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달밤』(작사 조명암, 작곡 박시춘)은 한국 가요계의
거목(巨木)인 「현 인」(1919~2002본명 玄東柱) 선생의 1947년
데뷔 곡이자 대표곡입니다. 이 곡은 70여 년의 세월을 이어오며
국민 가요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1919년 부산 태생인 「현 인」선생은 일본 '우에노 음악학교
(현 동경예대)'를 졸업한 정통 음악도 출신입니다. 그의 창법은
'서양 성악'에 바탕을 둔 것 이어서, 신 민요나 트로트 등
기존 가요와 달리 시원한 맛을 내며 해방 이후 가요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고교시절 나팔을 잡은 것이 인연이 돼, 연예계에 입문한
「현 인」은 일본의 징용을 피해,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샹송과
칸소네를 부르며 가수 활동을 했습니다.
8.15해방이 되자 귀국한 그는 '고향 경 음악단'이라는 7인조
악단을 만들어 UN군 위문공연에 참여했고, 팝송을 위주로한
'레퍼토리'로 극장 무대에서 활동했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음악도가 유행가를 부를 수 없다"며 자존심을
지키던 그는 작곡가 박시춘의 권유로 '신라의 달밤' 을 취입해
단숨에 인기가수가 됐죠.
이후 '비 내리는 고모령', '굳세어라 금순아', '전우야 잘 자라',
'럭키 서울', '서울 야곡', '인도의 향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부르며, 6.25 전쟁 으로 실의(失意)와 절망에 빠졌던 서민들을
위로했습니다.
「현 인」선생 은 1974년부터 1981년의 7년 동안 만 무대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샌프란시스코에서 'Gas Light' 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했지만, 한국과 무대를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7년 만인 1981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자신의 본업(本業)이 가수라는 것을 다시 절감하시고, 나이에
구애 받지 않고 기회가 닿는 대로 무대에 섰습니다.
1998년까지도 '배삼룡' '은방울 자매', '남 진', '김세레나', '문주란'
등과 악극 그 때 "그 쑈를 아십니까"에 출연하며 활동을 했습니다.
그는 데뷔 50주년을 맞은 1991년 '노래하는 나그네', '길' 등 신곡을
발표하며 노래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현 인」선생 은 지난 2002년 4월13일 지병인 당뇨합병증으로
현대아산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향년 나이는 83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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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 온다
지나가는 나그네야 걸음을 멈추어라
고요한 달빛 어린 금옥산 기슭에서
노래를 불러본다
신라의 밤 노래를
아~ 신라의 밤이여
아름다운 궁녀들 그리워라
노래를 불러본다
신라의 밤 노래를
아~ 신라의 밤이여
아름다운 궁녀들 그리웁구나
대궐 뒤에 숲 속에서 사랑을 맺었던가
님들의 치맛소리 귓속에 들으면서
노래를 불러본다
신라의 밤 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