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7 연진 사설
제목:재경 '대경학숙' 무산 이대로 방관할 것인가
출처:매일신문
대구시와 경북도가 수도권으로 진학하는 지역 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기숙사를 거립하려
던 계획을 기어이 접는 모양이다. 대구시의 소극적인 대응 속에 경북도가 단독으로 타당
성 조사를 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기숙사 거립에 찬반 의견
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구시가 장기 검토 과제로 여기고 있는 등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으로 보인다.
10년 넘게 설립 필요성만 분분하게 제게되었던 '대경학사'(재경 대구경북학사)의 건립이
새롭게 추진된 건 지난 2017년이었다. 당시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에서 재경 대경
학사 건립을 신규 과제로 성장하고 공론화에 나섰던 것이다. 대구경북 상생 발전을 위해
지역 출신 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차원의 공동 거립 방안이었다.
오랜 교육·문화의 전통을 지닌 대구경북이 서울에 자그마한 학숙 하나 갖지 못한 것은 부
끄러운 현실이었다. 광주·전남과 충북, 전북 등이 오래전부터 학숙을 운영해온 것과도 대
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계획으로 그치고 말았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지역
대학 등의 반대 목소리를 나무 의식했기 때문이다. '청년 유풀을 조장하는 처사' '지역 대
학생 역차별'이란 명분론에 위축된 것이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이 특히 지역 대학의 총장이나 동문회의 반발을 부
담스러워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감안할 때 기숙사의 유무
가 서울 유학 여부를 좌우하는 조건이 아님은 상식일 것이다. 오히려 대경학숙을 통해 출
향 인재들에게 향토 사랑을 재인식시키는 기회를 잃어버리는건 아닐지….
재경 학숙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재경 호남향우
회의 결집력과 애향심이 각별한 것도 오랜 광주·전남 학숙 운영의 전통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지역 인재의 육성과 지역 발전
이란 대승적인 안목에서 대경학사 건립 문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