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암'요실금

[푸른초장]

'사회적 암'요실금
숨기는 게 가장 큰 문제, 치료해야 그 고통 탈출 / 최영호기자 요실금, 초대받지 않은 생의 동반자다. 운동을 하거나 웃을 때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찔끔찔끔 샌다면. 중년 이후의 여성을 괴롭히는 가장 흔한 질병 가운데 하나다.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이다. 당장 생명을 위협하거나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지만 환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과 곤혹스러움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요실금은 특히 젊은 여성들에겐 수치심이나 자존심 상실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대인 기피증이나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요실금을 '사회적 암'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문제는 요실금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대부분이 병을 숨기려고만 한다는 데 있다. 요실금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거나, 단순한 노화현상으로 여겨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대한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는 5일까지 전국 13개 지역에서 요실금 강좌를 열고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여성의 41.1%가 요실금 증세를 호소했고, 30대 여성도 27.6%가 요실금 증세를 보였다. 남성도 6.4%에서 요실금이 있고, 60대 이후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요실금은 복압성(腹壓性) 요실금과 절박성(切迫性) 요실금으로 분류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과 재채기 등 배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방광 경부와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근육이 약해지면서 소변이 찔끔찔끔 나오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 성관계 도중 소변이 새기도 한다. 전체 요실금의 50~80%가 여기에 해당된다. 직접적인 원인은 골반근육이 약화되고 요도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분만으로 골반 근육이 늘어나면 수축하는 힘이 약해진다. 자연분만한 여성이 제왕절개를 통해 분만한여성보다 훨씬 요실금 증세를 많이 호소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절박성 요실금이란 소변을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흘러 나오는 증상이다. 소변을 보고 왔는 데도 금세 소변이 마렵기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 환자는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에 갈 정도로 소변을 자주 본다. 밤에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복압성 요실금의 30%에서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거나 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생긴다. 요실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은 아주 간단하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히 치료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요실금은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이나 골반근육 운동 등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요실금은 운동과 식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괄약근 운동으로 알려진 '케겔운동'이다. 운동 방법은 간단하다. 항문과 질을 조였다 풀어주면 된다. 먼저 숨을 들이마시면서 항문 근육을 5~10초간 서서히 수축시킨다. 이후 숨을 내쉬면서 수축된 근육을 서서히 풀어준다. 이러한 방법으로 10회씩, 하루 6차례 정도 해주면 골반 근육이 강화돼 요실금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 '방광훈련'도 도움이 된다.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점차적으로 배뇨 간격을 늘려가는 훈련법으로 절박성 요실금에 효과적이다. ▨도움말?정희창(영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박철희(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김덕윤(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권태균(경북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출처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