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석산장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는것이 급선무다. 먼저도착한 명복학형이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다. 베낭에서 버너도 꺼내고, 코펠도 꺼내고 준비를 하는데, 길선학형이 준비해온 비싼 휘발유 버너에 불이 붙지 않는다. 어쩌겠는가 ? 옆자리 산객에게 부탁하여 깨스버너를 빌려서 2 kg 이나 되는 삼겹살을 굽고 산장에서 구입한 햇반으로 저녁을 먹었다. 허기진 배에 삼겹살은 정말 환상이다.
우리는 든든하게 속을 채웠으나 호프리 형님이 음식을 전혀 드시지못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다. 아침에 드신 된장찌게가 말썽을 부려 그렇단다. 겨우 맥주 한캔과 음료수로 달래셨다.
저녁 8시가 안되서 산장에서 모포를 지급받아 3 층방을 배정받아 잠자리에 들었다. 모포 한장은 깔고 한장은 덮는 쪽잠이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어제 못잔 잠때문에 눞자마자 잠이들었다. 다행이 우리가 잠든 칸막이 방에는 코고는 사람이 없어 수면 방해는 안받고 푹 잤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만 겨우하고 어제처럼 버너를 빌릴려니 산꾼들이 제 갈길이 바쁜것 같아서 말도 못붙혀 보고 아침이랄것도 없이 어제 먹다남은 행동식 찹쌀떡 한개와 초코파이로 대신하고 천왕봉으로 향했다. 아침 6 시 출발이다.
촛대봉(1.704 m), 삼신봉(1.660 m) 그리고 장터목 대피소가 굽어 보이는 연하봉(1.667 m)를 거처 장터목 산장에 도착했다.
장터목이라는 명칭은 말 그데로 산청사람들과 함양사람들이 이고개에서 물물교환하며 장이서던 장소이다. 그런 연유로 장터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지리산에 목이라는 이름이 세개가 있는데, 노루목. 치밭목. 장터목이 그것이고 그중에 장터목(1.653 m)이 제일 높은곳에 위치하고 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쉴참에 먹을것도 마땅찮고 그냥 천왕봉에 올랐다가 중산리로 하산해야 겠다고 생각하는데, 뜻밖에 호프리 형님이 캔커피를 들고 와 하나씩 권한다. 횡재다...오아시스를 만난듯 단숨에 들이키고 나니 갈증이 가시는건 물론이고 새로운 힘이 돋는다.
재석봉에 올라 전망대에서 돌아보니 거처온 능선의 봉우리들이 아름답다. 경관을 즐기는것도 잠깐이다. 안개가 올라와서 시야를 가린다. 고사목으로도 유명한 재석봉을 출발하여 통천문에 이르렀다.
통천문(1.814 m)은 바위문으로 이 바위문은 부정한 사람은 물론이고 신선도 부정을 저질렀다면 오를수 없다는 문이다. 이제, 바위와 돌이 뒤얽힌듯한 천왕봉(1.915 m)까지는 500 m 만 남았다. 안개가 바람결에 따라 오르면서 산야를 뒤덮었다가 다시 벗겨지는 경관을 즐기면서 일로 천왕봉에 올랐다.
천왕봉에 도착하니 하늘은 맑으나 안개가 올라와 산야를 가리고 있으니 주변은 물론이고 원경도 즐길수가 없는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재석봉에서 미리 조망을 했던게 다행이다 싶다.
이제 천왕봉 표지석,뒷켠에 "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 를 품은 인증샷을 담아야 하는데 워낙 등산객이 많다보니 한줄로 쭈욱 늘어서 순서를 기다린다. 눈치빠른 명복학형이 먼저 줄을 서고있는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않고 인증샷으로 천왕봉의 정기를 담았다.
안개속에 희끗 희끗 보이는 지리산 종주, 거처온길의 원경의 봉우리들과 능선의 마루금을 그려보면서 종주에 성공했다는 감회에 젖었다.
지리산의 다음산행은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경사가 심한 하동바위를 경유하는 코스를 피해 백무동-가네소폭포-세석산장-연하봉-장터목-치밭봉-유평에서 대원사로 향하는 코스로 산행하리라 머리속에 그리면서 대원사쪽 이정표를 담아 중산리로 하산 하였다. 개선문 바위에서 인증샷도 담으면서 여유로운 하신길이 되었다.
법계사가 있는 로타리 대피소에 도착하여 식수도 채우고 하산하였는데, 하산길이 사믓 낮설기만하다. 없던 출렁다리도 두개씩이나 나오고 계곡에 흐르는 물의 수량도 많아 보인다. 망바위도 칼바위도 아니보이고 한참을 내려오니 이정표에 법계리도 나오고 경상남도 자연학습원이 나온다. 아뿔사~~! 로타리 대피소에서 첫번째 오른쪽 길로 하산해야 하는걸 무심코 왼쪽길로 하산 하였으니 낭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쩔수 없이 계속 하산하여 법계사 입구까지 내려와 이곳에서 중산리행 뻐스를 이용해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하여 지리산 종주산행을 종료했다.
오늘 2 일째 산행거리는 12.9 km이고 소요시간은 7 시간으로 1 무 1 박(세석산장) 3 일의 대종주를 마감했다 (終)
함게하여주신 호프리,이범욱형님과 어두비,길선학형.명복학형께 감사드리고 3 일동안 고락을 같이 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심에 행복하고 아름다운 산행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드립니다. ^ ^ ♡ Thank You So Much...........
♣ 2 0 1 5. 4. 3 0.(목요일)~ 5. 2.(토요일) 산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