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혀성(클리앙)
2023-11-06 07:37:23
어떤 사건이 당사자에게 충격을 크게 주는 것은 그 사건으로 인해 이후의 생활이 바뀔 때..
출처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7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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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완
애지중지 때되면 병원 다 데려가고 검사 받을거 다 받고 아무 이상 없던 냥이가
어느날 제가 낮잠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헉헉거리고 있길레 바로 병원 데려갔습니다.
원인불명의 폐수종으로 하루만에 곁을 떠났어요.
제가 원래 다니던 동네 동물병원, 응급으로 갔던 대형 동물 병원 모두 이유는 알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가끔 냥이들이 어릴때 그렇게 갑자기 떠난다고... 마냥 어린것도 아녔는데요.ㅠ
동네동물 병원 의사선생님이 대형병원에 전화해서 차트까지 받아서 직접 보고 해도 처치도 잘 했고 이유가 없답니다.
근데 제가 들어도 동물병원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납득이 갑니다. 정말 아무 이유가 없었어요.
한달내내 집에 있을땐 펑펑 울고 1년동안은 집에 있는 다른 냥이 데리고 동물병원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케어해도 이유없이 떠날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현타 오더라구요. 부끄럽습니다 이건... 남은 애가 무슨 잘못이겠어요...1년후 동물병원 데려가서 종합검사 돌렸는데 모든 수치가 완전 정상이여서 다행이긴 했습니다.
동물 키우지 않는 분에게는 그 슬픔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와닿지 않으시겠지만 그냥 삶의 정말 큰 기쁨 중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앞으로의 삶에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내가 나중에 저승에 가더라도 기다리는 식구가 있어서 죽음이 그렇게 두렵지는 않은거 같다 이제..."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냥 삶이 회색빛이 된 느낌?
1년이 지나서야 남아 있는 다른 냥이가 외로울거 같아서 다른 아기냥이들 데려왔고 이제야 좀 덜 울면서 지내는거 같습니다.
출근길에 작은냥이 떠나보낸 동물병원이 있는데 아직도 가끔 차에서 혼자 눈물이 나네요.
나만 바라보던 가족이 떠나는건 그냥 그런 슬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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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warm
개가 죽어서 죽은게 아니라
개가 있어서 그나마 안죽고 버틸수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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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하이하이볼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하던가요. 이거 가볍게 볼 게 아니죠.
고독감이나 우울증 완화 방법으로 동물 키우는 걸 권한다지만, 저런 이유로 반대하는 정신과 의사도 많습니다.
까망꼬망
어릴적 고양이 키웠지만 나중에 정떼는거 너무 힘들어서 애완동물 못키우겠더라구요
케이건.
아무런 조건없이 온전하게 나에게 사랑을 주던 생명이 갔으니 그 상실감이 오죽하겠습니까
가족이 있는 사람들도 충격을 크게 받고.. 오죽하면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데..
가족 하나 찾아오는 이 없이 강아지나 고양이 하나 덜렁 키우던 노인이 동물을 잃으면...
이해가 갑니다.
근데.. 그렇다고.. 동물도 키우지 말라고 하면 그건 그 나름대로 또 가혹한거 같아요..
그 나이가 되봐야 알겠습니다만.. 그냥 숨만 쉬고 있는게 사는 건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