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 : 간월 김 아가타 묘
죽림굴에서 최양업 신부를 공경하다 선종한 동정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산 209
※ 간월골에 살던 동정녀 김 아가타는 언양의 첫 신자 김교희 프란치스코의 손녀로 1860년 경신박해 때 아버지 김상은 야고보와 오빠 김영제 베드로가 잡혀가자 뒤를 따르고자 다른 두 처녀와 함께 자진하여 체포되었습니다. 그러나 포졸들이 다른 데로 팔아넘기려 하자 도망쳐 나와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피신해 있는 죽림굴에서 은신하며 지냈습니다.
여기서 3개월 동안 머물면서 바깥소식을 전하고 식사 준비와 빨래 등으로 최 토마스 신부를 정성껏 공경하였다고 합니다. 잡혀갔던 후유증으로 여러 날을 앓다가 모든 성사를 신심 깊게 받은 김 아가타는 최양업 신부의 임종경을 들으며 24세의 나이로 선종하였으며, 둘러있던 교우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합니다. 최 토마스 신부는 시신에다 솔가지를 덮고 묘비인 패장을 세워 주었으며, 며칠 후 교우들이 간월골로 옮겨와 공소 뒷산에 매장하였습니다.
김 아가타의 아름다운 생애는 구전으로만 전해오다가 최양업 신부가 1860년 9월 죽림굴에서 리브와 신부와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보냈던 마지막 편지에 그녀가 소개되어 있음이 후에 확인되었습니다. 1991년 4월 부산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에서 김 아가타의 묘소를 정리하고 비석을 세웠고, 2008년 3월 김 아가타의 묘를 살티에 있는 오빠 김영제 베드로의 묘 옆으로 이장하고 그해 9월 축복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간월 공소 뒷산의 묘소 또한 보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