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토요일, 지인여행은 회원들과 함께 근교여행으로 수원화성 성곽길을 걸었습니다.
수원화성은 1794년 조선조 22대 정조대왕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지은 것으로, 정약용 등 당대의 실학자들이 참여해 설계와 공법 등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축조했으며, 그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자랑스런 문화유산입니다.
오전에 회원들과 팔달문관광안내센터에서 함께 모여, 시계방향으로 성곽길 전체 5.7km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다들 옷을 두툼하게 입고 오셨는데, 걷다보니 몸도 훈훈해지고, 청명한 날씨에 시야가 깨끗해 기분좋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는 각자 자유롭게 근처 맛집에서 먹고, 성곽길을 완주한 후에는 원하는 분들 몇몇과 화성행궁도 둘러보았습니다.
이번 걷기의 출발지점인 팔달문입니다.
수원화성의 정문이자 수원화성에 조성된 4개의 대문 가운데 남쪽에 있는 남문입니다. 보물 402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입니다.
팔달산에 위치한 서장대는 일종의 군사들을 지휘하던 지휘본부 같은 곳입니다. 수원화성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수원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입니다. 저 아래로 화성행궁도 내려다 보입니다.
화서문 뒤에 조성된 화서공원에는 억새가 한창입니다.
억새가 아름다워 수원시에서 지정한 억새명소이기도 한 이곳은 일명 '노래하는 억새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오늘도 맑은 가을하늘에 햇빛에 빛나는 억새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억새 너머로 보이는 것은 수원화성의 서쪽에 있는 대문인 화서문(보물 403호)입니다.
공심돈은 군사가 안으로 들어가 적을 살필 수 있게 만든 망루의 일종인데 수원화성에서 가장 특이한 건물 중에 하나로 꼽히는 것입니다. 사진은 보물로 지정된 서북공심돈입니다.
수원화성에는 동서남북 4개의 대문 외에2개의 수문이 있습니다. 수원화성 안으로 흐르는 수원천 남과 북에 조성된 북수문과 남수문인데, 남수문은 지금 남아있지 않고 북수문(화홍문)만 남아있습니다. 물길 위라 그런지 화홍문 누각에 앉아 있으면 전망도 빼어나고 바람도 시원해 오가는 시민들이 앉아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아쉽게 가뭄으로 물이 말라 화홍문 아래 무지개수문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고 있더군요.
건물이 수려하고 빼어난 동북각루(방화수류정)과 성곽길, 아름다운 정원이 한 폭의 그림같습니다.
아름다운 벚나무 단풍. 봄에 피는 순백색 벚꽃만큼이나 주홍빛 벚나무 단풍이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서장대(연무대)입니다. 지금은 국궁체험장으로 운영중입니다. 서장대처럼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하지 않았는데도 군사들의 지휘본부로 적당했을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안내판을 꼼꼼히 읽어보니, 이곳 서장대는 낮은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 수원화성 안이 훤히 보이는 지형이라고 하더군요. 역시 지형지물에 맞춰 적절한 위치와 기능을 선택한 지혜가 돋보입니다.
파란하늘에 알알이 박혀, 손에 닿을 듯 지척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던 아름다운 감나무...
수원화성에는 일종의 봉수대 역할을 하던 봉돈이 있습니다.
높은 산이 아닌 성곽에 존재하는 독특한 형태로 꼽힙니다.
정조가 수원화성에 오면 머무르던 곳, 관아와 행궁이 있던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입니다.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화성행궁에는 소소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북적북적 대더군요.
아름다운 수원화성을 돌아보며 여유롭게 즐긴 가을 오후였습니다.
버스를 대절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이렇게 대중교통으로 가서 돌아보는 근교에도 좋은 곳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여행의 즐거움, 걷기의 즐거움은 거리에 멀고 가까움에 있는게 아니니까요. 좋은 곳을 찾아 즐기고 누리는 마음이, 바로 즐거운 여행을 완성하는 핵심일테니까요^^
이번 수원화성 여행은 많은 분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알찬 근교여행으로, 아름다웠던 가을여행으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