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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695호 (12/8/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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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교 축구대회
집 근처의 효창운동장 벽에 눈길을 끄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제 4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축구대회'포스터였습니다.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효창운동장에서 열린다는 것입니다.
주최는 G신문사였습니다. 45회나 된 것을 보니 제법 역사가 있는 대회였습니다.
포스터 옆에 참가팀의 대진표가 붙어 있어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이번 대회에 31개고교 팀이 참가했습니다. 한 구룹이 4개교씩 8개 구룹으로 나누어 시합을 벌이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참가학교의 대부분이 공업고, 정보고, 원예고 등과 같은 직업계고등학교였습니다.
인문계고등학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극소수였습니다. 그리고 참가 팀의 절반 이상이 서울 시내 고교팀들이었고 한 팀도 참가하지 않은 시,도가 여러 개 보였습니다.
이런 전국고교축구대회는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더 나을 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국대회라고 하기도 어렵고 별로 의미도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선 전국의 모든 시, 군, 구별로 관내의 고교가 모두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시,군 고교 축구대회를 열고,
거기서 우승한 팀이 참가하는 시,도별 대회를 거쳐 시,도를 대표하는 우승팀이 참가하는 전국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 제 구상입니다.
그리고 이런 대회는 신문사 보다는 교과부와 축구협회 공동주최로 실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 군 대회와 시,도 대회도 그 지역의 교육자치단체와 지역 축구협회 공동 주최로 해야 할 것입니다.
교과부나 시,도 교육청은 학력 성취도 검서를 해야 하지만 이런 대회도 반드시 관계 경기 종목 협회의 협조를 얻어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인지적인 능력이 좋아 학력 성취도 검사에서 월등한 성적을 얻어 뽑내는 학생이 있겠지만
축구를 잘해서 그라운드에서 훨훨 날아다니며 장차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축구 강국 브라질을 격파하는 꿈을 꾸는 학생도 있어야 합니다.
전국의 2,300여개나되는 인문계, 직업계, 특성화계열 모든 고등학교에 축구부가 있고 평소 그 축구부가 꾸준히 특별활동과 방과후 횔동을 전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축구부의 우수선수가 시,군 대회에 출전하고 각학교의 학생들이 경기장에 함께 나가서 응원하며 게임을 즐기며 열광하고 감격해 하면서 고교 시절을 보내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진한 우정과 협동과 배려를 체득하고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화인 플레이를 몸으로 배우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군대회에서 우승하면 시,도대회에 출전하고 시,도에서 우승하면 전국대회에 출전해서 학교와 지역 주민들까지도 열광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 그런 것이 학교와 지역의 전통과 역사, 명예가 되고 그런 선수와 축구부원들이 어른이 되면 국가대표가 돠고
지역 조기 축구회원도 되고 회사의 축구클럽에도 들어가 평생 축구를 사랑하는 생활 체육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야구, 배구, 농구, 탁구도 취주악도 그림도 문예도 하모니카도 마라톤과 과학 실험실기에서도 이런 학교-시,군-시,도-전국 대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평소 각급학교에서 교과와 특별활동, 방과후 활동으로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서
소질과 적성을 살려 꾸준히 연마하고 갈고 닦은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와 장을 어른들은 계획적으로 잘 마련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은 학교폭력, 왕따 학생 조사와 대책 공문을 발송하고 지도실적 보고를 열심히 받는 대신에
이러한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고 예산과 지도자를 지원하며 일선 학교 현장의 실천을 지속적으로 확인, 평가하여 실천상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주며 꾸준히 육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 지원하고 지도해 나간다면 아마 학교 폭력 같은 고질병은 점차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메달 수도 점점 더 늘어나고 교양있고 매너가 좋고 정직하고 건강한 한국인으로변화되어 부정,부패와 추잡하고 비겁한 행패 등도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성의 형성과 기본 자질 및 능력의 육성에 깊이 관련된 중대 과제이므로
대통령과 교과부 장관, 정치가, 기업가들이 특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실행에 각별히 힘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수의 우수 선수를 선발해서 4년동안 집에도 보내지 않으며 엄청난 돈과 시설을 쏟아부어 비인간적인 훈련을 시키고
메달을 받아 오면 국민 세금으로 평생 연금을 지급하는 이런 전시적이고 과시적인 방식을 이제는 그만 둘 때가 되었습니다.
세계 수영에서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도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 수영장이 설치되고
초등학교 시절에 모든 학생이 수영의 기초를 확실하게 배워 졸업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된다면 우리의 행복지수는 푹 올라갈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8월 7일은 말복이고 입추입니다.
좀 시원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결국 이런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함수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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