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다시피, 아산은 온천으로 유명하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설 연휴를 맞아 온 식구가 온양으로 놀러온 적이 있다.
그때 작은 여관에서 묵었는데, 여관 목욕탕에서도 온천물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난 온양이 도시 이름인 줄 알았는데,
아산시의 동 이름이다.
최근 온양은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소위 '대박'을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더 좋은 온천, 바로 '도고'이다.
도고는 아산의 면 이름이다.
도고 온천은 온천수 속에 유황 함유율이 높아 아시아 3대 유황온천이라고 한다.
아산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온천욕과 수영장 개념을 함께 도입한 '스파'가 요즘 인기라고 하는데,
물놀이를 싫어하고 수영복 입기가 겁나는 나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이번에 팸투어 일정에 껴 있어서 처음 와봤다.
할 일 없어 멍하니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와서 기념으로 이용권 사진 한장.
앞으로 다시는 스파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뜻이 맞는 짱아 언니와 네페르 아우와 함께 동네 산책에 나섰다.
(두 분 다 네이버 국내여행 파워블로거~^^)
다리를 건너면서 그림자 사진도 찍고...
손 들고 있는 사람이 나다.
근처에 있다는 박대통령 별장에 갔다.
이곳 온천물이 워낙 좋아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별장을 만들어 놓고
온천욕을 하러 자주 왔다고 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 별장은 불과 15분 정도 차이로 못 봤다.
실내 구경은 5시까지.
아산시 공보과장님 말씀에 의하면,
바로 이 박대통령 별장 앞의 물이 정말 좋아서, 수도꼭지만 틀어도 유황 냄새가 난다고 한다.
다시 동네 산책.
우연히 동네를 걷다가 우리 저녁 먹을 장소를 발견했다.
이 쌓여있는 연탄재가 이 집의 숨은 내공을 보여주는 듯하다.
독특한 2층집도 있고..
주인 내외분께서 거처하시는 곳일까.
가게 이름은 '정다운 연탄구이'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최고.
이번 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곳이다.
주인 아저씨께서 이미 연탄불을 피워놓으셨다.
얼리지 않은 돼기고기 척척 올리고....
선명하게 남은 석쇠 자국.
스테이크 부럽지 않다.
고기 있는 데 술이 빠질 수 있나.
내 인생 최초의 소맥.
고기가 익어가고 있다.
길손 님의 고기 굽는 솜씨에 정말 감동받았다. ㅠㅜ
돼지고기지만 너무 부드럽고 쫄깃하고...
연탄불 특유의 향이 좋다.
고기 이외에 이 집의 자랑거리, 김칫국과 계란찜.
오호라~ 그냥 김칫국일 뿐인데 왜 이리 맛있는거지....
또 이 계란찜은 어떻고???
아자씨!!! 계란찜에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거야욧!!!
이 계란찜을 두고 새우젓을 넣었다, 육수로 끓였다, 집간장으로 간을 했다 말이 많았는데.
아저씨는 그냥 소금간으로 만드신 거란다. 믿거나 말거나~
고기를 어느 정도 먹었을 때 등장한 돼지껍데기.
돼지껍데기를 찍어먹는 특제 소스.
내 맹세컨데, 살아오면서 이렇게 맛있는 돼지껍데기는 먹어본 적이 없다.
먹고 먹고 또 먹고....
돼지껍데기에 콜라겐이 많다는데, 피부가 좀 좋아졌을라나.
얼마나 먹었을까..
다른 테이블은 모두 정리되고 우리만 남았다.
숙소로 들어가야 하니 얼른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반 충고, 반 조언에 자리를 털었다.
그런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정다운 연탄구이.
잊지 못할 거다.
첫댓글 역시 먹는 게 남는 것! ㅠㅠ 그나저나 박 씨는 여기에 별장이 있었군요. 흥.
저도 전혀 몰랐어요... 흠... 제가 나온 중학교가 육여사의 언니가 설립한 학교였는데, 그당시 여학생들이 박 대통령 때문에 몹쓸 일을 많이 겪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그 고기가 다시 생각납니다. 비록 연탄연기가 우리를 막을 지라도.. ㅎㅎ
너무 생각나요. 연탄구이가 그렇게 맛있을 줄은...^^
앗~~ 우리테이블에 없었던 맥주와 돼지 껍데기가 눈에 뜨이네요... 먹고 싶어라..
어랏! 돼지껍데기 테이블마다 다 돌린 걸로 아는데, 그게 아니었나요? 저흰 어떻게 먹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