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말의 유래
◇ 외상을 긋다
'외상을 하다'의 뜻이다.
외상을 할 때 흔히 '긋는다'는 표현을 쓴다. 이 말은 1900년대 초 서울의 선술집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당시에는 길가에 술잔을 올려 놓는 긴 나무, 즉 목로를 걸쳐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잔술을 파는 선술집이 유행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술집에 자주 드나드는 단골손님들은 흔히 외상 술을 마시곤 했는데 이러한 풍습은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선술집의 주모는 대개 일자무식인지라 외상 장부를 따로 만들어서 기록하지 않고 벽에다가 마신 술 잔수만큼 작대기를그어서 표시를 했다. 코가 큰 사람은 코를 그려놓고, 얼굴에 사미귀가 있는 사람은 점을 찍어 놓은 다음에 그 밑에 줄을 그어서 외상 장부를 대신했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에는 반찬 가게나 푸줏간에서 외상 거래를 할 때 물건 값을 표시하는 길고 짧은 금을 새긴 막대기가 있었는데 이것을 엄대라고 한다. 엄대에다 들여놓은 물건의 분량만큼 금을 그어놓고 나서 나중에 몰아서 계산을 했던 것이다.
이로부터 외상으로 술을 마시거나 물건을 사는 것을 긋는다라고 하게 되었다.
◇ 우두머리
지금은 `우두머리`라는 단어가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마치 `두목`이란 한자어처럼 `도둑의 괴수`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지요. 그러나 옛날에는 `우두머리`란 단어는 비칭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평칭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경칭은 아니었습니다. `우두머리`는 한자어인 `위두`(爲頭)에 고유어인 `머리`가 합쳐진 합성명사입니다. `위두`는 보통 `위두하다`라는 형용사로 쓰이어서 가장 위가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위두머리`의 `위`가 단모음화되어 `우`가 됨으로써, 오늘날 `우두머리`가 된 것입니다.
◇ 육개장
‘육개장’이라는 단어는 일단 ‘육’과 ‘개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육’은 한자 ‘肉’이다. ‘개장’은 다시 ‘개[狗]’와 ‘장(醬)’으로 나뉘는데 ‘개고기를 끓인 국’을 뜻한다. 그렇다면, ‘육개장’이라는 단어의 표면적 의미는 아주 이상해진다. 그리고 개고기를 끓인 ‘개장’에 ‘육’을 붙였으니 굳이 ‘육’을 왜 붙였으며, 그 ‘육’이 무슨 고기인지 궁금하다. 이러한 궁금증은 ‘육개장’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가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풀릴 것이다.
‘육개장’의 ‘개장’을 ‘개장국’이라고도 한다. ‘개장’에 ‘국’이 덧붙은 것이다. ‘개장국’은 ‘개장’이 ‘탕’임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새롭게 만든 단어로 간주된다. ‘개장’ 또는 ‘개장국’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특히 삼복 때에는 몸을 보신하기 위하여 이 ‘개장’을 특별히 즐겼다고 하는데 그 습속은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 어느 짐승의 고기보다도 개고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기에 그 개고기를 이용한 탕을 많이 먹었을 것이며, 그러다 보니 ‘개장’의 ‘개’보다는 ‘장’ 즉 ‘탕’이라는 의미가 강조되어 ‘개장’이 ‘탕’의 대명사처럼 쓰인 것이 아닌가 한다. 그 결과 ‘개장’에 ‘탕’이라는 일반적 의미가 덤으로 부여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요즘에 그저 ‘보신탕’을 ‘탕’이라고 불러도 의미가 통하듯이, 예전에는 ‘탕’하면 ‘개장’을 뜻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장’이 ‘탕’이라는 보편적 의미를 띠게 되자, ‘개고기를 끓인 탕’을 뜻하기 위해 ‘보신탕’이나 ‘사철탕’ 등과 같은 또 다른 명칭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다른 ‘육탕’의 명칭이 ‘개장’이라는 단어를 근거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육개장’, ‘닭개장’이 바로 새롭게 만들어진 명칭이다. ‘육개장’이 ‘개고기’가 아닌 ‘소고기’를 이용하여 끓인 ‘육탕’임을 보이기 위해 새롭게 나타난 단어라면, ‘닭개장’은 ‘개고기’가 아닌 ‘닭고기’를 이용하여 끓인 ‘육탕’임을 보이기 위해 새롭게 나타난 단어이다. 원칙적으로 ‘육개장’은 ‘소탕(-湯)’이나 ‘우탕(牛湯)’, ‘닭개장’은 ‘닭탕(-湯)’이나 ‘계탕(鷄湯)’이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하나, 그렇다고 ‘개장’을 이용하여 새롭게 만든 ‘육개장’이나 ‘닭개장’이라는 단어를 버릴 수는 없다.
다만, ‘육개장’을 ‘육게장’이나 ‘육계장’으로, ‘닭개장’을 ‘닭계장’으로 잘못 쓰는 실수는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개장’, ‘육개장’, ‘닭개장’을 정확히 구별하여 써야 한다. ‘개장’은 ‘개고기를 끓인 탕’, ‘육개장’은 ‘소고기를 끓인 탕’, ‘닭개장’은 ‘닭고기를 끓인 탕’이다.
‘개고기를 끓인 탕’에 대해 ‘개장’이라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면, 후에 나타난 ‘보신탕’, ‘사철탕’ 등과 같은 사이비 명칭들은 자연히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출처:조항범, 충북대학교
◇ 육시랄
일이 뜻대로 안 풀려 혼자 투덜대거나 남을 심하게 나무랄 때 쓰는 욕이다.
'육시를 할'이 줄어서 된 말로, 육시라는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말이다. '육시'는 옛날의 형벌 방법으로 죽은 사람의 시체에 다시 참형(斬刑)을 가하는 육시(戮屍)와 사지를 말에 묶어 각기 달리게 하여 머리, 몸통, 사지의 여섯 토막이 되게 하는 육시(六屍, 六弑)가 있었다. 본래의 뜻을 살펴볼 때 매우 끔직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욕설임을 알 수 있다.
*출처:<우리말 유래 사전>
◇ 을씨년스럽다
을사보호조약(1905)으로부터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린 것을 '을사년스럽다'고 하던 것이 변하여 '을씨년스럽다'가 된 것입니다.
◇ 이면수
'쥐노래미과에 딸린 바닷물고기' 이름이다.
이면수는 찬물에 사는 어종으로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 북동부에 분포한다. 관북지방(마천령북쪽, 즉 함경 북도 지방)에 사는 임연수(林延壽)라는 사람이 이 물고기를 잘 낚았다는 데서 지금과 같은 이름이 비롯했다. 옛날 강원도 동해안에 사는 부자가 비싼 이면수로 쌈만 먹다가 망했다고 하여 '이면수 쌈 먹다가 찬석꾼이 망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맛이 좋고 비쌌다고 한다
*출처:우리말 유래 사전
◇ 이바지
원래 이바지는 잔치한다는 뜻입니다. 결혼이라는 커다란 잔치를 치런 사람이 가져온 떡을 이바지떡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라에 공헌한 사람이 많으면 나라에서 잔치를 벌여야겠죠? 그래서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걸 이바지한다고 하는 것이랍니다.
*출처:<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 이판사판
'이판사판'은 한자어 입니다.
유래를 살펴보면 불가에서 쓰는 '이판중'과 '사판중'을 한꺼번에 이르는 말로서, 본래 '이판중'은 불경 연구와 참선에만 열중하는 중을 가리키는 말이고, '사판중'은 절의 운영 및 경리나 행정을 맡아보는 중을 가리키는 말인데, 뒤에 이 경계가 없어지게 됨으로써 뜻이 변하여 뒤죽박죽 엉망이 되었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