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완전공감 단시조문학상 발표(2022/1월 장원)
새해 희망이 담긴 첫 당선작품 발표
이응철의 <새해 아침>(시조)
김승덕의 <새해 인사>(동시조)
강원시조시인협회(회장 김양수)는 시조 부문에 이응철의 <새해 아침>과 동시조 부문에 김승덕의 <새해 인사>를 ‘완전공감단시조문학상’2022/1월 장원작으로 선정해 발표하며,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제1회 대회는 강원시조시인을 대상으로 공모하였으나 2022년 제2회 대회부터는 대상자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기성작가와 신인 구별 없이 공모하며, 미등단자가 장원에 입상할 경우에는 등단 인증서를 수여하게 된다.
매월 시조와 동시조에서 각각 1명씩 모두 2명의 월장원 수상자를 선정하여 상장을 우편으로 수여하고, 월장원 수상자 20명 중에서 연장원 2명을 선정하여 가을 출판기념회 때 상패와 부상(1백만 원)을 수여한다. 또한 월장원 수상자 20명에게는 한국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시조의 멋이 하나가 되어 미의 극치를 이루는 도자기 시조와 장원작을 모아 주문 제작한 탁상달력을 부상으로 수여하게 된다.
전국확대로 응모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종전 심사방침을 변경하여 예심과 본심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블라인드 심사로 점수 합계에 의해 최고점을 받은 사람이 장원에 당선되었다.
1월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57편으로 회원이 10명, 비회원이 47명이었으며,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12명 타시.도가 45명이었다. 요강에 밝힌 마감 시간(정오) 이후 도착한 7편은 아예 접수하지 않았다. 본회 회원은 회비가 미납일 경우 감점 요인이 됨을 알고 응모해주기 바란다. 1월이라 대부분 미납이었음을 밝힌다.
<시조 부문 심사 소감>
작품의 수준은 높았지만 1월과 관련이 모호한 작품은 순위에서 밀려났다. 당선작을 모아서 탁상달력을 제작하게 되므로 1월 이미지와 부합하는 작품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억지로 1월과 연관 지어 보려 한 작품은 수준이 높아도 과감하게 탈락시켰다.
단시조 공모인데 연시조를 응모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글자 수를 분명히 제시했는데도 자유롭게 글자 수가 넘나들어 음수율을 지키지 않은 작품도 있었고, 응모신청서를 누락했거나 일부 항목을 적지 않은 사람의 작품도 심사에서 제외 하였다. 단, 본회 회원에 한해서는 응모신청서를 입회원서로 대신할 수 있으므로 첨부하지 않아도 된다.
퇴고 과정을 더 거쳤으면 좋은 작품이 될 듯한 것들이 많아서 아쉬움을 전하며 다음에 응모할 때는 시간을 두고 더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새해의 가슴 벅찬 이야기를 잘 담아내려 애쓴 흔적이 보이나 각 장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했거나, 시조를 다루는 솜씨가 대단했으나 낱말의 선택과 유기적인 관계가 어색한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본 대회의 목적은 단시조 본령의 묘미를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3행으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3개의 문장이 어우러져 한 편의 시조가 되어야 한다. 시(詩)처럼 보이게 하려고 6행이나 7행으로 쓰지 않도록 2월 공모부터는 요강에 밝히려 한다.
다음은 1월 장원작 이응철의 <새해 아침>이다.
<시조/1월 장원작> 새해 아침/이응철 미워도 같이 가고 좋아서 함께 하리 세월과 마주 앉아 또 한 해 다짐하며 새하얀 종이 위에다 일필휘지 새긴다. |
이 작품은 새해 새 아침에 어울리는 희망이 담긴 좋은 작품이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새롭게 다짐을 해본다. 작심 3일이 될지언정 말이다. 올해도 같이 가고 함께 해야 하는 세월이기에 새하얀 백지 위에 알찬 다짐들을 적어보는 것이 곧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며, 그 소망이 이루어지길 함께 기원한다.
이 작품이 더욱 돋보이는 건 리듬감 있게 잘 읽혀지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세월을 달관한 마음이 거짓 없이 은근히 전면에 깔려 있어서 읽고 나면 저절로 동화되고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특히 종장의 일필휘지 갈기는 이미지가 크게 줌인(Zoo in) 되어 영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여기서 일필휘지는 초장에 있는 <미워도 같이 가고 좋아서 함께 하리>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미워도 같이 가고 좋아도 같이 가고>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좋아도>가 아닌 <좋아서>라는 글자 한 자가 시조의 맛을 더 살려냈다. 같이 가다 보면 미운 정도 들게 마련이고 좋아지게 된다는 자신이 터득한 큰 뜻이 담겨 있다.
이응철 당선자는 1997 <수필과 비평>에 수필로 등단하여 수필집 <어머니의 빈손> <바다는 강을 거부하지 않는다> 등을 발간하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오다가 이번에 시조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시조 등단을 축하하며 앞으로 시조 전승에 크게 기여하리라 믿는다.
다음은 당선자의 수상소감이다.
<사슴은 신선한 먹이를 발견하면 우-하고 동료들을 불러 모은다고 한다.
수필로 등단한지 어언 25년, 강 건너 불 보듯 하던 시조(時調)가 지난해 국회에서 <시조를 문학의 정의에 포함 시킨다>는 발의가 가결되면서 독립 장르로 관심을 불러 그 매력에 취하고 만 것이다.
촌철살인, 쾌도난마에 쉬운 우리 숨결을 살려 우선은 정형화된 틀에 맞추는 매력과 반전이 또한 컸다. 새벽마다 콩나물에 물을 주듯 단시조를 지어 사슴처럼 우-하고 핸드폰 문자로 수필가들에게 보내곤 했더니 그 반향(反響)이 예상외로 넓었다. 시조 대중화가 목전에 왔음을 느낀다. 겨우 내내 하얀 눈밭에서 서툰 시조 3장 6구를 공부한 기쁨이 오늘 더 큰 메아리로 돌아와 겨울꽃을 피우다니-.
근묵자흑(近墨者黑)보다 근주자적(近朱者赤)이다. 시조시인협회에 그림을 기탄없이 올리면서 살펴본 시조 읽기-. 붉은빛을 가까이 하면 붉게 된다는 말을 오늘 실감한다. 종심(從心)을 넘으니 진정 시조가 손짓한다. 주변에서 힘과 용기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신기한 눈빛으로 동참해준 아내 또한 고맙다.>
<동시조 부문 심사 소감>
동시조 부문의 전체적인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응모 대상자가 어른이다 보니 어린이 마음으로 시조를 짓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았다.
당선되지 못한 작품은 시조를 다루는 솜씨는 능숙하였지만 1월이라는 이미지와의 연결이 일반적이지 않았거나, 희망찬 다짐이나 새 출발에 대한 각오가 담겨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동시조는 어린이를 위한 글이다. 그러므로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안 된다. 자기만의 생각이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장원에 당선된 김승덕의 <새해 인사>는 어린이와 눈높이를 같이 한 작품이다.
<동시조/1월 장원작> 새해 인사/김승덕 새해가 밝았다고 까치들 인사해요 창문 앞 나무에서 목 놓아 깟깟깟깟 올해는 좋은 소식만 전한다니 신나요 |
이 작품은 새해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우수작품이다.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길조이다. 새해 아침부터 창가에 찾아와 소식을 전하고 있는걸로 보아서 지나간 한 해는 코로나19로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물론 희망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소망하는 것이 어린이의 마음이며 동심을 잘 간파하고 글로 표현한 것이 심사위원 마음을 끌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 희망이 담긴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 되어 흡족할 따름이다.
까치가 새 소식을 전한다는 것은 흔한 말일 수 있지만 새해에 만나는 까치는 언제나 새롭게 느껴진다. 까치는 습관적으로 깟깟! 하고 울어대겠지만 그 울음소리를 좋은 소식만 전하겠다고 다짐하는 약속의 소리로 듣고 독자에게 똑 같이 전하는 중간 역할을 해낸 지은이는 진정한 동시조 시인으로 자격이 있다고 본다.
단시조에서 글자 한 자가 큰 역할을 한다. <올해도>와 <올해는>에서 글자 한 자만 틀리지만 그 뜻은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힘든 한 해였기에 <올해도>라는 표현 보다는 <올해는>이 훨씬 돋보이는 표현이다.
마지막에 <신나요>라는 표현도 좋다. 어린이 다운 낱말의 선택이며 정말 신나는 기분이 함께 하는 것 같아서 밝은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김승덕 당선자는 2000 <시조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조집 <세월의 흐름>을 발간하고 시조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에 동시조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한 터라 어린이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어서 앞으로 동시조시인으로 활동을 크게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다음은 당선자의 수상소감이다.
<장원 소식을 문자로 받고 기쁨에 겨워 바로 당선 소감을 적습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먼저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평소에 동시조에 관심이 있었지만 성인시조만 써왔는데 새해부터는 초등학교 근무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동시조를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회장님과 심사위원님들께 다시 감사의 뜻을 전해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