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2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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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덮쳤다. 하늘은 누런 모래바람에 뒤덮혀 잔뜩 찌푸렸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등 보호장비로 완전무장한 채 경기를 관람해야 했다. < 홍찬일 기자 , 김재현 기자 > |
"중국에서 불어오는 빌어먹을 바람(Fucking wind from China)이다."
올해로 한국 프로야구 6년째인 최고참 용병 데이비스는 "지금 눈앞에 뿌연게 뭔지 아느냐"는 질문에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올들어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덮친 20일. 프로야구도 봄의 불청객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에서 가장 먼 부산 사직구장을 제외한 잠실 인천 청주 구장은 누런 모래바람에 푹 파묻혔다.
SK-현대전이 벌어진 문학구장에서는 대부분의 관중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인천 시민들이 유달리 일기예보에 민감한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팬서비스용으로 마스크 1500개를 뿌린 SK 구단의 민첩성이 돋보인 날이었다. SK 조범현 감독은 경기전 훈련때 모래가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수들에게 가급적 선글라스를 착용할 것을 지시했다. 투수들은 전원 선글라스를 썼지만 타자들은 프리배팅 때 투구를 보는데 지장이 많아 절반 정도만 착용했다. 상대팀 현대도 선수들에게 물을 많이 마시고, 꼭 필요한 훈련이 아니면 실내에 머물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가 하면
청주구장 3루쪽 LG 덕아웃에는 구강세척용 가글액이 등장했다. 황병일 수석코치의 제안으로 사다놓은 가글액은 훈련을 마치고 들어온 선수들에게 음료수보다 먼저 손이 가는 품목이 됐다.
똑 부러지게 황사의 정의를 내렸던 동료 데이비스와 달리 한화 새용병 스미스는 걱정스런 표정. "한국에 황사라는게 있단 말을 10일 전에 들었다"며 "오늘 아들(놀란 스미스)에게 마스크를 사서 씌워주고 나왔다"고 자랑이다.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경기를 벌인 삼성 바르가스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시절에도 황사를 겪었는데 이렇게 진하지는 않았다"며 한국의 악명높은 황사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청주] 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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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도 황사주의보
선수도 관중도 무방비노출 중금속 함유 건강에 위협 돔구장 없어 대안도 전무
태릉선수촌 실외운동 자제령 대부분 훈련 체육관서 소화 |
전국이 누런 먼지에 뒤덮였다. 기상청은 20일 12시30분을 기해 경상남북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황사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00~600㎍/㎥에 이를것으로 예상했으며 오후 3시 현재 충남 천안이 597㎍/㎥, 인천광역시 강화 435㎍/㎥, 전북 군산 432㎍/㎥, 서울 관악산 366㎍/㎥로 측정됐다.
그라운드에도 비상이 떨어졌다.
이날 프로야구가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두산-삼성), 인천 문학구장(현대-SK), 청주구장(한화-LG)에도 뿌연 황사가 들이닥쳤다. 이날 관중석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팬들이 보였고 선수들 또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돔구장이 없는 현실에서 구단 차원의 특별한 대책은 전무할 실정이다.
아직까지 황사가 운동선수의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학적 연구는 이뤄지진적이 없다. 야구는 축구 등 다른 실외 종목에 비해 유산소 활동이 비교적 적다.
하지만 황사에는 납,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 중금속이 함유돼 있어 장기적으로 호흡기 질환, 특히 폐기능에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태릉선수촌 선수과는 이날 선수 보호를 위해 각 종목 코치들에게 실외 훈련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훈련이 실내에서 이뤄졌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전체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실외 활동 금지를 지시했고 21일 황사경보(미세먼지 농도 1000㎍/㎥ 이상 2시간 지속)가 발효될 경우 수업 단축 및 휴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기상청은 황사가 20일 밤 일시적인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21일 다시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선수들은 별다른 대책없이 황사에 노출돼 있다. < 민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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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사때문에 정규리그 경기가 취소된 적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없다. 다만 시범경기는 누런 모래먼지를 견디지 못하고 취소 된적이 있다.
지난 2002년 3월 황사가 너무 심해 예정된 3개의 시범경기를 취소했다. 당시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대기 중의 미세 먼지는 평소의 17배. '노약자와 어린이는 외출을 삼가고, 건강한 사람도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환경부의 권고가 나왔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황사는 공공의 적이다. LG 이병규는 황사때문에 기관지염으로 결장한 경험이 있고, 지난 2001년 LG의 용병투수 해리거는 황사때문에 제구력에 난조를 보였다고 고백했다.
구단들도 손해가 막심하다. 관중들이 경기장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기아는 지난 2002년 창단후 첫 개막전 당일 황사가 겹치면서 만원관중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 손재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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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황사가 운동 선수들의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조사한 것은 없다.
황사가 불어올 경우 대부분은 야외 활동을 멈춘다. 운동 선수들도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내 운동으로 전환할 때가 많다.
태릉선수촌의 경우 황사 보도가 나올 경우 훈련과에서 종목별 코치를 통해 야외 훈련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황사가 불어도 프로야구는 연기 없이 벌어진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바로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 경우 선수들은 황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건강을 위협 받을 수 있다.
스포츠과학 측면에서 볼때 황사 속에 포함돼 있는 오염 물질(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들이 선수들의 폐질환은 물론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간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혈액 내 수치가 4.3%를 넘어설 경우 경기력이 보통 때보다 1%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황사속의 미세 먼지가 바로 들어가거나 땀과 함께 눈으로 스며들 경우 눈병 발생 위험도는 높아진다. 또 한화 김태균 등 시력이 좋지 않아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는 선수들은 황사로 시야가 좁아져 고생하기도 한다.
불편하겠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 노주환 기자 >> < [도움말] 윤성원 체육과학연구원 생리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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