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가을 벼 베기가 한창일 무렵 경기도 가평의 한 공동체 마을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마을이라고 해 봐야 한 20여 명의 젊은 사람들이 소박하게 모여 살면서 함께 농사를 짓고 함께 마음을 나누고 먹을거리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아직은 거의 초보 단계의 공동체마을이다.
마을의 주민 대부분이 주로 20, 30대의 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 다른 여느 마을과는 다른 점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은 농사일도 많이 서툴고 농사로 밥벌이를 하고 자급자족을 이어가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점이 있다.
그래도 이 마을 젊은이들은 완전한 자급자족을 꿈꾸고 있다. 스스로 자식들 교육까지도 시키려고 대안학교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활기찬 꿈과 희망으로 이 마을은 얼마나 생기가 넘쳐흐르는지 모른다.
이들은 주로 서울에서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거나, 월급을 받으며 도시 생활을 즐기던 젊은이들이었는데, 의기투합으로 모여서 만든 젊은 귀농촌이었던 것이다. 물론 어려운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해 보지 않던 농사를 짓고 또 그 농사일로 버는 돈이 생계유지를 위한 경제수단의 전부이다 보니 남들이 보기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또 사실 아직은 경제적으로 조금 힘에 겹다.
그러나 이들은 힘주어 말한다. 경제적으로 예전 보다 많이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이들의 자연과 함께 하고 농사와 함께하는 그 여유와 즐거움을 빼앗을 만큼은 아니라고,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은 욕심을 줄이면 되는 문제라고 자신있게 말하면서 밥 세 끼 먹고, 밭에 나가 일하고, 막걸리 한 잔 하며, 함께 모여 즐겁게 살 수 있는데 더 이상 욕심 부릴 게 뭐가 있겠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예전에 서울에서 직장 다니면서 매일 스트레스 받고, 자동차 공해며 매연에 시달리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고생하고, 온갖 소음과 과로에 시달리던 것 생각하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도시에서 많이 버는 대신 많이 쓰고 소비하는 것 보다 이들은 농촌에서 적게 벌고 적게 소비하는 쪽을 택한 것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이 마을에도 빈부의 격차는 존재한다. 마을의 가장 큰 부자가 한 분 있는데 그 분은 부자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스스로 종종 술도 사고, 밥도 사고, 필요하면 돈도 빌려주고 그런다고 한다.
어느 정도 부자인고 하니, 사무국장의 일을 맡아 하고 있는 분인데 물론 그 일은 돌아가면서 맡는 것이지만 그 일을 맡아 할 때는 한 달에 50만원씩 월급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돈 때문에 이 마을 제일가는 부자가 된 것이다. 그 50만원이면 이 마을에서는 정말이지 부유한 생활, 아니 조금은 사치한 생활까지 영위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즈음 같은 이러한 삭막한 세상에 월 50만원의 월급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이 마을 사람들은 참 행복이 어떤 것인지 소욕지족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인 듯 보인다. 작은 것으로 만족할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더할 수 없는 행복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월급 100만원, 200만원, 아니 그 이상을 받으면서도 얼마나 경제적인 생활고에 찌들어 살고 있는가. 또한 이웃과 비교하면서 우리집은 가난하다고 열등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가.
문제는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만족하고 사느냐에 있다. 내 행복의 지수는 그대로 내 만족의 지수이지 소유의 지수가 아니다. 소유를 줄이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것이야 말로 더없는 행복의 비결이다.
어떤가. 아직도 삶이 가난한가. 최소한의 의식주를 갖추었는데도 여전히 가난하다고 느낀다면 그 가난은 물질의 가난이 아닌 마음의 가난이다. 마음이 부유하다면 설사 땅바닥에 누워 자더라도 풍족하지만 마음이 가난하면 온 천하를 손 안에 넣었더라도 궁핍을 면치 못한다.
첫댓글 우주는 내 것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가난은 물질의 가난이 아닌 마음의 가난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_()_
그래요 얼마나 버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얼마나 만족하고 사느냐가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