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이하 가톨릭행동)이 지난 12월 23일 시국미사에 이어 올해 첫 시국기도회를 연다.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성당에서 열리는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기도회’는 1부 복음 해설과 2부 이야기 마당으로 진행된다. 이야기 마당에서는 소희숙 수녀(툿찡포교성베네딕도서울수녀회), 정중규 한국재활정보연구소 부소장, 김항섭 교수(한신대학교 종교학과), 그리고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의 주역인 주현우 씨가 참여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 시간에는 주현우 씨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현상을 통해 느낀 사회의 아픔, 한국 천주교회에 바라는 바를 나누고, 대선 불법 개입과 은폐 시도로 촉발된 민주주의의 위기, 그리고 새로운 추기경 선임의 의미와 전망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또 이번 기도회 자리에서 가톨릭행동은 창립선언문을 발표하고 공식 출범한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가톨릭 평신도들은 사회의 위기, 교회의 위기에 대한 성찰과 우리 스스로의 회개를 바탕으로 새로운 평신도 운동을 전개할 것”과 “구체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대로 ‘불평등과 맞서는 교회, 정의를 위한 싸움에 앞장서는 교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가 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가톨릭행동은 지난해 9월 11일 ‘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선언’을 계기로 조직된 한국 천주교회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현 시국에 대한 시국기도회와 시국미사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의 · 평화 · 민주 가톨릭행동 출범 선언 “복음의 기쁨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루카 10,37) | 1. 지난해 9월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 평신도들의 1만인 시국선언을 계기로 한국천주교회 평신도 운동은 새로운 흐름을 일구어 가는 중이다. 평신도 시국선언에는 전국 각지에서 일만 이천 여명의 평신도가 참여하였고, 세 차례의 시국기도회와 만민공동회를 열고, 연말에는 700여명의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나와 내 이웃의 안녕을 묻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새해 들어서는 한국천주교 역사에 유래를 찾기 힘든 진보적인 추기경 청원 서명운동에 칠천 오백여명의 평신도들이 참여하였다. 서로 다른 두 사안에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것은 세상의 어둠을 비추는 빛의 역할과 교회 스스로 썩지 않는 소금의 정체성을 갖는 일에 평신도들의 참여가 더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2. 지금 우리 한국사회는 산업화의 과잉 생산과 소비주의라는 새로운 우상에 빠져있다. ‘투자한 돈이 조금 손해를 보면 마치 큰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를 걱정하지만 사람이 굶어 죽어도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늘의 위기’라는 교종 프란치스코의 표현대로 우리들은 작금의 위기가 현상적으로는 경제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위기이며 신앙의 위기라는데 인식을 같이한다. 3.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도 자유롭지 않다. 경제 중심의 우상은 그동안 여과 없이 교회를 부식시켜왔다. 한국교회 역시 ‘가난의 영성’을 충분히 성찰하지 못하고, 복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 채 교회는 그동안 무비판적인 양적 성장에 몰두해 온 점을 반성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현재 ‘500만 신도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교회는 사회적 의미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더욱 교회의 쇄신은 세상을 복음화시키는 일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4. 우리시대는 정의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커다란 숙제를 남겨두고 있으며, 우리는 이 과제가 교회 안에서도 관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먼저 교회가 ‘가난의 영성’을 회복하고 스스로 자기 삶을 재점검하면서 다시 가난한 이들에게 주목하고, 이들의 해방과 구원을 위한 복음적 책무를 상기시켜야 한다. 지금 고통 받는 가난한 사람들의 존재, 인간의 탐욕으로 벼랑 끝 위기에 처한 뭇 생명들, 민족분단의 아픔과 군사적 대립이 지금 우리 교회의 회개를 재촉하고 있다. 5. 우리 교회에는 행동 없는 믿음, 실천 없는 기도, 증거 없는 삶, 희생 없는 제사가 꽹과리 소리처럼 요란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 평신도들은 자기 쇄신을 위한 작은 노력과 실천을 시작으로 나와 교회 그리고 지역사회와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가 세상과 교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래서 세상과 교회를 염려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행동하는 연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신자 한 사람의 각성이 공동체의 각성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6. ‘정의・평화・민주 가톨릭 행동’은 자발적인 복음적 평신도들의 연대로서, 교회의 쇄신과 가난한 이웃과의 연대, 사회적 불의에 대한 예언자적 활동 그리고 갈라진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기도하고 실천하고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일할 것이다. 교종 프란치스코의 가르침대로 “불평등과 맞서 싸우는 교회”, “정의를 위한 싸움에 앞장서는 교회”,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가 되도록 평신도들의 지혜와 힘을 모으려고 한다. 이 길에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 해주시리라는 믿는다. 7. 이에 우리는 오늘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의 출범을 선언하면서, 많은 뜻있는 평신도들의 참여를 호소한다. 2014년 1월 24일 정의 · 평화 · 민주 가톨릭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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