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만들기(형상과 인식)
1) 빈화분
테라스에 빈화분들이 다 타버린 연탄구멍처럼 놓여있다.
2) 동전
찌그러진 옛날 동전이 책상 서랍 귀퉁이에 꽂혀있다.
3) 계약금
전세 계약금이 부족해 은행 365코너에서 현금서비스를 받는다.
4) 달빛에게
벤치에 기대어 앉은 그녀가 달빛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5) 벼랑 끝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벼랑 끝에 뿌리를 내렸다.
6) 혓바닥
진로로 고민하던 그녀의 혓바닥에 돌기가 생겼다.
7) 휴지
바지 주머니에 휴지가 석고처럼 굳어 있다.
8) 취객
도로위에 비틀거리는 취객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억새 같다.
9) 대숲
바람 부는 대숲에 들어서자 대나무 잎사귀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10) 백사장
백사장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는 나의 눈에 파란하늘이 가득하다.
11) 깃발
언덕위에 억새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춘다.
12) 욕쟁이 아줌마
욕쟁이 아줌마 입에서 걸쭉한 욕이 속사포같이 쏟아져 나온다.
13) 소공녀
남매가 방바닥에 엎드려 소공녀 만화를 보고 있다.
4) 빈봉투
두둑하던 용돈은 온데간데없고 빈봉투만 남았다.
15) 미열
미열이 있는 아이 몸을 물수건으로 닦아낸다.
16) 첫눈
첫눈이 도로위에 떨어지는 순간 흔적 없이 녹는다.
17) 미싱사
미싱사의 손이 천위에서 미끄럼을 타듯 부드럽게 움직인다.
18) 손가락
그녀의 손가락이 컴퓨터 자판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인다.
19) 물거품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토하듯 물거품이 일어난다.
20) 발바닥
할아버지는 잠들어 있는 손주의 발바닥을 살며시 만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