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빠지는 체중의 40%가 근육이라고?...진실은
"근육과 함께 근내 지방도 같이 빠져...전체 비중 높아 질 수도"
시중에 판매되는 위고비 모습. [사진=뉴스1]
이달 국내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큰 인기를 끌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위고비로 감량된 체중의 40%가 근육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근감소'에 대한 환자 걱정도 늘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위고비 사용으로 근육이 함께 빠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만 환자는 근육에도 지방이 다수 축적돼 순수 근육만 빠졌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근육과 근내 지방이 함께 빠져 감소 비중이 더 크게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고비는 주 1회 주사로 68주(약 16달)간 맞았을 때 전체 체중의 15% 감량 효과가 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감량된 체중의 40%가 근육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근감소가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발생에 관여하고 치매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치료제 사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이사)는 "위고비가 지방만 빼면 좋겠지만 체중이 줄면, 근육도 빠지고 뼈도 약해지는 건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만이 생기면 근육 안에도 지방이 함께 축적돼 순수하게 근육만 빠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따라서 근육 감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보일 수도 있는 것. 실제로는 (근육은 덜 빠지고) 지방이 더 많이 빠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만이 아닌 사람이 위고비를 편취하는 행동에는 자제를 요구했다.
박 교수는 "오히려 비만 환자보다도 정상 체중 혹은 과체중인 사람에게 더 근감소 위험이 클 수 있다"며 "이들은 비만 환자보다 지방이 적어 근육이 빠질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근육량이 적거나 근육이 필요한 고령층 역시 처방에 신중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박 교수는 "근감소증에 취약한 고령분들은 위고비 사용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분들은 병원을 다니며 CT로 체내 근육량을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을 하며 처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위고비를 처방 받아도 감소된 근육과 골밀도를 지키기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 정착이 밑바탕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임상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체중을 빼는 과정에서 지방만 쏙 빼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며 "비만약을 받더라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생활 습관도 함께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 투약에 주의가 요구되는 환자군을 분류해 놨다.
△탈수에 취약한 환자
△급성 췌장염 환자
△2형 당뇨병 환자
△당뇨성 망막병증 환자
△중증 신장질환자
△1형 당뇨병 환자
△85세 이상 환자
△염증성 장질환자
△경·중증 간 장애 환자
등이 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