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윤2월 7일 초하루부터 7일간을 생전예수재 기도회향을 맞이한 날입니다.
오늘 회향을 맞이한 시회 사부 대중과 또 유주무주 고혼, 오늘 동참 재자의 선대 조상님과 무간지옥에 있는 모든 영가는 아시겠습니까?
즉하계합대오출(卽下契合大悟出)하면
동괴무량업장벽(同壞無量業障壁)이라.
청풍명월무종적(淸風明月無踪跡)인데
석인목녀취필률(石人木女吹篳篥)이로다.
직하에 계합하여 깨달아 뛰어나면
무량겁 동안 지은 업의 장벽이 몰록 다 무너짐이라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종적이 없는데
돌사람과 목녀는 끝없는 피리를 붐이로다
오늘 시회 사부대중과 모든 영가는 알아들었습니까?
이 말을 바로 알아듣고 계합이 되면 일체 있고 없는 모든 경계에서 몰록 뛰어나서 대천세계 어디를 가도 걸림이 없습니다.
만약에 알지 못했다 할진대는 다시 몇 말씀을 더 드리겠습니다.
『명안인전약론차사(明眼人前若論此事) 여염재수(如鹽在水) 지만득비공(秖瞞得鼻孔)약시설두성일점야만부득(若是舌頭上一點也瞞不得)하고(何故) 삼세재불종상조사출현어세(三世諸佛從上祖師出現於世) 지시이노백고일개주각(秖是狸奴白牯一箇注脚)
눈 밝은 사람 앞에서 이 일을 논한다면 소금이 물에 있는 것 같음이라. 다만 콧구멍을 얻었다고 속일 수 있으나, 만약 혓바닥 머리 위에서는 한 점도 속일 수가 없음이라.
어째서 그러한고?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역대의 조사가 세상에 출현한 것은 다만 살쾡이와 흰암소가 서로 교미하는 도리를 한 개의 주각(注脚)을 내렸을 뿐이다. 』
표범이 소를 잡아 먹는 게 아니라 암소하고 서로 교미를 한다니, 그 도리를 여러분은 아십니까?
과거에 범어사 조실 고봉 스님이 결제 법문 첫머리에 대중에 이르길, "오늘 결제 대중은 흰암소와 표범이 서로 교미하는 도리를 아십니까?“
아무도 대답이 없는데, 대성암에 있는 비구니 만성 스님이 고봉 스님을 보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고봉 스님은 "오늘 이 결제 법문은 이걸로 다 마쳤습니다." 하고 법상에서 내려와서 돌아갔습니다.
그러면 흰 암소와 살쾡이가 교미하는 이 도리를 여러분은 알아들었느냐 이말입니다.
역대 모든 부처님과 조사가 이것에 한 개의 주각을 내렸다니 이 주각이 무엇입니까?
8만4천 법문을 부처님은 내렸고, 조사들은 무한히 일구법문을 내렸습니다.
이 일이 무엇이냐 이 말입니다.
『진시노주주각(盡是露柱注脚)이라. 산승여노주주각(山僧與露柱注脚) 저리간득출(這裏看得出) 비단허이구득아손(非但許爾救得兒孫) 역허이견이노백고(亦許爾見狸奴白牯)연후가이출생입사(然後可以出生入死) 약간불출자구불료(若看不出自救不了)하고(何故) 공부부도불방원(工夫不到不方圓) 언어불통비권속(言語不通非眷屬) 할일할(喝一喝)
이것은 노주(큰 기둥)가 주각을 내린 것이라. 산승과 노주가 또 주각을 내렸으니, 이 속에 이르러서 뛰어남을 얻어 보았다면, 그대의 아손(兒孫)을 구함을 허락할 뿐 아니라, 또한 그대가 살쾡이와 암소가 교미하는 소식을 바로 알았다고 허락하리라.
그렇게 된 후에는 가히 생(生)에 나고 죽음에 들어감이 가하거니와, 만약에 보아 뛰어나지 못한다면 자기 자신을 구하지 못함이라. 어째서 그러한고?
공부로서 이르는 것이 아니고, 모나고 둥근 것도 아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것이고, 모든 권속들도 아님이라. 악!』
그렇다면 무엇인고?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이 이 말을 알아듣는다면 일체의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고 의심할 바가 없어집니다.
그걸 바로 여러분이 알아들었다면 오늘 아주 멋진 회향이 될 것이고, 알아듣지 못한다면 자기도 구하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전생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며 무한히 빚을 지고 서로 원결을 짓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바로 깨달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7일간 재를 지내서 기도하는 일념의 공덕,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모든 제석천신과 명부의 10대왕과 모든 사자, 종관 등 권속에게 공양을 미리 올리고, 무량겁에 지어놓은 업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닦는 마음으로, 미리 빚을 갚는 마음으로 오늘 재를 미리 지낸다는 것입니다.
미리 지내서 편지를 써서 낱낱이 올린다는 겁니다. 아주 중요한 겁니다.
미리 도를 통해서 여러분 자신을 깨달으면 더 말할 것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범부중생들이 단박에 깨닫지도 못하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까 미리 부처님과 염라국 명부에 있는 모든 선신에게 미리 부탁을 해놓는다는 것이지요.
부탁을 해놓으면 돌아간 뒤에라도 가서 이렇게 이렇게 재를 지냈다는 표적이 영수증이 돼 있어요. 요새도 돈 주고 영수증 안 받아 놓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라.
그래서 학림사에서는 확실하게 여법하게 돈 점안(點眼)을 해서 편지를 써서 회향 때 불에 태워서 미리 올려드리면 거기(저승)에 가서 다 있어요.
예수재가 여러분 자신만 빚을 갚을 게 아니라 조상 영가님들도 빚을 갚아주고 천도를 해주는 게 좋다고 해서 그렇게 많이 합니다.
여러분이 오늘 재를 지내는 의미를 잘 알고, 앞으로도 예수재 지내는 데는 절대 사양하지 말고, 많은 식구들, 조상들도 다 함께 재를 지내서 다 도리천, 도솔천으로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천도입니다.
그러니, 오늘 마지막 시식을 해서 돈을 태워드리는 의식이 남아 있으니까 일념으로 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육불수(六不收) 일불립(一不立)
청정법신하처멱(清淨法身何處覓)
야래일진취엽풍(夜來一陣吹葉風)
소진부운월조벽(掃盡浮雲月照壁)
육근으로 거둘 수 없고,
하나도 세우지 못함이니,
청정법신을 어느 곳에서
찾겠는가?
밤 사이에 한바탕 바람이 불어와서
뜬구름을 걷으니 밝은
달이 벽을 비추는구나.
(2023.03.28 생전예수재 회향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