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아주 오랫만에 욕지도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고등학교때 같은 반 친구,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친구집을 여름방학 때 한번 들른 이후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났는 지 계산도 되지 않습니다. 그 욕지도가 요즘 트레킹코스로 제법 주목을 받고 있어 흐릿한 기억속의 욕지도가 얼마나 변했는 지 겸사 겸사 한번 다녀오기로 해 봅니다. 지난밤 빗방울을 아직도 메단채 져가고 있는 장미, 그래도 품격은 지키고 있어 더 아름답고 애처롭게 보입니다. 처음 보았을 땐 병이 든 잎인줄 알았는 데 ... 눈에 덮힌 것처럼 하얗게 보이니 설국(백묘국)입니다.^^ 낙동강을 지나며 화명대교도 바라보고 안개에 쌓인 김해쪽의 산들도 바라보며 잠시졸다가 장군봉아래 통영의 삼덕항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을 잠시 돌아보고 열시 배를 탑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승선이 꽤나 까다롭습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 곳이지만 뒤에 남겨두는 것들에는 그리움이 쌓이는 것 같습니다 포말의 긴 꼬리도 그렇고 혼자 우두커니 지나는 세월을 바라보고 있는 섬도 멀어져 가는 풍경도 그런 것 같습니다
멀리 바쁜 일터로 향하는 작은 배와 새우깡을 쫓아오는 갈매기도 보입니다
이름 모르는 섬들이 일상처럼 다가왔다가 멀어져가고 목적지가 눈앞에 다가옵니다 욕지라는 말은 한자로 欲知 니 해석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리니 섬 일주 관광 밴이 있습니다. 한바퀴 구석구석 돈다면 20키로가 더 되니 이런 써비스도 필요한 모양입니다. 섬을 일주하는 버스도 있는 데 시간을 잘 맞춰야 됩니다. 삼덕에서 열시 배를 타면 곧바로 연결됩니다 야포에서 시작하기로 하고 버스를 탑니다 옥섬이라는 아주 작고 예쁜 섬 입니다. 돌아가면서 보니 별장을 지어놓고 즐기면 좋겠습니다^^ 10분정도 지나 야포에 도착해 곧바로 산을 오릅니다 기름나물 가치수염 조성한지 오래되지 않아 숲길은 거칠고 습합니다. 조망도 트이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괭이밥 파리풀인 것 같은 데? 놀래기 같은 무시무시한 벌레도 보이고 거미줄도 귀찮습니다 며느리 밑씻개 200미터 정도의 정상에 오르니 비로소 조망이 트입니다 건너편의 대기봉, 천왕봉, 욕지항도 잘 보입니다
반대쪽 초도도 한번 바라봅니다. 얼마전까지는 무인도였는 데 지금은 노부부가 척박한 땅을 개간해서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노부부의 나이가 많아 돌아가시고 나면 또 무인도로 바뀌겠지요 목욕한번 하려고 해도 큰 섬으로 나와야 될 정도의 힘든 삶을 영위하지만 그 노부부의 삶은 행복하다고 방영한 TV를 보았습니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싱아 닮은 이넘은 알아보니 예덕나무라고 합니다. 헐 망대봉도 지나고 연화도를 바라보며 작은 마을도 내려다 보며 쉼터에서 더위를 시키며 잠시 쉬다가 한낮의 시련을 떠올리게 하는 도로를 따라 초도의 해안절벽을 바라보며, 탐험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욕지항을 바라보며 출렁다리가 있는 해안 산책로로 들어섭니다 출렁다리가 보이고 건너편 바위전망대도 보입니다 풀섶에 피어있는 백리향 닮은 풀, 마편초도 바라보고 출렁다리를 지나가 봅니다. 건너편 바위벽은 이 출렁다리가 아니면 갈수가 없습니다 출렁다리 중간에서의 경관이 참 멋집니다
건너편 바위절벽 전망대에서의 노적 해안 절벽의 멋진 조망입니다. 제법 돌아 다녀보았지만 이 곳보다 나은 곳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반짝이는 별위를 떠가는 작은 배도 예쁘고, 바다물색도 깊고 푸릅니다. 반대편, 가야할 절벽길도 멋지게 보입니다. 이 출렁다리를 개척한 공무원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갈 수 없는 절벽전망대를 기획한 노고를 치하하고 싶습니다 이 경관은 생각하지도 않았는 데 보석 하나 주운 기분입니다^^ 조성한 지 얼마되지 않은 길을 따라 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을 마음껏 즐깁니다 순하디 순한 오솔길도 있고
고래강정도 지납니다. 강정이라는 말은 파도가 치면 우는 소리가 들리는 절벽틈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건너편 삼여쪽의 절경을 바라보며 개미목을 지납니다
이쪽저쪽 조금씩 달라지는 절경을 바라보며 절벽위에서 시원한 바람 한줄기 즐기는 기분은 누가알겠습니까! 뽐내는 소나무 한그루도 바라보고
잘못하면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곳이 옥의 티입니다.
이정표가 있는 도로가에는 무사하게 여기까지 온 것을 축하하는 듯 수국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대기봉으로 올라가려다 입구에 비치된 벌레 기피제를 보고 산길은 포기하고 뜨겁지만 아스팔트길을 걷습니다
지나온 바위절벽들을 뒤로하고
조금씩 달라지는 풍광을 즐깁니다
원래는 대기봉으로 올랐다가 이 곳으로 내려올려고 했습니다
1970년대 영화 촬영한 장소라는 기념탑이지만 몇십년동안 나무들이 자라나 경관을 다 가리고 있습니다 한참 아랫편에 새롭게 삼여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 경관을 보려고 뜨거운 아스팔트를 한시간 넘게 걸어 왔습니다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물색도 괜찮고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반대편 경관도 바라보고 멀리 대기봉 바위를 바라보며 더위를 피해가며 고산을 오른 등반가의 심정이 되어 다시 아스팔트를 터벅입니다. 무료해서 개미도 구경하고 산딸기도 따먹어 가며 지난 경치고 다시 찍어 보며 선착장 갈림길로 돌아와 자드락이라는 이름의 예쁜 팬션 지나며 백접초도 구경하고 한가로운 항을 바라봅니다 고개 넘는 길을 바라보면서 그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그려봅니다. 봉선화 수레국화 제주에 많은 구럼비 나무 같아보입니다 처음에는 조형물인줄 알았던 갈매기 이 넘들은 높은 곳에 앉아 있도록 유전자가 프로그램된 모양입니다 마치 우리가, 종교를 가졌거나, 아니거나 힘들 때는 신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욕지를 뒤로 하고 갈매기와 잠시 놀다가 금색으로 물들어 가는 바다를 바라보다가 잠시 잠이 듭니다. 긴 잠에서 깨어나 긴 잠에서 깨어나 밖을 내려다 보니 산, 하늘, 바람,구름 모두가 그대로인 데 그리운 마음만 사라졌구나 그리도 애타고, 그리도 가슴 저미던 그리움만 사라졌구나 세월은 고목덩걸처럼 말라만 가는 데
그리운 마음만 사라졌구나 https://youtu.be/vsQLyuFW2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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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구수한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멀리 계시니 아랫 지방에 오실려면 많이 힘드시겠지요^^ 뭐던지 물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나 봅니다 ㅎㅎㅎ
욕지하면 해수욕장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고딩 때 군용 A텐트, 항고, 담요 등등 둘러매고 방학 때 마다. ㅎㅎ
길 잘 내놨네요. 멋진 풍경 구경 잘 했습니다.
지금은 도시화가 되었지요. 그 때가 언젠데 ^^ ... 항고 참 오랫만에 들어 보는 말입니다.
저희 외가집입니다. 욕지도. 1960년대 말에 가보고는 여태 한번도 못 가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