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무한
Absolute Infinity 绝对无限
절대무한(絶對無限)은 잠재적 가능성인 가무한(potential infinity)과 실제적 무한인 실무한(actual infinity)을 넘어 모든 것을 초월하는 무한이면서 그보다 더 큰 것이 없는 칸토어의 무한 개념이다. 무한(無限)은 한이 없는 것 즉, 시간, 공간, 사고(思考), 수(數), 양(量), 질(質), 속도, 물체, 관계, 능력 등이 한계가 없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일종의 개념이다. 무한의 반대인 유한은 아무리 크더라도 시작과 끝이 있고 한계가 있다. 절대무한은 절대와 무한의 두 개념이 구성한다. 첫째, 절대의 어원은 라틴어 ‘~로부터’인 ab와 ‘풀리다’인 solvo에서 형성된 ‘무엇으로부터 풀린’의 명사형 ‘조건이 없는 완전함’인 absolūtus이고 둘째, 무한의 어원은 라틴어 ‘끝(fīnis)이 아닌(in) 것’이라는 의미의 infīnītus다. 존재론적 관점에서 절대무한은 존재의 무한성이며 인식론적 관점에서 절대무한은 무한을 이해하는 인식의 무한성이다.
칸토어(G. Cantor)는 명확한 조건에 따라서 구별할 수 있도록 설정된 특정한 원소의 모임인 집합으로 무한을 설명한다. 전통적 무한은 최고의 완전 존재인 신의 무한성에 관한 것이다. 고대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는 한정되지 않은 혼돈 상태의 실체를 아페이론(apeiron)이라고 명명했다.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도 무한을 불완전한 것으로 간주했다. 형상을 가진 유한존재가 완전한 것이고 질료 상태의 가능성으로 있는 무한은 불완전한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론(Philon Judaeus, BCE 15~AD 45)은 유대교 카발라 개념에 근거하여 신의 무한성을 정립했고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는 신의 무한성을 기독교 교리로 정립했다. 신플라톤 철학자 플로티노스(Plotinos, 205~270)는 신을 절대 무한자로 보고 모든 것은 제1원인이자 제1근거인 신으로부터 유출된다고 생각했다.
칸토어는 전통적 무한의 개념을 수학으로 설명하는 데 일생을 보냈다. 그는 자연수, 정수, 유리수, 무리수, 실수의 무한 확대와 무한 축소를 가무한으로 설정했다. 정수 0에서 하나씩 더하면 끝없이 커지고 하나씩 빼면 끝없이 작아진다. 이것이 가능성의 상태로 존재하는 가무한이다. 그리고 칸토어는 자연수 집합, 정수 집합, 유리수 집합, 무리수 집합, 실수 집합 등 집합 개념으로 실무한을 정립했다. 가령 {유리수}로 묶으면 유리수는 독립된 집합 개념으로 변한다. 집합은 특정한 원소의 모임인 집합을 완성된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 무한은 형상과 존재의 의미인 실무한이 된다. 칸토어는 가무한, 실무한의 무한성을 초한(transfinite)으로 명명했다. 초한수(transfinite number, 超限数)는 모든 수의 유한을 초월한 무한이지만 절대무한은 아닌 무한수다. 초한을 넘어선 것이 절대무한이다.
절대무한(Ω)은 완전한 하나로 통일된 무한이다. 절대무한에는 시간, 공간, 사고, 수(數), 양(量), 질(質), 속도, 물체, 관계, 능력의 대소와 같은 개념이 없다. 가무한과 실무한에서는 아무리 큰 수라도 +1을 하여 더 큰 수를 만들 수 있지만, 절대무한에서 +1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더 큰 수(數)가 없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무한은 확대, 축소되는 수적 진행이지만 원래 무한(∞, Ω, ω)은 수가 아니고 개념이다. 무한은 인간의 지성이 이해하고 마음의 관념(idea)이 설정한 특수한 개념이다. 무한 중에서 절대성이 부여된 개념이 절대무한이다. 그러므로 절대무한은 측정불가능, 분할불가능이면서 고정되어 있는 단순한 하나의 실체다. 그 실체는 양적 절대무한이면서 질적 절대무한이고 영원불변하고 유일하다. 절대무한은 존재이고, 실체이며, 우주 자연의 모든 속성이 내재한 제1원인, 제1원리다. 인간은 그런 존재를 신이라고 한다.
중세 아비센나,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의 절대성을 무한으로 해석했다. 칸토어는 집합으로 절대무한을 설명하는 동시에 사변신학으로 절대무한을 정립했다. 스피노자의 생성 개념을 받아들인 칸토어는 칸토어의 원리로 불리는 무한을 재정립했다. 칸토어의 원리란 절대무한 안에 가무한과 실무한의 모든 속성이 내재한다는 이론이다. 신의 지성(Intellectus)인 절대무한에 근거하면 가무한과 실무한의 무한한 집합들이 생성된다. 집합의 무한한 복수성(multiplicities)에서 우주 자연의 모든 것이 생겨났다. 창조의 원리에는 초한기수(transfinite cardinal number)인 알레프(ℵ)가 필요하다. 알레프 수(aleph number, ℵ)가 필요한 이유는 유리수와 무리수의 경계를 연속체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칸토어는 연속체가설(Continuum hypothesis)을 통해서 유한과 무한의 다리를 놓고, 무한한 신의 창조를 증명하고자 노력했다.★(김승환)
*참고문헌 Georg Cantor, Contributions to the Founding of the Theory of Transfinite Numbers(1915), edited by Philip Jourdain, (New York: Dover, 1955).
*참조 <가무한>, <개념>, <기수>, <무한>, <무한실체 신>, <생성>, <수>, <순서수>, <실무한>, <알레프>, <알레프 수>, <연속체가설>, <영원불변한 세상>, <유한>, <이발사의 역설>, <제1원인>, <집합>, <카발라 신비주의>, <힐베르트의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