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상은 먼저 시간에 방송 분량이 많아 이번 시간에 합니다.)
공감5시 2017.8.10.
제목: 춘천물레자전거길10-인어상, 김유정문학비, 스카이워크
1. 지난 시간에 춘천물레자전거길 아홉 번째 시간으로 의암리에 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옷바위에 얽힌 농부와 산신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저도 나중에 산신이 되어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매력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어디가 나오나요?
우리 정은숙 아나운서는 동화책 많이 읽었나요? 그럼 인어얘기도 접해보셨지요? 지금 아이들도 좋아할 겁니다.
인어(人魚)는 어쩌면 사람의 우월성이 빚어낸 상상의 물체입니다. 동물과 인간을 일체시키고 싶고, 용궁에 대한 그리움을 뭍으로 가지고 온 것입니다. 그리고 물속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결합시킨 무한 상상의 결과물이지요.
춘천 공지천 설화 가운데 용왕의 아들이 강아지로 변해서 퇴계에게 3년간 글을 배운 장면도 나오는데요. 이런 모든 상상이 이야기로 탄생한 것입니다. 인어이야기는 동서를 막론하고 이미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이 중 인어공주이야기는 1836년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라는 동화에서 나온 얘기가 모든 사람의 상상과 꿈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참 재미있지요.
아마 덴마크의 코펜하겐 해안가에 있는 인어상을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인어상 못지않게 멋있는 인어상이 춘천 의암호 의암리에 있습니다.
이곳 인어상에는 자전거를 타는 분들은 꼭 달리던 자전거를 세우고 감상을 합니다. 정말 코펜하겐의 인어상과 춘천 의암리의 인어상 하고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쩌면 조각가의 느낌이겠지만, 동서의 미에 대한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말로 하기가 곤란합니다. 직접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다만, 다소곳한 느낌은 같이 보일 겁니다.
지금 이 시간에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운은 띄워야겠습니다. 춘천의 인어상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맞잡고 왼쪽 허리에 손을 댄 모습입니다. 참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코펜하겐의 인어상은 수영을 하다가 힘들어서 바위에 올라와 앉아 쉬며 있는 모습입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조각가의 생각이겠지요. 경직된 모습과 자유로운 모습의 차이 말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 의문이 드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인어상을 만든 사람이 누굴까요를 찾는 것입니다. 과연 1982년에 출간된 춘성의 맥이란 춘성군에서 낸 책의 내용을 따를까요? 아니면 2013년 인어상을 개작한 사건의 신문기사를 따를까요? 아마도 금방 결정은 못 하겠지요.
춘성의 맥에 의하면 1971년 6월 21일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만든 사람은 당시 춘천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민병두라는 미술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합니다. 그 학생의 다른 신상은 알 수가 없습니다. 1971년 이곳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 의암호반의 바위 위에 인어상을 완성하여 주위의 명성과 부러움을 독차지 하자, 그 학생은 이를 시기한 질투에서인지 인어상이 완성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죽음을 당하는 비운을 맞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의 작품이라면 미술가로서 촉망되는 학생이었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1982년에 춘성군에서 발간한 춘성의 맥이란 책에 이렇게 마지막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사랑과 염원 그리고 낭만으로 가득 찬 이 인어상에는 언제부터 인지 이 인어상에 입을 맞추면 모든 사람의 사랑에 대한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풍문이 있다. 그래서 많은 연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살며시 입맞춤을 나누는 풍경을 보기도 한다고 했다.” (춘성의 맥)
또 다음과 같은 신문기사도 전합니다.
“이 인어상은 1971년 6월에 춘천고 교사로 재직 중이던 이00(74세, 2016년) 춘천교대 명예교수와 제자들이 습작품으로 제작 하였다고 한다.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노후화되어 기존 인어상은 철거되었으며 춘천시의 지원으로 이00교수가 청동인어상으로 다시 제작하여 2013년 4월 4일 같은 장소에 설치되었다.”
2. 과연 이 인어상의 진짜 제작자는 누구일까요?
누군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요. 그러나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나중에 세월이 더 지나면 진짜 제작자가 밝혀지겠지요.
우리는 의암호와 잘 어우러진 상상의 세계에서 온 인어상을 감상하면서, 우리의 힘든 현실을 달래야 할 것입니다. 용궁은 우리의 또 다른 이상향이니까요?
3. 인어상을 지나면 또 어떤 장면을 볼 수 있나요?
이곳을 지나면 의암터널을 지나기 전에 호숫가로 큰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는 문(門)처럼 생겼다고 해서 문암(門岩)이라고 부릅니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드름산과 문바위가 서 있는데요. 이곳을 읊은 한시가 있습니다. 김영하 라는 사람이 쓴 시인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門岩形勝似金剛 문암의 경치가 금강산 같고
天府咽喉萬丈光 천부의 인후요 만장한 빛이로다.
知是三山今在此 삼산이 여기에 있음을 알겠네
虹橋人化羽衣裳 홍교에 사람은 신선의 옷을 입은 듯.
문암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금강산 같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시는 의암호가 생기기 전에 신연강이 흐르던 시절의 것입니다. 또 그 아름다움을 천연적으로 요새를 이룬 목구멍과 같고 만 길이나 뻗은 빛이라 했습니다. 신선이 사는 삼신산이고, 홍교라고 했던 무지개다리 위에 사람은 신선과 같다고 했으니, 작가 김영하는 이 경치에 완전히 빠져든 것이지요.
4. 문암을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문암을 지나면 산에서 떨러지는 돌을 막기 위해서 설치한 의암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자전거길은 터널 밖으로 설치했습니다. 약간의 언덕길인데요. 그 터널을 지나면 김유정의 문인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펜촉 모양으로 하얀 색 시멘트로 조각하여 세워진 문인비입니다. 가던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비는 1968년 5월 29일 김유정기념사업회에서 세운 것입니다. 글씨도 꽤 매력적이고, 비의 모양도 세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 옆으로 수풀이 이루어져 있는데, 그사이로 비추는 호수의 모습도 일품입니다. 옆에는 행인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의자도 만들어 놓았는데요. 그 의자에 앉아 김유정의 시골스런 작품들을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마도 점순이를 부르면 히죽 웃으면서 금방 달려올 것 같은 느낌이지요.
또 문인비 옆에는 작은 대리석에 김유정의 종친들이 세운 행장비가 있습니다. “청풍김공유정선생행장비”라 한자로 써 있습니다. 그 뒤에는 청풍김씨 가문의 내력과 김유정의 일생이 적혀 있습니다.
5. 춘천에서 김유정은 참 의미 있는 사람이지요. 춘천물레자전거길이 재미있는 이유가 또 있었군요?
자전거를 타고 막 달리는 것도 바람을 가르며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지요. 그렇지만 내가 가는 길목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를 보는 것도 의미가 새롭습니다. 조상들의 발자취이고 우리의 역사이니까요.
김유정문인비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춘천에서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둘 중 첫 번째로 만든 의암호스카이워크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의암호스카이워크 옆으로 자전거길이 나 있습니다.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자전거주차장도 있고요. 유리 위로 사람이 걸을 수 있게 해 놨는데요.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소양강스카이워크보다 규모는 작은데요. 나름대로 운치는 좋습니다. 호수 위에 붕 뜬 기분을 맛볼 수 있고요. 약간의 스릴도 있지요. 그곳 중앙에 가면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각 도시까지의 거리를 기록해 두었습니다. 의암호스카이워크가 출발점이 되어서 우리나라의 주요도시와 세계의 주요도시까지 이어 걸어갈 수 있는 꿈을 담은 것입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매일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