저를 완전히 포기함으로써 감사할 수 있도록 하시옵고
주님 영광뒤로 물러설 수 있는 겸손으로 기뻐하게 하옵소서.
섬김과 대접을 받음으로가 아니라
섬기고 대접함으로 감사하게 하옵소서.
이것이 목회의 평생소원과 기도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 책은 목사님의 아버님이신 정원채 장로님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글을 편집을 하시어 책으로 발행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