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경 샘한테 이기락이 보낸 쪽지>
잘 지내시죠?
신(발짝) 같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저는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겪고 느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명확하고 진솔하며 포장하지 않는 이야기들.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목마르고요.
저는 발가 벗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나체 주의자라는 말이 아니고 내 못난 몸이며 생각이며 영혼이 유리처럼 훤하게 드러내 보여도 괜찮은 그런 것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예전에 일기에 쓴 내용이 생각나서 찾아내어 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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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 벗고 춤을 추던 다윗 대왕이 있다
옷을 벗고 백성들이 보는 가운데 하나님 앞에서 춤을 추던 다윗 왕은 틀림없이 마음과 몸을 가리는 것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했을 것이다
인류의 조상으로 부터 내려온 죄의 유산을 떨치 듯이 가식과 가증의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하나님 앞에서 덩실덩실 춤을 춘 것일테다
하지만 부인 미갈은 그런 그를 조롱하며 업신여겼다
심오하고 진실하며 엄숙하기 까지한 그의 몸짓을 비웃었다
"다윗이 미갈에게 말하되 이는 여호와 앞에서 한 것이다. 하나님이 네 아비와 그 온 집을 버리시고 나를 택하시고 나를 여호와의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를 삼으셨으니 내가 여호와 앞에서 뛰놀리라" (삼하 6장21절)
다윗 대왕은 정말 멋있다
예수님도 십자가 위에서 발가 벗기셨다
부부도 잘 때 발가 벗는다
더러운 것 씻으러 목욕 할 때도 발가 벗어야 한다
그렇구나 '발가 벗음' 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음에서 양으로 나아 간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가리는 것이 음이고 드러내는 것이 양이라면 그렇다
어떤 의미에서는 발가 벗고 드러내어 양지로 나가는 것은 건강함을 의미하겠지
나아간다
발가 벗고 빛으로 나아가서 건강해진다
'발가 벗음'과 '건강함'과 '빛'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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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경 샘이 이기락한테>
신기한 물님~
하하하~ 잼난 닉이야요.
하느님 앞에 옷을 벗은 그 다윗왕 이야기는 분명 육체적인 의미는 아니겠지요.
우리의 신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는 인간의 자아(나, Ich)를 위한 옷이지요.
다윗왕은 분명 하느님 앞에서 그 모든 옷을 던져 버리고 자아 그 자체로 섰겠지요.
달리 보자면, 다윗왕이 자신의 업과 과제를 깨달았다는 의미지요.
부인이라 함은 아무래도 이 감각적 세계에서 세 가지 껍데기, 즉 신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를 옷으로 삼아서 만나는 인연이지요. 그런데 남편이 그런 인연의 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하느님을 향하니 그 춤이 아무리 엄숙해도 자신의 업을 드려다 보지 못한 부인에게는 비웃을 일이지요.
성서는 여러모로 보아서 감각적인 해석으로 보아서는 절대로 안 되겠지요. ^^
그리고 음과 양은 항상 상호보안적이라요.
인간이 빛이 없는 밤에 잠을 자면서 정신세계의 빛을 얻어 올 수 있듯이, 음이 없이 양만 있으면 결코 건강할 수 없지요. 건강이란 빛과 어둠, 음과 양의 '조화'지요. ^^
그런데 이렇게 잼난 글은 카페에도 올려 주세요~ ^^
첫댓글 선생님의 글이 잼나서 혼자 읽기에는 넘 아까워서 올려 달라고 했더니만, 제 글까지 덤으로 올려주셨네요. 하하하~
3월 중 연수를 들으며 제가 모든게 생각대로 되어짐에 놀란다고 했지요!!! 그날 되돌아보기를 하면서 횡설수설을 하다보니(요즘 정신머리가 없고... 단기기억상실이다 보니) 샘들이 생각대로 T로 마무리지었던 그 때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생각대로 된다는 것보다는 생각했던 것이 어디서든 나타남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요? 샘과의 대화를 보니 갑자기 노오란 프리지아를 선물했던 친구와 3월 21일에 보았던 노트르담드 파리 뮤지컬이 떠오릅니다. 빅토르 위고와 아르키아가 떠오릅니다. 제 친구가 자신의 남친과 보려했던 뮤지컬을 얼결에 따라가 보았던 그 뮤지컬에서 영감을 주던 그 무엇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