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가물 세월은 흐릿한 기억 조차도 앗아가 버린것 같은데
본듯 아닌듯 한 그곳, 일명 속세를 떠난다는 속리산의 간판인 문장대 라는곳으로 15년여만의 그리운 추억 산행이다.
혼자 예정 했으나 언섭친구와 오랫만에 함께 하기로 하고 파계사 주차장에서 접선한다.
속리산 가는길은 시위하듯 금계국 천지다. 노오란 꽃잎의 물결 만큼 우리도 동심으로 돌아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화서ic에서 내리니 금방 장각폭포다.
원래예정은 장각폭포 주차장까지 이동후
콜택시로 화북탐방지원센터로 이동 하여 문장대(1054)를 오른 후
문수대.신선대 비로봉, 천황봉 까지 능선 종주후 장각폭포로 하산할 예정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능선길 통제로 문장대에서 2시간 이상 여를 놀다(?) 원점회귀하는 산행이 된 반쪽짜리 예정에도 없는 산행이 되어 버렸다.
자연은 거룩하고 산은 위대하다.
감히 그 산을 밟으며 오를려면 연구도 하고 정보도 얻은 후 실행해야 함에도 다소 안일하게 대응한거 같아 요번 산행으로 많은걸 깨달았다
이제껏 산행이 무대책으로 그냥 운좋게 달려 왔다는것을...
단 국립공원은 통제가 심하다.
장각폭포에서 도착 전날미리 예약해둔 콜 택시를 기다리며 인증샷을 한다.
장각폭포는 깊은 산골짜기가 아닌 그냥 개울 중간에 위치 한것 같은데도 생각보다 멋이 있다.
잠시 기다리니 차가와 타고 가는데 기사 왈 문장대에서 천황봉 가는길이
통제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 2.18 신선대부근 에서 바위가 굴러 사람하나가 사망했다고 한다.
천황봉에서 문장대쪽으로 산행하던 아버지와 같이온 40대 아들중 아들이 가로세로 50센티 돌에 맞아 20 여미터 아래로 추락했다고 한다.
사망사고가 난것도 안타깝지만 막상 산행을 못할 상황이 되니 우리로서는
그게 더 안타깝다.
어찌 되겠지 생각하고 약 10분여를 달려 화북에 도착한다.(삼만원)
생각보다 멀지 않다.
거리에 비해 요금이 많이 비싸다.
화북탐방지원센터는 긴 세월탓인지
보수를 한 탓인지 본듯 만듯한데 이른시간 인데도 차량이 많다(문장대 부근은 사람 도떼기 시장)
늘 하듯 간단한 준비 운동후 출발이다. 들머리 지나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는데 소나무는 거의 없고 주로 단풍나무와 잡목이다.
그늘져 있는 계곡따라 쉬엄 오르는데 사람이 많다. 밀려 앞으로 치고 나가기도 힘들다. 대체로 우리보다 젊은것 같은데도 우리는 많은 사람을 추월해 올라간거 같다. 별로 힘이 든것 같지는 않다.
문장대 정상까지는 거의 계곡이고
오르막 돌계단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숲이 우거져 조망은 꿈도 못꾸는데 정상부근에서도 물이 흐르는게 다소 신기하다.
딱 1시간20분 만에 문장대 아래 공터에 도착한다. 사람은 장터 처럼많고 예상데로 천황봉 가는길은 겹겹히 막아 놓았다.
천황봉 가는길을 막아 놓은곳에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가다 걸리면 벌금이 이십만원이니 어쩌니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등등 우리도 난감하여 어쩌 해야되나 싶었다.
마침 거기서 언섭친구 산방에서 같이 활동하는 두 사람을 만났다.
그들도(9명) 대구에서 승용차 두대로 왔는데 우리 처럼 천황봉 갔다가 장각폭포로 하산할 예정인 모양인데 갈건지 말건지 난리다.
비법정탐방로를 산행하다 적발되면 1차위반 20만,2차 30만,3차 50만원이 부과된다네. 특히 흡연은 1차 60만이라는데 담배피우는 사람은 몸 조심해야 할듯...
화폐가치가 진짜 똥이 되니 개나소나 모조리 오르는듯
내가 처음 알기로는 5만정도 였는데 그땐 걸리면 5만원 주고 산행하지뭐 이러면서 그냥 감행했는데 세상참!
일단 문장대를 오른다. 속리산에서 조망은 문장대가 최고다. 이산의 정상 천황봉 보다 4미터 낮단다
암릉 봉우리위에 전망대를 설치 해놓았으니 시야를 가릴께 없다.
옛날에 없던 데크까지 설치 해놓았네.
여기에 세번을 오르면 사후에 극락을 간다는데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난 딱 세번째니 극락을 예약해 놓은건가?
온 산야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급하게 천황봉 가는 능선으로 내려선다.
친구가 공단직원인 듯한 사람에게 상황을 염탐하니 신선대 사고 지점에 두사람 천황봉에 두사람이 상시 감시하고 있다고, 사실인지 아닌지 얘기를 한다.
막아 놓은곳에서 갈까 말까 하다 이젠 용기도 없어져 가는걸 포기한다.
대구에서 온 9명도 포기한다.
그냥 문장대를 쳐다보며 놀다 윈점회귀 하기로 한다.
바위위에서 언섭친구가 가져온 오리불고기를 안주로 시원한 막걸리를 한다. 여기도 음주로 걸리면 10만원이다. 된장!
내가 산에 다니며 먹어본 중 최고로 맛있는 안주다. 역시 명품이다!
오리불고기는 명품답게 입에 딱 맞다. 안주가 좋으니 술맛이야...
막걸리 두병이 순식간에 없어진다
시간도 많이 남아 이렇게 느긋하게 오찬을 즐기는것도 아마도 처음이라. 친구는 식후 바위에 기대어 잠까지 잔다.
법주사쪽에서 올라온 젊은이와 학생들도 많다. 최근 토요산행중 이렇게 사람이 많은것을 보지 못했다.
법주사쪽에서 오는 길은 산 입구 들머리 세심정까지 평지 비슷한 길(세조길)을 지루할 정도로 많이 걸어 와야 한다.
화북쪽에서는 주차장 지나면 바로 들머리이다. 문장대만 볼려면 가급적 화북에서 오르는게 낫다.
거리도 짧고 시간도 적게 걸린다.
문장대 부근에서 점심먹고 쉬며 두시간반을 머물다 하산하기로 한다.
올라갈때 1시간 20분 소요된 것을 1시간 10분만에 내려온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거금 3만원을 주고 타고온 장각폭포까지 가야 하는데 버스도 없고 다시 콜을 부르자니 돈도 아까운 생각이 들고 해서 그쪽 방향으로 가는 승용차를 얻어타고 가기로 하는데 내려오는 몇사람에게 자비를 요청했지만 네번인가 거절 당했다.
괴산쪽으로 가는 사람은 반대방향이라 안되고 상주쪽은 들은척도 않는데..
세상인심이 이렇게 각박하구나를 새삼 느끼기도 한 날이었다.
세상이 무너져도 태어날 구멍은 있다?
30분여를 이러고 있는데 대구팀(9명)이 내려 왔다.
그들은 차두대로 왔는데 하나는 장각 폭포 하나는 화북주차장에 주차시켜 놓았다. 들머리와 날머리에 각 한대씩 배치해 놓은것이었다.
그래도 아는 안면이라고 장각폭포쪽에 세워둔 차량을 회수하러 가면서 우릴 태워준다.
세상참! 역시 아는게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대 왕복코스는 크게 힘든거 없이 무난한 코스다. 시간상으로나 거리상으로 무리할게 없는 초보자도 편하게 왕복 가능한 코스다. 문장대를 보려면 가급적 이방향이 좋을거 같다.
공단에서는 2.18일 동절기때 사고후 아직도 개방하지 않고 있는 조치가 이해되지 않으며 그 등로는 백두대간 20구간으로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곳이다.
15년만의 추억산행은 반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그래도 되돌아 갈수 없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상념에 젖을수 있어 좋았고
아직도 산행을 할수 있다는게
너무 감사하며 이즈음에 함께 산행할수 있는 친구가 있어 더욱 좋았다.
함께한 언섭 친우에게 고맙고
6월경 신선대쪽 산행금지가 해제 될 무렵 다시 한번더 찾고 싶은 문장대 산행이었다.
08.05 파계사 주차장
09.30 장각폭포 주차장
09. 38 콜택시 승차
09.47 화북 주차장도착
09.50 출발
10.30 쉴바위
11 .05 능선도착
11.10 문장대
11.30 점심(문장대 아래 바위)
13.40 문장대 밑 출발
14.15 쉴바위
14.50 화북탐방지원센터
장각폭포
마스크도 좋지만 폼도 좋아!
장각 폭포 주차장
도로에서본 속리산 능선.암릉산 이다.
등로 초입
쉼터
사람 많다
문장대 가기전 공터
끝부분 천황봉
문장대
문장대 내려 가는길
가운데 법주사 집단 시설지구
오리불고기 땡큐
천황봉 가는 능선.젤끝 천황봉
집단시설지구
줌업
신선대가는 능선 줌업
뒷쪽 오른편 문장대
화북 주차장
대단타! !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