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조의 내화구조 인정으로 다층목구조건축 시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 성공의 키는 여전히 60평 이하 단독 목조주택이 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60평 이하 단독주택은 현행법상 시공감리 등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실시공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 시장에서 목조주택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경우 다층목구조건축 시장 또한 시작도 못해보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정부의 단지형 단독주택 확대공급 계획에 따라 앞으로 관련시장에서 상당한 목조주택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교부의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총 770만 호의 주택 공급을 목표로, 이들 신축주택에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비율을 올해부터 오는 2009년까지는 7대3,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6대4,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5대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연 30만호의 신축주택이 지어질 경우 이중 단독주택 비율이 9만호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건교부는 2020년까지 연평균 약 38만5000호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때문에 목조주택 업계에서 내화구조 인정 등에 들떠 다층목구조건축에만 치중할 경우, 외형만 키울 뿐 정작 큰 시장을 놓치는 우를 범할지도 모른다는 목소리다.
목조건축의 단독주택 시장 확대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오는 2007년 분양 예정인 동백 단독주택 단지 컨소시엄에 참가한 다섯 개 업체 중 목조주택 시공회사가 원현주택 쎄쩌코리아 팀버하우스 등 세 개 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월께 본격적인 착공 예정인 동백 단지는 50~60평대 126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평당 분양가는 대략 1400~1600만원으로, 6억원에서 10억원 대를 호가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평당 건축비는 450~48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동백단지의 경우 1차 사업자의 사업포기 등의 이유를 들어 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목조주택이 일정부분 선전을 거둘 경우 동탄이나 판교신도시 등의 파급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단독주택 단지의 규모가 3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현재 1년에 지어지고 있는 목조주택 수와 같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한국 토지공사는 대규모 택지지구에서 블록형 전원주택용지 및 단독주택 용지를 대거 공급할 예정이다.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은 기존의 전원주택과 달리 학교 병원 등 기반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고급 주택단지라는 잇점으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올해 계획된 수도권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용지는 구리 토평, 용인 동백, 김포 장기, 하남 풍산, 남양주 진접지구 등이다. 용인 동백지구는 오는 6월 200필지 1만3915평, 김포 장기는 8월 1만5792평, 9월에는 하남 풍산지구에서 28개 필지 2104평이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또 블록형 전원주택 단지도 용인 동백지구를 비롯해 파주 교화와 시흥 능곡지구에서 각각 2필지씩 총 2만4000여 평이 공급된다. 블록형 전원주택용지는 일반분양과 달리 건설업체가 1차 분양을 받은 뒤 전원주택을 지어 일반에 분양하는 시스템.
아울러 대한주택공사 또한 올해 단독주택용지 10개 지구 1273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도로 교통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게 특징이다. 필지당 규모는 평균 60~80평 정도며 연면적 40%까지 상가도 지을 수 있다.
눈여겨볼 단지로는 오는 9월 130개 단독주택지가 선보이는 일산2지구와 송도신도시 배후단지로 지목받고 있는 인천 논현지구로 6월에 602개가 공급된다. 또 화성 태안에서도 오는 6월 30필지가 공급된다.
<표 참조>
그러나 이같은 단독주택 시장의 급속한 팽창 흐름에 대한 목조주택 업계의 준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때문에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현재 무분별하게 지어지고 있는 60평 이하 목조주택의 품질보증 시스템 구축이란 지적이다.
이는 현행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협회나 업계 차원의 자율적 인증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서는 표준설계도 상세도 시방서 감리리스트 등의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목조건축협회(회장 이정복)는 ‘목조건축물 설계/감리매뉴얼개발 연구계획(안)’을 마련하고 산림청에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목건협의 한 관계자는 “매뉴얼이 개발되고 건교부의 목구조 설계기준이 고시되면 감리의 길이 열리게 된다”며 “지금도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부실시공 접수를 받고 있어 이를 확대하면 품질인증의 길도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매뉴얼이 개발된다고 해도 소비자에 대한 홍보 없이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다. 60평 이하의 경우 법적 제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목조주택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공개해 부실 시공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일반 소비자의 경우 잘못 지어지고 있는 목조주택에 대한 변별능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
또 성급한 인증제 도입은 자칫 인증자의 개인적 주관이나 이권 등이 개입될 수 있어, 제도 도입 전에 객관적 자료 구축과 함께 인증자의 기술수준 평준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주)스튜가 김갑봉 공동대표는 “처음부터 인증만 가지고 가면 불신을 살 수 있다”며 “현재의 부실시공 실상이나 목조주택을 제대로 짓는 방법, 체크리스트 등을 과감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회는 오고 있지만 그 기회를 맞이할 준비가 안돼 있다”며 “내부에서 싸울 게 아니라 서로 협력해서 노하우를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화 컨소시엄이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