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6. 金 상판리에서 올라 거닐어 본 명지산 ]
주 지맥은 남향으로 꺽어 연인산(전패봉)으로 치닫아 내려가고 명지3봉에서 다른 한줄기는 북동향으로 틀어올려 명지산을 일구었다. 그러면서 경기 제1의 화악산과 마주보며 산세를 서로 가늠해보는 고산이다. 2. 금일 산행코스 ⇒명지폭포⇒승천사⇒익근리 버스정류소(약12km) <▼ 구글어쓰에 의한 산행궤적>
3. 대중교통 검토
나. 익근리 주차장이나 백둔리를 들머리로 선택할 시
4. 산행 일지 그래서 며칠 연휴를 끼고 휴가를 잡았습니다. 나들이나 다녀올 까 마음먹고 있었지요.
근데 춘천에서 공부하고 있는 막내아이가 집에 올라와서 휴일 좀 쉬고 가겠다고 연락이 오는군요. 부모마음은 모두 이런 건가 봅니다. 결국 오늘 나홀로 명지산에 올랐다가 오는 계획이나 그려봅니다. 작년에는 딸아이 결혼 시키고 나서 그 다음 날 이 즈음에 명지산을 찾았었지요. 여름산행지로는 숲이 하늘을 가려서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그러나 오늘 새벽부터 웬 폭우가 이리도 쏟아지는지요. 그래도 나는 배낭을 꾸렸습니다. 비오는 날 비 맞으며 멍청히 하는 산행도 나쁠 것은 없었구요. 오히려 요즘처럼 폭염으로 난리치는 때는 날씨 맞 받아치는 산행도 해볼 만 할거란 생각이였지요.
새벽에 오늘도 상봉터미널로 이동을 해서 현리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금요일이라 그런가 아침 승객이 나혼자이니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갑니다.
나이가 나랑 동갑이시네요. 고향이 강원도 양구 분이시구요. 대형버스를 약35년간 운전을 하셨다고 하십니다. 지금 움직이는 이 노선은 아마 20년 이상 하신 것 같습니다.
중간에 내촌마을로 지나가는데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버스를 세워놓고 옥수수 찐 것과 박카스음료수를 몇 개 버스위로 올려 보내며 인사를 나누구요. 요즘 세상에도 이렇게 음식을 나누어 먹고 사는 인정이 살아 숨쉬는 따스한 삶의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모두 운전사와 승객으로 만나 서로 알고 지내는 가슴 찡한 감동의 이야기들이였습니다. 승객이 버스 타고 가다가 급히 화장실을 찾아서 힘들었었던 일들... 어린 여중학생이 결혼해서 아이들과 함께 오르면서 운전사 아저씨를 알아보고 맨 날 이 버스 올라타고 등교했었던 누구 누구 라고 하던 일들을 이야기 나누었었습니다. 이제 현리 방면 산행시에는 이 분 버스에 올라타면 심심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현리터미널에 8시20분에 도착을 합니다. 서로 좋은 인연 이어 갈겁니다. 서로 수고의 인사를 하고 갈길을 가야지요.
비가 또 한차례 내리쳐서 비를 피했다가는 8시50분에 출발하는 군내버스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이 버스는 운악산 입구를 지나서 꽃마을을 경유했다간 다시 회차하여 상판리 마을 종점에 나를 내려줍니다.
9시20분입니다. 약30분 걸렸군요. 스패츠를 착용하고 우비를 꺼내서 배낭옆에 매달고 준비를 마침니다. 요즘 휴가철이라 이곳 상판리 마을로 들어오는 도로변에도 많은 피서인파들이 보이더군요.
상판리 버스종점에서 바로 위 편으로 오르면 좌측으로 멋진 노송 한 그루가 있지요.
자 오늘 또 숲에 잠입을 해 볼까요 멀리 귀목고개 쪽을 올려다보니 아~ 다시 구름이 내리 깔리는 모습입니다. 비가 다시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지요. 양쪽 스틱으로 균형을 잡으면 건너뛰면서 계류들을 지나칩니다.
미끌 미끌한 등산로 바닥의 너덜들을 밟으며 얼마간 오르다 보니 복더위 날의 여름 날씨가 맞군요. 주룩 주룩 흘러내리는 땀과 살짝 뿌리고 있는 빗물과 함께 온몸은 물컹 물컹 젖어들었습니다. 약 20여분 진행하니 키가 큰 전나무가 군락으로 자라는 숲길을 통과하구요. 이대로 어찔 어찔 뒤로 누워 잠시 쉬어가고 싶은 생각도 들구요.
원목계단으로 잘 정비된 다리를 두 곳 정도 계곡을 가로 질너 지나갑니다. 계곡의 물 흐름 소리가 하도 거세서 숲을 살펴보니 푸릇한 녹음이 짙은 식생이 보입니다. 아직 꽃을 피우지는 않고 무성한 모습으로 내 시야에 잡힙니다.
하얗게 꽃을 피우면 지나가던 산객들 발목 좀 붙잡히지요.
오늘 들꽃들과 여러 식생들은 날씨 탓으로 인사 나누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카메라로 멋지고 예쁜 모습은 못 찍어 주겠지만 만나는 틈틈이 눈인사는 하고 지나가려 합니다.
빗줄기가 거세지 않고 시원하게 얼굴을 스칠 때 속력을 내서 산을 오르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 나는 속도를 올려봅니다 가끔 도심에서 펼친 우산 속에서 맞닥 드려보는 소낙비 내림 소리는 참으로 운치 있는 소리라고 좋아라 했었는데... 운치는커녕 덜컹 겁이 나기 시작합니다. 간간이 멀리서 들려오는 작은 천둥소리도 귓전을 곤두세우게 하구요.
배낭을 내려서 카메라를 집어넣고 손바닥에 쥘 수 있는 소형 뚝딱이를 허리 색에 집어넣습니다. 우비를 고쳐 입고 배낭을 몸에 맞게 허리띠를 챙기고는 뚜벅뚜벅 걸어 오르고 나니 귀목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사거리지요. 시각은 10시27분입니다. 약 한시간 걸렸습니다.
아무리 비가 내리어도 몸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서는 평시 산행보다 더 먹거리를 챙겨야 합니다. 귀찮다고 아니 먹으면 오늘 같이 비를 않고 젖은 몸으로 산길을 올려치기는 힘들지요. 축축 몸이 늘어지기만 해서...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꺽어 경사가 급하고 고도가 높아 집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부는 능선 길은 오히려 시원스레 편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천둥과 벼락치는 소리는 좀 귀에 거슬리구요. 변덕스런 날씨는 이삼십초 사이로 안개 속 이였다가는 다시 비를 뿌리구요.
원목을 잘라 만든 통나무 뉘인 계단이 나옵니다. 이 계단은 참 오르기가 거북하더군요. 오늘 같은 날은 미끌하기가 더하고 발바닥 용천혈에 와 닿는데 얼마나 콕 눌리는지 느낌도 좋지 않습니다.
약30여분 고도를 200여 미터 치고 올랐더니 첫번째 능선이정표식이 나옵니다. 고도가 약900미터지점입니다. 이정표식 앞에 그냥 주저앉아서 잠시 숨 호흡을 가지런히 고르고요. 다시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서서히 고산의 식생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카메라에 담질 못하겠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눈으로만 인사를 하고 지나치려니 마음에 내키지 않는 걸음걸이가 되구요
윗 편으로 계속 진행을 합니다. 한번 와장창 쏟아지면 좋겠는데 한번 휘이익~ 바람불어 몰려왔다간 안개 몰고 지나가고 또 다시 휘몰아치구요. 바위 암릉으로 난 길이 조금 가파른 지역도 있었네요. 이 길을 몇 번 지나 갔었는데 처음지나치는 길같아 보입니다. 곳곳 바위틈에 금마타리도 결실을 맺은 모습으로 인사를 해줍니다.
이번엔 능선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이정표식이 나타나는군요, 11시30분을 지납니다. 능선은 분홍빛깔로 넘실대고 흔들리는 춤을 추는 듯한 큰세잎쥐손이가 살아가는 고산지역으로 변합니다. 고도가 1000미터가 넘었군요. 기름나물도 하얗게 세수를 막 마치고 해맑게 웃고 있는데 카메라 꺼내서 담아주지도 못하는 내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바위 벽에는 바위떡풀이 금방 내린 빗물을 머금고 아주 생기있는 발랄한 모습입니다 이제 능선 위 편에 원목 등산로에 도착을 합니다. 이곳에서 잠시 비가 멈추어 주었고 바람만 쌩쌩하게 불어 주는군요. 카메라를 원목 손잡이 난간에 올려놓고 셀카를 한번 찍어 봅니다 고도를 한번 더 높여주니 연인산 명지3봉 아래에 있는 이정표식이 자리한 지역에 도착을 합니다. 이곳 이정목에 명지3봉이라고 표식되어 있고요. 119 현위치 안내판에는 봉정산이라 적혀 있군요 내리던 비가 이슬비로 바뀌었구요. 바람이 심하게 불어옵니다. 윗 편에 바위 너럭이 있는 곳이 실질적인 명지3봉의 정상입니다. 사방이 알아볼 수 없는 망망대해입니다. 간간히 바람소리가 들리구요. 안개가 휘몰아쳐 오는군요. 이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우의를 벗어서 다시 접어 놓구요. 긴 숨호흡을 해봅니다 시각은 11시57분이 됩니다. 상판리 입구 버스정류소에서 시작하여 2시간30분 정도 걸렸네요.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니 온 몸이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손가락도 목욕탕에서 불린 것 같이 하얗게 불었는데 한여름에 손가락 곱은 것을 느끼게 되니 참 이상 날씨지요 <내가 왕이로소이다>
망망대해에서 너무 지체하면 아니 될 것 같아 다시 주섬 주섬 배낭을 꾸리고는 명지2봉을 향해서 거닐어 갑니다. 다행으로 빗줄기는 멎었습니다.
아예 내얼굴을 마주치려 하질 않습니다.
그까짓 빗줄기 아무리 거세어도 눈인사 정도는 확실히 해주었어야 하는데.... 상처받은 꽃이파리 들을 이리저리 어루만져주고는 길을 떠납니다. 빗줄기가 잠시 주춤한 사이를 틈타서 빠르게 속도를 내어 진행했습니다. 시각은 13:08분이구요 2봉 정상에서 조금 벗어난 지역으로 이동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재회의 자리를 접으면서 산길을 재촉합니다. 등산하기 참 편한 길이 되었습니다 명지산 능선 등로는 다시 빗줄기가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질퍽한 산길을 거닐게 됩니다. 참배암차즈기가 노란빛으로 숲 그늘에서 인사를 합니다. 비가 아니 내리면 꽃잎만 한 커다란 벌들이 작은 꽃잎 속으로 몸뚱아리를 짚어 넣고 그러던 들꽃입니다.
바짓가랭이를 타고 내린 빗물이 스패츠를 착용했지만 몸 속으로 흘러내립니다. 등로 바닥도 아주 미끄러워 조심하며 산을 오릅니다. 정상이 가까이 오를수록 빗줄기는 가늘어지는 대신 바람이 많이 일고 있군요. 정상 이정목이 보입니다. 날씨가 아니 좋아서 한 분도 아니 보입니다. 하얀 안개 속에서 우의 단추를 풀어 헤치고 불어 치는 바람을 가슴으로 맞아봅니다. 이제 오후16시10분 용수동에서 발차하는 버스를 타려면 지금부터 하산을 바로 서둘러야 합니다. 오늘 처음 만나는 산객이라 반갑군요. 인사를 나누고는 계속 하산을 합니다. 산 속에서는 여름날 날씨가 내 경험상으로 보면 거의 이렇더군요. 특히 능선을 거니는 산행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치다가는 햇살이 쨍하고 나고... 그래도 쭈그려 앉아서 인사를 확실하게 나눠봅니다. 당분취도 줄기에 분명하게 날개를 달았네요. 하지만 사진을 엉망으로 찍어 좀 구별이 힘들군요 빗속이지만 명지산 능선에는 자작나무도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비를 맞고 오르는 산객을 두 분 지나치구요. 명지4봉이라 부르는 바위능선 앞에 세워둔 이정목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익근리는 4.9km남았습니다. 이제 이곳을 지나면서 등로는 동남향으로 약100미터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가 계곡으로 하산하게 되어있습니다. 명지폭포 위 편에 있는 삼거리 합수점으로 내려가는 등로지요. 나는 명지산 산행을 하면 통상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곤 합니다. 고목 근처에 다다르니 하늘에서 쨍쨍한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계곡에 내리서니 물 흐름이 상당히 빠르고 수량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빨리 하산을 해야겠군요. 익근리까지 약3.6km남았는데 한시간 후면 가평행 버스가 지나가거든요. 비가 멈추고 햇살이 내리쬐는 시각으로 변해서 아래지역은 더위로 후끈합니다. 버스 시간이 급한데도 비가 많이 내려서 폭포 흐르는 것이 장관일 것이라 생각만 하고는 물이 불어 건너갈 수 가 없어서 명지폭포 관망을 포기합니다. 커다란 미륵불이 있는 승천사에 도착을 합니다. 시각은 15시57분이군요. 시간관리 잘하고 하산을 했습니다. 이제 조금 느긋하게 거닐어 내려갑니다. 명지계곡에는 피서기간인데도 조용합니다. 군립공원이지만 도립공원인 연인산에 비해서 원칙에 따라 잘 관리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눈앞에 이익이 아닌 머 언 훗날에 명지산 계곡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는 것이지요. 명지산의 흐뭇한 정경에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명지산 주차장 앞 버스정류소에 도착을 합니다. 시각은 16시10분이 됩니다. 이제 용수동에서 16시10분에 출발한 가평행 버스가 15분 후에 도착할 겁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행장을 정리해서 배낭에 꾸려 넣으며 오늘 명지산 산행길을 여기서 접으려 합니다. 역시 산길을 거닌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시작부터 거의 하루종일 축축한 비 속을 거닐었었지만 나름대로 많은 생각 속에 의미 있었던 시간들이였습니다. |
출처: 청랑(淸浪) 원문보기 글쓴이: 淸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