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망월동 구묘역에서 고등학생 무리를 봤다. 체험학습 온 것일까? 아이들이 열사 묘비에 쓴 이름과 사연을 읽는다. 저렇게 한줄 한줄 세상의 언어가 몸에 들어오는 거겠지.
-나는 조선대생 이철규 열사 앞에 섰다. 1989년, 고등학교 졸업한 해 명동성당 앞에서 이철규 의문사 진상규명 하라고, 삭발 투쟁으로 선동하는 ‘대학생 언니’ 모습에 이끌려서 신문 독자투고란에 글을 썼다. 나의 매체 데뷔 글, 투쟁 글쓰기의 시원.
-조선대 강연에서 이런 ‘조선대와 나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넘 비장해지는 것 같고, 젊은이들 앞에서 라떼 썰 푸는 거 멋 없어서 참았다. ㅋㅋ 그런데 질문 시간에 한 학생이 “작가님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르포를 쓰는 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다. “세상에 일어나는 불의한 일 (그 불의와 싸우는 아름다운 일)을 보면 글을 써서 알리고 싶어진다”고 대답했다. 나의 투쟁-글쓰기의 세포는 이철규 열사의 죽음, 그 죽음을 외치는 인정 많은 친구를 보고 자라났다.
-망월동 묘역에는 노동열사들도 안장되어 있다. 알려진 이름이 많은데 그 사이로 ‘진기승’이란 내겐 낯선 이름이 보인다. 전주버스 운전기사였다.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해고와 온갖 탄압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던 그는 “다음 생애는 버스노동자가 대우받는 세상에서 태어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했다고.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목숨이 바쳐졌고 바쳐지고 있다.
첫댓글 저도 망월동 갔었어요. 오래전이네요.. 오래전들의 기억들이 많아지는 오월입니다. 조선대라는 이름만 들어도 저릿합니다. 세월이 흘러 다시 선, 벅차는 그 기분 알죠...지금은 우리가 얼마나 나은 세상에서 살고 있나 생각이 드네요. 몇십년이 흘렀는데도 노동자가 일하다 죽네요. 괴로운 오월입니다 오월은 숫자말고 '오월'로 써야할것 같은 그런 느낌. 숫자5로 쓰면 계절의 찬란함을 담는것 같아서요 ㅠㅠ 애썼네요. 오월의 광주라니.무겁습니다.
빛 고을 광주. 망월동에는 가보지 못햇지만 . 88년도 군에 입대해 상무대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았습니다. 80년 광주가 지난지 얼마 안된 때였고. 바로 그곳이었는데. 실감하진 못했습니다. 전두환 관련 여러 영화 소설도 있었지만. 결국 그는 자연사 했네요. 수치스러운 일이지요. /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를 읽으며 울었습니다. 광주를 잊으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