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이 오나 싶은 날이었습니다. 종일 어둡고 바람은 스산했고 빗방울까지 간간히 떨어져서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했다. 우리에게 봄은 이다지도 힘들게 오는 것인지...
시청앞 광장에서는 2시부터 4시까지 비정규해고자를 위한 집회가 있었고, 길건너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는 재능선생님들의 위태로워 보이는 천막 농성장이 있었고, 대한문에서는 4시부터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해고자 복직!-쌍용자동차 범국민추모제>가 열렸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성금을 쌍용자동차 농성천막에 전달하고 국화꽃 한송이와 돗자리를 잘라 만든 방석 하나씩을 받아서 자리를 잡았다. 열매의 아들 규민이가 최연소 참가자 인듯했다. 궂은 날씨 탓에 아이들이 안쓰러워 보였다.
<천막농성장이 불탄 뒤 만든 꽃밭에서 아이 아빠는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언니들은 용감했다!황경자,남궁순금님>
<아마도 작업화였을 신발 속에서 핀 꽃들>
<놀랍게도 성악가가 추모제를 지지하는 노래를 불렀다!열렬한 박수가 터졌다>
<지난 1년간 대한문 천막 농성을 돌아보는 영상. '곡기를 끊어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하겠다'며 단식에 들어가는 순간. 저절로 흐르는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백기완 선생님-박근혜든 누구든 다~오라 그래. 쫄지말고 싸워!!>
결의문 낭독을 마치고 거리행진을 준비할 때 우리는 춘천으로 오는 차를 타기 위해 자리를 떴다. 여전히 마음은 무겁고 날은 스산했다. 그래도 '희망은 함께 키워야 현실이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마음의 연대를 하겠다는 의지는 따끈했다.
첫댓글 김나연,김세용,김벼리,김규민(열매 가족), 남궁순금,손영옥,황경자 회원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신현암님과 최원자님을 현장에서 만났습니다. 전달한 모금액은 열매가 올려주삼^^
마음이 아프네요. 인간답게 사는 것이 이렇게도 힘들다니.
추운 날씨에도 추모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다녀오신 선생님들과 아가들 모두 감사합니다.
노동자... 저에겐 가깝지 않은 말입니다. 그런 투쟁현장도 마찬가지죠. 검은 옷과 덥수룩한 수염, 기름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들을 보면 그 자리에 함께 한 제 자신이 낯설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사하고 이해라도 하고 있는건가 싶고... 사용자 보다는 노동자가 많을텐데 왜 이리 사람이 없을까. 바람이 차고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방패를 든 전경보다 사람(노동자 측에 선, 그들을 지지하는)이 적은 대한문 앞은 추울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 것>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한 권력에 있지 않더라도, 가진것이 없다 생각되더라도...
함께 행복하기는 정말 어려운건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모두들 다녀오느라 애쓰셨어요~^^
규민: "쌍용차가 뭐야?, 노동자가 뭐야?"
추위에 떨며 일곱살 아들은 엄마에게 묻습니다.
주먹질도 따라해가며 "그럼 막아야겠다"하며 "박근혜를 막아야 하는거야?" 중얼중얼 거립니다.
아주오래전 선배들의 아이들이 집회현장에 함께 할때 세월이 흘러 내아이와 함께 다시 이현장에 올 줄 몰랐지요.
박기남, 정윤경, 박설희, 최정희, 남궁순금, 손영옥, 김나연의 후원금 24만원을 농성천막에 직접 전달해드렸습니다.
여러분들 멋집니다 ^^
기회가 되었으면 동참했을 텐데......
제가 좀 느리긴 해요 ㅠㅠ
추모제에 모인 인원이 생각보다 작아서 쓸쓸했다는 후문을 들었는데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민우회식구들이 동참해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
요즘은 민우회 사무국에도 미안하고 외롭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도 미안하고.... 온통 미안하고 마음이 무거워요. 댓글 남기는 것도 조심스러워요. 그래도 힘내야겠지요? 아자아자 화이팅!!!
샘, 어인 일로 그리하시나요? 미안해하지 마세요...한번 만나야겠는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