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1월9일, 토요일.
부산 범냇골 부산지역사업단에서 교육은 9시부터이다.
늦었다.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작성 등에 대한 교육이다. 12시에 끝났다.
날은 맑고 바람은 차다.
걸었다.
교통부(6.25전란 때 임시수도 교통부가 있었던 곳?)로타리로 향했다.
보림극장.
보림극장 뒤 <할매국밥>에서 5,000원 주고 국밥을 먹었다. 저렴하다.
12시30분, 2m쯤 줄이 있어서 이중섭거리를 걸었다.
12시50분, 줄은 그대로다. 그래서 나도 줄을 섰다. 30분 기다렸다.
맑은 국물에 수육용 돼지고기가 듬북 들어있다. 씹는 맛이 일품이다.
손님이 밀리지만, 나 혼자라고 괄시하지 않아 더 좋았다.
맛 있다.
부산진역은 없다.
수정동, 고관입구를 지나니 일본전통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부산역 주변도 중앙동에도 고개가 아픈 빌딩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대청동, 예전 미문화원 앞.
1979년10월, 10월부마민주항쟁!
독재타도~! 독재타도~! 독재타도~!
최류탄에 밀려서 구덕운동장 근처 주택가까지 도망 갔다.
어느 집에 담을 넘어 들어 가니 주인이 뒷방을 내준다.(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벌써 서너명이 그 곳에서 쭈구려 앉아 있었다.
주인한테서 아침밥을 얻어 먹고 영주동 집까지 걸어왔다. 신새벽에.
부모님은 밤을 새운 모양이다. 찍싸게 혼났다. 그 해 11월15일 입대했다.
보수동 헌책방골목으로 갔다.
경남중학교, 보유도서량 10만권으로 당시 중학교로써는 가장 많았다.
아침, 저녁으로 도서관 청소하고 떨어진 책을 수선하는 일을 했다.
수업료 면제, 파지된 책이나 남는 교과서와 완전학습지를 보수동에 내다 팔아서 용돈으로 썼다.
물론 사서선생님의 배려였다.
한 서점에 들려서 책을 골랐지만 故천상병님의 시집 한권 손에 들었다. 3,000원!
부평시장으로 갔다. 우, 발디딜틈이 없다.
부산어묵집에서 모듬어묵으로 5개를 샀다.
두개는 동해시 무릉계곡 앞에서 찜식당하는 친구에게 택배로 보냈다. 지난번 신세가 있으니.
하나는 진주 가는 딸 줄 것이고 나머지 두개는 내가 먹어야겠다.
김해. 머리를 깍고 한솔탕에 갔는데 나 혼자다.
신난다. 혼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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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1월10일, 일요일.
11시쯤 대구친구가 도착했다고 해서 내려갔다.
일요일엔 방문자스티커를 안붙여도 된다고 경비아저씨가 말한다.
삼랑진시장에서 울산친구가 기다리고 있다. 11시40분.
내 차로 '만어사(萬魚寺)까지 걸어서 1.7km'란 안내판을 보고 길 옆에 주차했다.
바람은 찹지만 걸으니 덥다.
오랜만이다.
만어사.
대웅전 앞에 혹이 붙었다. 단아한 대웅전이 없어졌다.
석불은 완공되어 참배객들이 예를 드린다.
사람들이 많다. 공양간에 떡국공양이 있지만 삼랑진시장에서 점심을 먹었는지라......
석불은 기계로 다듬었는지 부처님 얼굴이 너무 번지름하다.
그래도 미륵전이 볼만하다.
신어불영(神魚佛影) 돌덩이가 지금도 자라고 있다고?
대웅전 느티나무 아래, 돌멩이, 무겁다.
예전엔 설명서가 있었는데 없다.
바라는 바가 없으면 안들리고 욕심이 있으면 들린다고?
에이, 무거워. 팔을 쭉뻗어서 들면 잘 안들려. 그런데 안아 들면 들려.
건강하고 힘이 있는 사람은 들 수 있고, 연약하거나 병든 자는 들기가 어려워.
부처님이나 예수님이나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인지를 가르쳤을 뿐이지
과거에도 현재에도 어떠한 신비한 현상을 우리에게 보이시지 않았다. (나의 생각)
현재까지 사람의 지혜로 알 수 없는 현상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부처한테 백날을 빌어 봐라.
예수한테 천일을 기도해 봐라.
내 자식, 내 사업 잘 되게 하여 달라고.
어림한푼 없다. 그딴 기도는 부처님도 예수님도 안들어 주신다.
들어 주신다면 그건 부처도 예수도 아니지. 돌멩이도 짐승도 그런 소원 들어 주니까!
각설하고.
고향친구들과 천태산의 천태호까지 갔다 왔다.
삼랑진역 앞 커피마을.
울산친구는 커피집이 마음에 든다고 했지만 나는.....ㅎㅎㅎ
삼랑진대교를 건너는데 노을이 너무 예쁘다.
오, 이런, 이렇게 예쁜 노을을 만나다니!
친구들은 각자의 집으로 갔다.
부산김해경전철, 김해시청역에서 부원역을 바라보고 찍음. 뽀족한 산은 임호산
교통부에서 자유시장으로 넘어 가는 철길 위 다리. 예전 그대로이다.
건물은 그대로인 모양이다. 매 주말마다 거의 쇼를 하고, 영화는 2편 동시상영.
건너편에 삼성극장과 삼일극장이 있었다.
할매국밥, 먹고 나오니 줄이 더 길다.
차이나타운, 화교중학교 담에 삼국지의 인물들이....
천상병님의 시집을 산 헌책방.
만어산. 만어사는 보이지 않고 암괴류만. 이게 만마리의 물고기가 변한 것이라고 한다. 전설에.
대웅전, 법당에 좁아 혹을 붙인 것 같지만, 아쉽다.
세월이 지나면 문화유산이 될까?
국민학교 동기들. 좌측은 대구에 살고 있고 우측은 울산에 살고 있다.
울산친구가 절구경을 좋아한다.
어느 돌을 두드려야 맑은 소리가 날까?
미륵전 안에 신어불영이라는 암석이 있다. 꼬리는 건물 뒤로 나왔다.
삼랑진대교에서 본 노을. 조금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을,,,그래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