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약과 파란 약의 의미를 생각해보기 전에 인물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내 생각에 매트릭스에서 중요하면서 대비되는 인물은 사이퍼와 네오라고 생각한다. 사이퍼는 현실세계에 대한 기억을 잃고 살아가길 원하며 이를 위해 동료들을 배신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네오는 모피어스가 빨간 약과 파란 약을 선택하라고 했을 때 빨간 약을 선택하여 현실세계에 대해서 알기를 원했고 모피어스, 네오 둘 중 하나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모피어스를 살리는 결정을 하고 끝내 모피어스를 구해낸다.
개인적으로 사이퍼의 선택이 이해가 된다. 강의시간에 파란 약과 빨간 약 중에 어느 것을 고르겠냐는 교수님의 질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파란 약을 원했던 것을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네오의 선택을 달랐다. 오라클에게서 모피어스와 자신 둘 중 한명이 죽는다는 예언을 들었음에도 모피어스를 살리는 결정을 하며 끝내는 자신이 '그'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내 생각으로는 이것이 가상세계냐 현실세계냐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자신이 지금 지각하는 세상이 가상이든 현실이든 사이퍼는 파란 약을 선택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결정을 하고 살아갔을 것이며 네오는 빨간 약을 선택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결정을 하고 살아갔을 것이다. 따라서 빨간 약과 파란 약은 사람의 의지와 뜻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가지의 약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각자의 자유이다. 하지만 각각의 약이 무엇을 뜻하는지 안다면 어떤 약을 골라야할지 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