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부활 제7주간 금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5-19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과 함께 아침을 드신 다음,
15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16 예수님께서 다시 두 번째로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17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므로 슬퍼하며 대답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18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1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어,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다. 이렇게 이르신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해파랑길을 따라 양양 낙산수도원으로 돌아오는 길. 7번 국도 포항 영덕 울진 삼척에는 하얀 아카시아 꽃이 한창인데, 희한하게도 대설특보가 내린 강릉 양양 속초 강원 산간과 설악산은 때아닌 설국으로 변해 있습니다.
K 신부님. 교구 사제로 안식년을 맞아 그 귀한 일년간을 원통선교공동체에서 함께 산 식구입니다. 지금은 다시 자신의 교구에서 본당신부로 잘 살고있습니다. 그는 초라한 폐교에서 보잘 것없는 우리 식구들과 똑같이 먹고 일하고 봉사하고 기도하며 일년간 시종일관 변함없이 참 기쁘게 살았습니다. 그는 특히 태어난지 일 년이 안된 우리 아기 우유 먹이기, 우는 아기 달래 재우기, 똥 기저귀 갈기 일을 참 좋아하고 잘했습니다. 보기 드문 젊은 애기 아빠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똥 기저귀 갈기는 정말 못했습니다.
성경 희랍어 '사랑'은 세 종류의 사랑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아가페'는 신적 사랑, '필로스'는 지적 사랑, '에로스'는 육체적 사랑입니다. 아가페 사랑의 대표적 예가 새 계명의 사랑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예수님께서 장차 교회의 수장으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할 베드로에게 세 차례에 걸쳐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베드로는 "네. 사랑합니다"고 대답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의심하시는 것 같아 좀 서글펐지만.
우리말 번역에는 예수님의 사랑과 베드로의 사랑에 차이가 보이지않지만, 원문 희랍어는 다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아가페 사랑이지만 베드로의 사랑은 필로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새 계명의 아가페 사랑을 말씀하시는데, 베드로는 필로스 사랑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결국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는 아가페 사랑에 이르게 될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아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물음이 그것을 보여줍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신 사랑처럼,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처럼 자신의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조건없이 내어주는 사랑이 아가페 사랑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루카 10,29-37)가 보여주는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아가페 사랑입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는 우리 생태 복지 마을 공동체가 이웃과 함께 하는 새 계명 실천의 모델입니다.
우리 K 신부님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루카 10,29-37)에 나오는 사제처럼 강도를 당해 길에 쓰러져 죽어가는 이웃을 보고, 바쁘다고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는 본당신부로 아무리 바빠도 가난한 이웃을 보면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함께 합니다. 우리 생태복지마을 공동체 식구들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입니다. 우리 식구들은 팔도강산에 흩어져 기도하고 봉사하며 기쁘게 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