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는 눈이 자주 내렸다.
폭설이 아니고 잔잔히 내리는 눈이 몇차례 있어서 겨울가뭄은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은 날씨이다.
내가 파크골프 초보 일 때
그때는 여의도의 한강파크골프장으로 많이 다녔었다. 영등포협회의 회원들이 관리를 하고 있었으나, 출입 시간의 제한이 없어서 새벽 4~5시에도 해 뜨면 운동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저녁에는 공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저녁 어둠이 내릴 때 까지 깔깔대며 웃다가 헤어지곤 했다.
양목클럽의 정모도 여의도에서 할 때는, 한여름에 오후 4시에 모임을 가질 정도로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였었다.
개인적으로 여의도 구장에서 라운드하던 어느날
영등포회원 한 분과 같이 운동하게 되었다. 초보인 나와 동반 라운드하여주는 고마움에 전화번호를 교환 하였고, 그 후 카톡으로 이미지 사진들의 안부 인사글들이 자주 오갔다.
그 분의 인사 톡이 끊어진 것은
2021년 5월 11일의 글을 마지막으로 보내준 것이니 거의 6년 동안 안부 인사가 오갔고, 그동안 우연한 마주침으로 10회 정도는 같이 라운드 한 것 같다.
나는 이미지 사진으로 안부 인사가 오면 늘 답글로 인사를 한다.
그 분의 안부 인사에 나는 재미나는 글귀를 골라서 유머를 섞어 답글을 쓰곤 했는데, 톡을 시작한지 3년 쯤 지났을 무렵 그 분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우리 집 주소를 묻는 것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주소를 왜 묻냐? 고 했는데, 그 분의 이야기는
명절 때는 친구들에게 조그만 선물을 보내는데, 이번에 20개 준비한 선물을 나에게도 하나 보내려고 한다.
는 것이었다.
나는 기뻤었다.
라운드를 몇 번 안했는데 내가 그 분의 < 베스트 프랜드 20 > 에 들어갔다는 내용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요~~
딸이 자주 사용하는 보관함 주소를 알려 주었고, 몇 년 동안 설과 추석에는 그 분이 보내주는 선물이 도착했었다.
내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어 주던 그 분의 선물을 이제는 받지 못한다.
언제부터인지 안부를 전해주던 이미지 사진이 조금씩 횟수가 적어지더니 한참을 소식 끊긴채로 지냈다.
걱정이 되어서 내가 안부를 물었다.
혹시나....?? 했었는데
그 분은 아프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그리고
2021년 5월 11일의 글을 끝으로 우리의 대화는 끊어졌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뒤에 톡에 저장되었던 그 분의 이름은 < 알 수 없음 > 으로 변했다.
나 혼자 추측할 뿐이다.
머나먼 여행을 떠나셨나보다... 하고
벌써 봄이 다가오는지
얼었던 땅 속에 숨어있던 새싹은 따뜻한 햇살에 조그만 잎들로 봄소식을 전해오고 있는데
그 분은 몇 년 동안 소식이 없... 다.............
첫댓글 아! 읽어 가는중 걱정스럽던 결말이 ....
좋은 분이셨을것 같았는데 안타깝네요.
언니의 이런 살아있는 글을 전 참 좋아합니다~
가끔이라도 마음 공유할 수 있는 글 부탁드려요!!
혜숙씨
고마워요.
결말이 그래서 쓸까말까 망설였어요.
그런데 자주 생각나는 분이에요.
좋은인연으로 지속적 이어졌으면 하는 ~~ 안타까운 마음만 남네요.
평소에는 잊어버리고 있지만...
영등포 구장을 쳐다볼 때 가끔 생각이 나곤 해요.
글 쓰는 것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잿빛 하늘 일때는 약간 로맨틱(?)
맑은 하늘 일때는 코믹(?)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