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경기도연천에 있는 고대산을 찾아 눈산행을 즐겼다. 11시49분 고대산입구에 도착하여 제2코스 방향으로산행을 시작했다. 초장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전에는 없던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조금 오르니 전망대가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고대산 자연휴양림과 축구장 야구장이 보인다.
겨울내내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눈 산행이라 더더욱 신이 났다.
12시 40분 말등바위 지난다. 바위 모양이 마치 말등처럼 생겼다고 하는데 실감나지는 않는다. 오를수록 시야가 탁트여 눈쌓인 산들이 계속 이어지니 겨울색으로 치장한 산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능선이 좁고 가팔라 마치 칼의 모습을 닮아서 칼바위능선이라는 능선을 오르는데 미끄러질까봐 엄청 조심했다. 길게 이어지는 눈쌓인 칼바위능선의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13시44분 칼바위능선을 지나 정상으로 간다. 아슬아슬 조심했다. 이런 아슬함이 있어 산타는 맛이 난다. 눈쌓인 산이 환상적이다.
14시11분 대광봉에 서니 천하가 다내 아래 있도다. 구비구비 뻗어나가는 눈쌓인 산줄기들이 너무 아름답다.
마치 사람의 등줄기 형상으로 길게 이어지는 겨울산의 모습에 감탄사만 연발한다. 저멀리 지장봉이 우뚝하다. 금학산이 높아보인다.
드디어 14시30분 고대산 정상에 도착했다. 해발 832m이다. 북한산하고 비슷한 높이이다. 수많은 산들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마치 병사들이 사열하듯 서있는 모습에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이맛에 힘든 것 마다하고 높은 산에 오르는 거다.
잠시 정상에서 하늘과 땅을 바라본다. 저멀리 하늘에 마치 수평선같은 푸른 띠가 길게 이어진다.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마음이 깨끗해진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다.
산이란 오르면 내려가야 하는게 숙명이다. 정상에 잠시 머물다 제3코스를 따라 하산한다. 하산하다 정상 바로 밑에서 시산제를 지냈다. 간단하게 막걸리 한잔 산신에게 올리면 올 한해도 무사하게 산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정성이다.
하산길은 눈길에 가팔라서 아주 조심조심 기듯이 했다. 산이라 쌓인 눈이 순백으로 아주 깨끗하다. 순백에 헐벗은 나무들이 웅장한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드디어 16시20분 3코스에서 수백길 하늘 향해 치솟은 표범바위 앞에 섰다. 멋지다. 웅장하다. 바위에는 소나무만이 자라고 있다. 바위색이 표범색깔을 닮았다. 수십길 폭폭수가 빙벽되어 겨울정취를 물씬 풍긴다. 장엄하다.
16시50분 산행 무사히 마쳤으니 감사할 뿐이다. 모처럼 눈산행이라 더 좋았다. 고대산 산행이 세번째다. 이제야 고대산의 진면목을 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