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매스컴의 기사를 보니 연극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무대에 올리는 작품 중 하나가
손톤 와일더의 "Our Town"이라는 작품이란다.
제목이 우리읍내라고 되어 있는 대본 몇개를 입수해서 보니 배역의 이름도
작품의 배경도 대본마다 모두 다 틀리기에 궁금했던 작품이었다.
실제 손톤 와일더의 "우리읍내"를 원작 그대로 올리기 보다 배경을 대한민국으로 바꾸어
번안하는 사람에 따라 지역이나 배역의 이름을 달리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문화기획 파란에서 뮤지컬로 각색하여 나무와 물에서 공연하게 되었다는 소식과
국립극단 단원들이 "달오름 극장"에서 정통극으로 무대에 올린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같은 원작을 각기 어떻게 풀어낼지 무척 궁금하였다.
그러나 표현의 방식만 다를뿐... 크게 벗어남이 없었다.
이 극의 특징은 무대의 특별한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텅빈 무대에서 무대감독(극의 진행자)이 일러주는대로 관객은 상상하면 된다.
무대감독이 여기 기차길이 있다고하면 아.. 여기가 기차길이구나 하고
저마다 관객은 상상하게 되는것이다.
뿐만 아니라 특별한 대소도구도 없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밥짓고 새모이도 주고, 숙제도 하고 ..
이것 역시 보는 관객의 상상에 맡겨 두는것이다.
도심과 떨어진 특별한 사건도 없는, 평화로운 일상이 존재하는 어느 마을이 배경이 되고
대단한 이력을 가진것도 아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 등장인물이다.
여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만약 지금 이 연극의 대본을 타임캡슐에 묻어두고
앞으로 몇백년 후의 인간들이 이 대본을 보게 된다 하더라도
아... 그 옛날의 인간들의 삶도 별반 다를게 없구나 하고 느낄것 "
이란거다.
즉, 우리의 삶이라는것이 태어나 살다가 사랑을 하게 되고
또 아이를 낳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것!
하루하루 너무도 평범해 특별한 것도 없이 흘러가버리는 이 순간순간들이
사실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순간인가 하는것..
그걸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었다.
[뮤지컬 "우리동네"]


어느새 젊은 2,30대 여성들에게 있어서 가장 인기있는 문화장르는 뮤지컬이 되었고...
이들은 뮤지컬 마니아를 자처하며 비싼 티켓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두번 세번씩 공연장을 찾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볼때 이제 뮤지컬은 분명히 먹히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것도 좀 더 대중화하기 위해선 소극장 용 뮤지컬이 필요했던 것.
바로 문화기획 파란에서의 그실천으로 작년 "밑바닥에서"를 기획하였고 그 성공에 힘입어
기획한 "우리 동네"란 작품이다.
소극장에서 보기 정말 안성맞춤인 뮤지컬이다.
가슴 훈훈한 우리이웃,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탭댄스,
마임,멋진 노래,가벼운 군무등으로 소극장을 가득 채워준다.
특히 10여년의 탭댄스 경력과 뮤지컬과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실력을 갖춘
무대감독이자 이 극의 진행자인 "김도신"씨의 가볍고 경쾌한 탭댄스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금방이라도 일어나 금새 따라 출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을 만들어주었고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은 극의 집중도를 더욱 높혀주었다.
또한 독특한 무대장치와 무대장치의 활용이 참으로 돋보였다.
(글로 설명하기 힘들다.. ^^*)
[연극 "우리읍내"]


오태석 번안 그의 제자 이자 작년 춘천 거기로 이름을 알린 김한길의 연출로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국립극단의 "우리읍내"는
배역과 비슷한 나이의 배우들이 안정감 있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역시 국립극단의 공연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텅빈 무대와 소박하기 그지없는 의상이지만
그 텅빔을 연기력으로 가득 메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이었다.
거기서 밤이 되면 점점 빛나는 별들과 둥근 보름달은 내 머리에 와서 콕!!박혀버렸다.
그렇게 수없이 많이 별들은 지고 또 빛나고 또 지고를 반복하며
평범한 우리네 일상을 밝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텅빈 무대위 왼쪽편에 덩그러니 자리잡고 서 있는 커다란 시계는
극 내내 어떤 장면에서도 쓰임이 없었다.
과연 무엇을 전달하고자 그 시계는 공연내내 그 곳을 차지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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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원작을 다른 형태로 공연한 두 작품을 서로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재밌는것은 두 작품 다 사다리라는 무대장치를 이용했다는 점인데...
아마도 사다리 말고 대체할 만한게 없지 않을까 란 생각도 들었다.
첫댓글 수욜(2일)에 김한길 연출의 "우리 읍내"를 보았다. 같이 본 친구가 "우리 읍내" 보러 갈거라고 하니까, 무슨 공연인가 싶어 인터넷 검색하다 "우리 동네"를 찾아봤다며, 같은 거냐고 묻기에, ㅍㅎㅎㅏ 비웃으며 단호히 아니라고 했었는데,, ㅋㅋ 같은 원작의 다른 번안인 줄 몰랐다... 알고나면, 동일 원작을 비교하는 재미도 은밀히 느낄 수 있는 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