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 190권, 선조 38년 8월 1일 계묘 5번째기사 1605년 명 만력(萬曆) 33년
영월·정선·춘천·평창·원주·횡성·인제 등 폭우로 인한 참상에 대해 한덕원이 아뢰다
강원도 감사 한덕원(韓德遠)이 아뢰기를,
"영월 군수(寧越郡守) 이유훈(李有訓)이 첩정에
‘이달 17일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고 동풍이 연일 사납게 불더니 바다의 갈매기떼가 까맣게 날아왔는데 보기에 매우 해괴했다.
그후 22일 다시 큰비가 억수 같이 퍼붓고 바람이 거세지더니,
불시에 고을을 덮쳐 관사(官舍)·군기(軍器) 및 공해(公廨) 등 여러 채가 일시에 침수되었고 군수는 간신히 피해 나왔다.
이튿날 아침 물이 빠졌는데, 관사의 상방(上房)과 동루(東樓)만 겨우 남아 있고 다른 대소 공해는 모두 휩쓸려 갔으며,
인가 1백 39채도 역시 떠내려갔다. 소·말·개·닭 등은 대부분 익사하고 곡식과 나무는 뿌리채 뽑히거나 말라붙어
완전히 백사장으로 변한 것이 말할 수 없이 참혹하다.’고 했고,
정선 군수(旌善郡守) 이여기(李汝機)의 첩정에는 ‘이달 20일 밤 불시에 큰물이 넘쳐 관사·공아(公衙)·사창(司倉)·향교 및 읍내의 인가 40여 채가 모두 떠내려갔고, 20여 명이 익사했으며, 읍내의 옛터가 온통 백사장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江原道監司韓德遠啓曰: "寧越郡守李有訓牒呈內: ‘自本月十七日, 或雨或晴, 東風連日大吹, 海中白鷗, 蔽天飛來, 所見極爲駭怪。 其後二十日二更, 大雨如注, 洪濤巨浪, 不意衝入, 邑居官舍、軍器及許多公廨, 一時沈沒於水底, 郡守艱難避去。 翌朝水退則客舍上房及東樓, 僅得餘存, 其他大、小公廨, 盡爲漂去。 居民家舍一百三十九幕, 亦爲漂流, 牛、馬、鷄、犬, 殆盡溺死。 禾穀、草樹, 或爲拔去, 或爲枯損, 盡爲白沙之場, 所見慘不忍言。
’ 旌善郡守李汝機牒呈內: ‘本月二十日夜半, 不意大小橫流, 官舍、公衙、司倉、鄕校及邑內居民四十餘幕, 全數漂失, 人物二十餘名, 亦爲溺死。 邑內舊基, 唯一白沙場而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