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글러브를 보낼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분의 오래된 글러브인지라
사실 수리가 아닌 글러브를 새로 만드는 작업의 세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답니다.
처음에는 글러브를 그냥 해체해서 크리닝으로 닦아 내려고 쉽게 생각을 했는데..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눈물을 흘리며 끈을 풀고 내피에 컴파운드를 제거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이왕하는것 더 깨끗하게 빨아보자는 맘으로 글러브를 정수기에서
받은 미지근한 물로 세척을 깨끗하게 하였답니다.
일반 물로도 가능은 하지만 아무래도 수돗물 성분은 나중에 하얀색의 자국이 남기에
(물론 오일링을 거치면 거의 표시가 나지 않기는 합니다.) 지극 정성으로 정수기
물로만 세척을 세차례 하였네요..
일단 사진을 보시면서 설명을 드릴께요..
글러브가 딱 반접힌 상태로 도착하였습니다.. T.T
엄지쪽에서 보시면 꽤 괜찮아 보이죠..ㅎ
점점 각도가 돌아가면 딱지로 변합니다.. T,T
내피는 경화가 되어서 가뭄의 논두렁처럼 갈라져 있답니다..
끈을 다시 사용할 예정으로 하나도 끊지 않고 다 풀었습니다...
앞으로 사용할지는 풀다가 안된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웹도 컴파운드같은 것이 들어 붙어서 떨어지지가 않아서
결정적으로 세척을 하게 되는 원인 제공을 하네요..
포구면쪽은 더 심하답니다.. 가죽이 뒤벼져서 배를 보입니다.
포구면 가죽은 컴파운드가 올라오고 오일등으로 표면으로 보시면 잘 모르시겠지만
끈적거린답니다.
바닥과 바닥사이의 검같은 컴파운드..ㅎ
컴파운드라 말하고 젤리라고 부른다..^^
펠트도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 힘든 최고급 재생품 같네요..
처음에는 이렇게 크렌징 크림으로 계속 딱았답니다.. 그런데..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한시간 만에 포기하고 빨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물형부와 물세척에 대한 안좋은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기에
잘 하지 않는데 거의 7~8년 만에 다시 해보네요...
닦아도 닦아도 끝없는 작업 이제 포기하고 물로 세척을 합니다..
세제를 넣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너무 힘들것 같아서 포기하고
순수한 물로만 세척을 해보려 합니다...
어랏 물로 세척하고 4일을 꼬박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렸는데..
힘 받네요.. 일렉션을 합니다..^^
조금 깨끗해 졌나요? 사실 안쪽에 손때와 컴파운드 올라온것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더러웠답니다.. 지금도 땀냄새가 다 빠지지 않고 있답니다..
펠트도 세척을 했는데.. 아무래도 재 사용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핸즈크림으로 글러브 전체에 유분과 수분을 채워 주고 찍은 사진입니다.
그래도 아직 힘이 살아있네요.. 그놈.. 숫놈임에 틀림없습니다..
자 이제는 더 튼튼하게 갑옷을 입혀 줍니다..
손바닥 내피는 사슴가죽으로 되어 있는데(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얇고 세월의
흔적이 너무 심해서 보강을 하고 아래쪽가죽은 아무래도 세척 등으로 유분등을 다
뺏겨서 조금만 공 받으면 또 접힐것 같아서 보강 가죽을 대어 보았답니다..
웹쪽으로 따라가면서 봉제까지 하고 접착은 고무풀(본드 아님) 로 마감을 해서
일부러 잡아 때지 않는 다음에는 지들끼리 잘 붙어 있는답니다..
더 힘이 세어졌어요..^^
팰트도 곰팡이 냄새 안나는 새 울 팰트로 갈아입고
엄지 팰트도 새것으로 뼈다귀 맞추고..
새끼쪽 팰트도 엄지에 뒤질소냐.. 나도 새뼈로 갈아입고..
웹과 연결 되는 부분에 가죽 보강제 스칼빙 해둔것으로 봉제로 잘 붙여 놓았답니다.
컴파운드로 내피와 포구면의 합방을 서둘러 봅니다..^^
끈 끼우는 과정은 사진을 못찍었네요.. 그냥 평이한 작업이니 완성 사진만 봐주세요..
그냥 돌덩이는 아니지만 새글러브 못지 않는 포스를 자랑합니다..
누가 반접힌 글러브라고 말하겠습니까.. 핸즈 크림으로 향기도 잡고 유분도 천천히 줄려고
몇차례 발라 주는데.. 사진은 두번 발라준 사진이랍니다..
이제 오일링을 할까.. 아니면 핸즈크림으로 그냥 마무리를 할까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오일링보다는 핸즈 크림 쪽으로 기울것 같네요.. 반복 작업을 해야 하지만
천천히 슬로우 슬로우 하는게 더 좋을 듯 해서요..^^
사실 이런 작업이 저희 같이 야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참 부담스러운 작업이랍니다.
다들 이런 글러브를 가지고 계시면 잊지 못할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계실 듯 한데요...
그렇다고 몇주씩 걸리는 작업을 하기 위해 공간 및 시간을 할애하기가 참 애매할 때가
많답니다.. 글러브 길들이기를 업으로 하시는 분도 계실것이고 아니신 분도 계실것이지만
저희 세인트볼파크 같은 경우에는 이런 작업의 문의가 들어오면 정중하게 거절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것이랍니다. 이유는 저희 가게에 물질적 경제적인 피해가
온다는 것이랍니다.
그럼에도 이런 작업을 하면서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관심을 가지시고 약간의 재료만
준비되어 있다면 본인이 직접 하실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려 드리며 또 이분의 경우 미국에
계시는 관계로 또 저희 글러브의 미국 진출을 도와 주시는 분이신 관계로 특별히 제가
직접 애정을 가지고 해드렸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긴글 사진 보신다고 고생하셨구요..
직접 해보시면 별로 어렵지 않답니다.. (사마귀 유치원 버젼 아닙니다 ㅎ)
사랑이 가득하면 다 극복될 수 있는 그런 작업입니다.
감사합니다.^^
세인트볼파크 성태호 올림
첫댓글 아일렛(?)이 박힌 글러브면 정말 오래된 글러브...경화 많이 진행되서 가죽 껍떼기 막 벗겨지고 그랬을 것 같은데...고생 많이 하셨네요. 작업과정 보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전에 열정과 혼이 담겨있다고 여겼던, 사회인야구 입문글러브라는 사연이 있는 대만산글러브 큰 비용 들여 복원 맡긴적이 있는데 받고나서 새 글러브로 부활한 것 같아 너무 행복했지만 한달채 쓰지 못하고 이전의 참담한 상태로 되돌아가는걸 겪고 나서 원판불변의 법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조물주가 아닌 이상 그어떤 방법으로도 원자재의 성능을 뛰어넘는 글러브를 만들어낼 수는 없겠죠. 낭만과 추억을 위해 결국 헛돈을 썼다는 결론이...ㅠㅠ
오래된 글러브의 경우 손바닥 등의 보강재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거나 가죽을 얇게 덧대기 하지 않고 물빨래?를 하면 처음에는 상태를 유지하는 듯 하나 말씀하신데로 원판 불변의 법칙이 바로 적용이 되겠죠.. 길이 다 들고 허물거리는 글러브를 물로 유분과 때를 조금 빼았는다고 새것으로 돌아가리라고 생각은 안하셨겠죠.. 하지만 손바닥에 보강재를 대고 팰트 등을 바꿔 주시면 아무래도 새글러브 처럼은 안되겟지만 오랫동안 사용은 가능하실것으로 보이며 위의 사진의 글러브는 대략 3년 은 마구 굴려도 괜찮을 퀄리티를 가지고 있고 무너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예 맞습니다. 제 경우에는 손바닥에 보강재 대지 않고 팰트도 있던 그대로인 상태에서 끈피 교체 및 컴파운드만 새로 발랐기 때문에 복원이라고는 할 수 없겠네요.
으익 지금 봤습니다 전화드릴께요 너무 송구해서 으익 근데 너무 좋아요
길 다시 들이셔야 할 거예요.. 아마도 처음 보다는 못하지만 지금은 공을 뱉어 낸답니다.^^
헐 엄청 고생하셨네요... 에전에는 몰랐지만 저도 살짝 따라해보니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든다는걸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