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의 기적, 광명동굴을 가다.
4월 29일 일요모임(이상호 장 옥 정운종 최귀조)은 언젠가 한 번은 가봐야겠다고 벼르던 광명동굴을 찾아 하루를 즐겼다. 오전 10시 종로3가를 출발해 광명동굴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길을 택해 동굴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단돈 1500원(경로우대, 일반 인 6000원)의 관람료로 즐긴 동굴속 유람 길은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일제 강점기엔 수탈의 현장
이 동굴은 1903년 5월 2일 가학리에 설립된 ‘시흥광산’자리 로 1912년 아이다 쿠이치로라는 일본인의 이름으로 운영될 당시엔 500여명의 광부가 근무 했다고 한다. 대부분 징용과 생계를 위해 온 광부들이 많았으며 일제강점기부터 채굴된 광물들은 일본으로 보내져 해방 전까지 엄청난 양의 광물이 수탈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1950년을 기준으로 동굴 내 광물의 총 매장량은 1만 9천톤으로 추정되며 당시 석탄 공사 자료에 따르면 1955년부터 폐광된 1972년까지 52kg의 황금을 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쉬기도 힘든 지하 275미터의 갱도에서 노다지를 꿈꿨던 광부들의 삶, 이곳에서 채굴된 광물들이 일본으로 보내져 태평양전쟁의 무기가 되었다는 뼈아픈 역사의 현장을 걷는 기분은 유쾌함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새우젓 창고가 동굴 테마파크로
아트프로젝트 공간에 와인레스토랑까지
총길이 7.8Km인 이 광명동굴은 2011년 광명시가 당시 새우젓 저장고로 사용했던 폐광을 매입하여 수도권 유일의 동굴 테마파크로 변신시킨 곳으로 한국 100대 대표 관광지의 하나로 손꼽힌다.
초입에 자리한 아트프로젝트 공간에선 LED 조명과 뉴미디어 기법을 이용한 각종 빛의 작품과 빛의 생명체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동굴지하호수와 동굴 수족관이 신비롭고 웅장한 소리를 내뿜는 장엄한 황금폭포, 동굴 속 천연식물원도 장관이다. 황금광산의 역사를 담은 40여 미터의 황금 길, 자신과 가족의 소망을 적어 1년간 걸어두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소망의 벽’ 엔 번쩍이는 각양각색의 황금패가 눈길을 끌고 와인동굴 와인레스토랑 간판에다 가족 모임이나 연인, 단체모임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형 형 색색의 불빛이 황홀감을 더해 주는 동굴 안은 한여름 피서지로도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든다. 하루 종일 야외 나들이로 앤돌핀을 키우고 광장시장에 들러 맛깔스런 순대 머리고기와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푸니 신선 노름이 따로 없다.
(교통편 : 지하철 7호선 철산 역에서 17번 버스를 타거나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KTX를 이용해 광명 역까지 가서 17번 노선버스 이용) 글 정운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