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생각의 반전
강동수(시인·사진작가)
밤새워 달려온 조간신문을 읽는 아침. 밤새 일어난 사건사고들이 커다란 활자가 되어 오늘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아침부터 정치 소식이나 사건사고보다 읽어서 즐겁고 행복한 소식만을 신문1면에 게재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한 적이 있는데 오늘도 어지러운 정치인의 소식과 함께 어느 가수의 자살소동까지 별로 유쾌하지 않은 소식이 큰 활자가 되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OECD국가 중 자살률이 1위에 올라있다는 명예롭지 못한 기록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말에서 ‘자살’은 반대로 읽으면 ‘살자’ 라는 정반대의 의미가 된다. 다르게 생각하면 좋아지는 것이 어찌 자살이라는 단어뿐이랴.
나는 시를 쓰는 시인이 되기 전에 사진을 먼저 시작하여 지금은 30여 년을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을 찍으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훈련되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시를 쓸 때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물을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시 창작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과 시뿐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은 지금껏 바라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으로 창작을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 아니어도 사진촬영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폰으로 쉽게 사진을 찍는 시대여서 셀카라는 신종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리들은 날마다 사진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사진을 찍는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은 사진을 찍히는 대상자가 햇빛을 보고 있고 찍는 사람이 해를 등지고 찍어야 잘 나온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사진 인화를 위해 오시는 분들을 보면 그러한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을 사진용어로는 순광純光촬영이라고 하는데 무난한 사진은 될 수 있어도 뛰어난 작품사진이 되기에는 부족한 촬영법이다. 뛰어난 작품사진은 대부분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이러한 촬영법은 역광逆光촬영법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해를 보면서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인데 이렇게 촬영된 사진은 디테일이 살아서 주제를 뚜렷하게 살려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가을 들녘에 무리지어 있는 억새들을 순광보다 역광에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보이는 경우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지도 못한 어려운 일들이 닥쳐올 때 가끔 생각을 뒤집어 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생각의 반전들이 모여서 훈련되어지면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상대방을 대할 때도 그 사람의 단점보다 장점을 바라보면 상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해 나가리라 생각한다.
황제가 되어 천하를 호령했던 나폴레옹도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까?” 라는 질문에 “내 생애 행복한 날은 고작 6일밖에 없었다”라고 고백했다고 한다. 하지만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켈러는 “내 인생에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라고 했다. 생각의 차이가 이렇게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의 뇌는 머릿속에 새로운 습관의 경로를 만드는 데는 21일이 걸리고 그것이 생활에 일상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데는 63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행복을 위한 노력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상상 속에 생각의 반전도 함께 키우는 연습을 하면 행복이 찾아오는 또 하나의 길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시를 창작하는 과정도…….
강동수
2008년 《시와산문》으로 등단. 시집으로 『누란으로 가는 길』이 있음. kds1074@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