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투기 엔진 만드는 ‘7번째 나라’ 도전
핵심 소재만 60종, 부품은 9000개 ‘훌쩍’
1500℃ 고온 버티는 소재 개발 까다로워
자체 엔진 보유국은 미·영·프랑스 등 6곳
▲ 한·미 공군의 F-35A, F-22 전투기 편대가 5월 16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영화 '탑건' 속 미 해군 전투조종사 피트 미첼 대령(매버릭)은 전투기를 기동하며 폭격기를 피해 아찔한 지상전을 펼쳐요. 엔진은 전투기의 심장과 같아요. 기체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건 추진 장치인 '엔진' 덕분이거든요. 현재 전투기 엔진을 만드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국뿐이에요. 우리나라 최초 국산 전투기인 KF-21의 엔진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119 엔진 설계도를 받아 생산한 것으로, 사실상 미국산인 셈이죠. 그런데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 자체 엔진 보유국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설계부터 부품 개발, 기술까지 100% 국산 전투기 엔진을 2036년까지 개발하겠다고 했거든요. 전투기 심장을 직접 만드는 건 왜 이리 어려운 걸까요?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F404’가 4월 창원1사업장에서 최종 연소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F404’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만 번째 엔진’으로 공군 TA-50 훈련기에 장착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 엔진은 개발 난도가 모든 엔진 중 가장 높아요. 초고압·초고온·초고속은 물론 공중에서 적군을 따돌리거나 포위하기 위해 기동을 펼치려면 가볍기까지 해야 하죠. 들어가는 핵심 소재만 60여 종으로 부품은 9000개가 넘어요. 대부분의 전투기는 터보팬 엔진을 사용하는데요. 터보팬 엔진은 공기를 압축시킨 후, 연료를 혼합해 점화하는 방식이에요. 압축된 공기가 연료와 만나 가스로 터지는 과정에서 세차게 뿜어내는 바람으로 추력(推力·엔진이 연료를 분사하면 받는 힘)을 얻는 거죠. 자동차에 쓰이는 디젤 엔진은 보통 700℃에서, 전투기 엔진은 1500℃ 이상의 고온에서 연료가 점화된답니다. 공기를 압축시키는 압축기는 분당 1만 회를 회전해요. 이때 발생하는 마찰도 견뎌야 하므로 티타늄이나 니켈 등 강도가 높은 합금이 사용된답니다. 엔진을 단 항공기가 안전한지 인증도 받아야 하는데요. 검사 항목만 무려 200개에 달하는 만큼 까다로워요. 자동차 엔진이 도중에 멈추면 자동차가 도로에 서게 되지만, 전투기 엔진은 멈추면 바로 추락하기 때문이죠.
전투기 엔진을 만드는 나라는 현재 몇 개국이며, 전투기 엔진을 개발하는 게 왜 어려운지 적어보세요.
항공 엔진을 만드는 게 왜 중요할까요? 군사와 경제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기사를 참고해 정리해 보세요.
항공 엔진은 방산 강국 가는 길… 경제 가치 9조 원
각국은 왜 항공 엔진을 만들려 할까요? 나라의 미래 방위산업(防衛産業)을 이끌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에요. 전차나 전투기, 군사 위성 등이 포함되는데요. 전투기 1대를 수출하는 건 국산 중형자동차 10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T-50 훈련기를 폴란드,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국에 수출하고 있어요. 2022년에는 FA-50 경공격기 48대를 폴란드로, 2023년에는 18대를 말레이시아로 수출하며 우리나라의 항공기 수출액은 사상 처음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넘어섰답니다. 하지만 FA-50 경공격기와 KF-21 국산 전투기의 엔진은 모두 미국에서 개발한 거예요. 첫 국산 항공 엔진이 만들어지면 한국도 100% 국산 전투기를 수출할 수 있는 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36년까지 항공 엔진을 개발했을 때 20년간 생기는 경제 가치만 최소 9조4000억 원에 달할 예정입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자국의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어요. 앞으로 우리나라를 오롯이 한국의 기술로 만들어진 전투기가 지키는 것도 당연한 일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